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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 442만 달러 대북 수해지원 긴급 호소


국제적십자사가 북한 수재민 지원을 위해 국제사회에 442만 달러의 긴급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황해남도의 수재민 3만 명에게 식량과 위생용품을 나눠주고 집도 지어준다는 계획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국제적십자사가 북한의 홍수 사태에 대응해 각국에 공식적으로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적십자는 22일 “지금까지 보고된 (북한의) 피해 상황은 재난적 수준” 이라며 349만 스위스 프랑, 미화 442만 달러 상당의 ‘긴급 지원요청’(Emergency Appeal)을 발동했습니다.

적십자는 “만성적인 식량난과 자원 부족으로 북한 당국이 수재민들에게 통상적으로 지원해 왔던 식량과 주택 복구용 자재를 올해는 제공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제적십자사는 이번에 모금되는 자금으로 황해남도 청단군, 연안군, 봉천군의 수재민 중 7천5백만 가구, 3만 명을 집중 지원할 계획입니다.

특히 5살 미만 어린이와 산모, 수유모, 노인 등 가장 취약한 6천 가구, 2만 4천 명은 이례적으로 앞으로 두 달간 식량 지원을 받게 됩니다. 이들에게는 총 576t의 쌀 또는 옥수수가 지원될 예정이며, 1인당 하루 400g의 식량이 공급됩니다.

이번에 적십자가 식량을 분배하는 황해남도 청단군, 연안군, 봉천군은 세계식량계획 WFP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고 있는 지역입니다.

적십자는 세 지역에서 1천 가구를 선정해 식량 지원 외에 주택을 지어줄 계획입니다. 적십자가 건설 자재와 연료를 제공하고 마을 주민들을 동원해 북한 과학원의 홍수 대비용 설계를 도입한 주택을 짓겠다는 것입니다. 새로 지어지는 주택에는 이 지역 최초로 수세식 화장실이 설치됩니다.

적십자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지금까지 9천7백여 채의 주택이 파괴돼 수재민들이 임시 천막이나 학교 등 공공건물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재민들이 영하 20도를 밑도는 혹한에 비닐 천막에서 지내지 않도록,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주택들을 재건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적십자는 이밖에 3개 군에서 5개 마을을 선정해 상수도 시설을 지어줄 계획입니다. 아울러 1천 가구에 정수처리 기구를 분배하고, 2천 가구에는 수질정화제와 물통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적십자는 앞서 지난 2일 북한에 대한 59만 달러 상당의 ‘재난구호 긴급기금’을 집행했으며, 지금까지 황해남도의 6천 900여 가구에 식수통, 위생물품, 주방용품 등을 분배했습니다.

한편 유엔도 22일 구호물품을 추가로 지원했습니다.

북한주재 유엔 상주조정실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 WHO와 유엔아동기금 UNICEF는 22일 북한에 미리 비치해 둔 응급의약품을 황해남북도에 배포했습니다. 이들 의약품은 3개월 간 4만 명의 수재민들을 치료할 수 있는 물량입니다.

유니세프는 이와는 별도로 식수정화제, 양동이, 물, 비타민 A, 구강수분보충염 등이 포함된 종합구호세트도 분배했습니다. 황해남도 배천군에는 1만 명분, 봉천군에는 5천2백 명분을 나눠줬습니다.

또 세계식량계획 WFP는 지금까지 황해남북도에서 2만2천 여명에게 영양강화 옥수수식품과 밀 등 173t을 분배했습니다.

유엔은 올해 홍수로 황해남도 해주시, 벽성군, 청단군, 배천군, 봉천군, 황해북도 서흥군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자들은 이번 홍수로 올 가을 수확의 30%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수해 지역에서 설사, 호흡기 감염, 피부병이 증가하고 소아병동 입원률이 늘었다고 유엔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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