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조은정 기자, 오늘은 우선 아프가니스탄 국제회의를 살펴보죠.
답) 예. 2001년에 이어 두 번째로 본에서 하루 일정으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85개국 대표단이 참가했습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등이 참석했습니다.
문) 이번 회의에서 주로 어떤 문제가 논의됐습니까?
답) 2014년에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가 아프간에서 군대를 완전히 철수한 이후에, 아프간에서 어떻게 평화를 확보하고 재건할 것인지가 주로 논의됐습니다. 이 회의에 참가한 서방 국가들은 폐막 공동성명에서 나토군이 철수한 이후에도 아프간을 변함없이 지원할 것을 확인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아프간 국민을 홀로 두고 떠나지 않을 것이며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독일의 귀도 베스티벨레 외무장관도 2024년까지 아프간을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아프간 당국도 이번 회의에서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죠?
답) 예.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은 아프간이 최소한 앞으로 10년은 더 정치적, 군사적 지원을 받아야 하고, 재정적 지원은 2030년까지 받아야 한다고 회의에서 밝혔습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당장 나토군이 떠난 직후인 2015년에 100억 달러가 필요하다면서 40만 아프간 군을 유지하는데 매년 35억에서 60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이번 회의를 통해 서방 국가들이 아프간에 추가 지원을 약속한 것이 있습니까?
답) 아니요. 이번 회의는 참가국으로부터 기부를 받기 위해 열린 것이 아니라서, 각국은 선언적 의미에서만 지원 의사를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기부를 약속하지는 않았습니다.
문) 이번 회의가 반쪽짜리 회의라는 지적도 있지요?
답) 예. 현재 아프간 당국과 대치하고 있는 탈레반이 우선 대표를 파견하지 않았고요. 탈레반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파키스탄 역시 이번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파키스탄은 최근 나토군이 자국군 초소를 밤중에 공습해 병사 24명이 사망했다며 아프간 회의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오늘 러시아 총선의 잠정집계 결과가 나왔는데요. 여당이 간신히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고요?
답) 예. 러시아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은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이끌고 있는데요, 4일 치러진 총선에서 가까스로 과반을 확보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5일 오전 96% 개표 상황에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통합 러시아 당은 49%의 득표율로 러시아 하원인 국가두마의 450개 의석 가운데 238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 법을 제정할 수 있는 3분의 2 의석은 확보하지 못했군요?
답) 예. 통합 러시아당은 2007년 총선 때는 3분의 2 의석을 훨씬 넘는 315석을 확보했었는데 이번에 득표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이에 비해 야당인 공산당과 정의 러시아당은 골고루 지지율이 올랐는데요. 전문가들은 유권자들의 표심이 여러 야당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문) 유권자들이 돌아선 주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대통령 직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밝힌 것이 악재로 작용한 것입니다. 푸틴 총리는 2000년에서 2008년까지 대통령 직을 두 번이나 연임했는데, 헌법이 3차례 연임을 금지하자 총리로 물러났었습니다. 그런데 3개월 후에 치뤄질 대통령 선거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입니다. 이 같은 장기 집권에 대해 특히 중산층 이상의 불만이 상당하다는 분석입니다. 모스크바의 한 대학에서 투표한 알렉산드르 쿠로브 군은 로이터 통신에 “통합 러시아당은 모두를 화나게 했고, 따라서 사람들은 대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그러나 여전히 대선 후보 중에서는 푸틴 총리의 지지율이 가장 높지요?
답) 그렇습니다. 예전과 같은 절대적인 지지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여전히 푸틴 총리에 대적할 만한 후보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음에 따하 일부 야당과 연립이나 협력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문) 이집트 카이로에서도 총선이 진행되고 있죠? 30년간 집권한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진 이후 첫 선거이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데요.
답) 예. 이번 결선투표는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등 모두 9개 주요 지역에서 5일과 6일 이틀간 실시되는 데요. 지난 주에 치뤄진 선거에서 50% 이상의 지지율을 확보해 당선한 후보들은 단 4명에 불과했습니다. 이 때문에 총 498석의 의회의석 중 52석을 메울 개인 후보들이 이번 결선투표로 결정되는 것입니다. 나머지 18개 선거구에서도 앞으로 몇 주간에 걸쳐 하원의원 선거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또 상원 선거는 1월 말에 시작해 3월에 끝날 예정입니다.
문) 이번 선거에서 이집트 최대의 야권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이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요?
답) 예. 4일 발표된 선거 결과에 따르면, 지난주 선거에서 무슬림형제당 소속의 자유정의당이 37%의 득표율을 얻었고요, 이슬람 근본주의 정당인 살라피스트 누르당이 24%를 확보했습니다. 진보적인 자유이집트연합은 13%를 확보했고요. 이 때문에 이번 투표는 자유정의당과 살라피스트 누르당 사이의 접전이 되고 있습니다.
문) 자유정의당이나 누르당이나 모두 이슬람 종교를 배경으로 하는 당들이 큰 지지를 얻고 있군요?
답) 예. 따라서 샤리아, 즉 이슬람 율법을 토대로 하는 정책들이 도입되고 개인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자유정의당은 자신들이 온건하고 공명정대한 정당이라며, 인권과 개인자유를 존중하는 샤리아 법의 기본 원칙들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근본주의 정당인 살라피스트 누르 당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경우와 같이 이슬람 교리를 엄격하게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 다음은 이란 소식입니다. 최근 이란 핵시설 근처에서 일어난 폭발로 이란의 미사일 개발에 큰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 있죠?
답) 예. 지난 28일 이란 중부 이스파한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었는데요.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보 당국을 취재한 바에 따르면, 폭발이 일어난 곳은 고체 연료 추진 미사일을 개발하는 실험장이었는데 폭발로 인해 완전히 파손됐다는 것입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 미사일들은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공격에 대응할 용도로 이란이 개발하고 있는 것이었는데, 이번 사고로 미사일 개발에 큰 타격이 가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문) 최근 이란의 핵 개발 의혹이 커지면서 서방국들이 이란에 대한 감시를 늦추지 않고 있죠?
답) 예.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자국에 대해 첩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자주 비난하고 있는데요. 4일 자국의 영공을 침범한 미국의 무인 정찰기를 격추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언론은 군 소식통을 인용해서 동부 지역에서 미국의 정찰기를 격추했으며, 현재 이란군이 동체를 확보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격추 시점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란 군 소식통은 미국 무인 정찰기의 영공 침범에 대한 이란 군의 대응이 국경 내로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이란 언론을 통해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문) 이에 대해 미국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실제로 미군 정찰기가 격추된 것인가요?
답) 미국 당국자는 4일 익명을 전제로, 미군 정찰기가 이란에 의해 격추됐다는 어떠한 징후도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주둔 나토군인 국제안보지원군은 성명을 통해 이란이 언급한 무인항공기가 지난 주말 아프간 서부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미군 무인 정찰기일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정찰기는 원격 조정 통제사가 실수해 실종됐고 현재 소재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그런데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대북제재 조정관이 한국에도 협조를 요청했죠?
답) 예. 아인혼 조정관은 5일 서울 미 대사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이 미국의 행동에 동참해 이란에 대해 분명한 의사를 전달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아인혼 조정관은 “현 시점에 국제사회가 이란에 일관되고 명확한 의사를 전달하는 것의 중요성을 한국 정부가 인식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추가 증거가 있다고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그후에 서방국가들은 이란의 석유 수출을 제한하려는 추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 아인혼 조종관은 구체적으로 어떤 제재에 동참해 달라는 것이죠?
답) 아인혼 조정관은 전 세계에서 이란산 석유화학 제품을 구매하고 있는 국가들에게 다른 대안을 찾도록 격려하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 정부에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해 달라고 미국이 공식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문) 페루 북부역에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죠?
답) 예. 지난 2주간 페루에서 금광 개발에 반대하는 폭력 시위가 계속됐었는데요. 페루의 올란타 우말라 대통령이 어제 시위 발생지인 북부 카하마르카 지역에 60일 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페루 정부는 시위대와의 협상이 실패하자 이 같은 강경 조치를 취한 것인데요. 우말라 대통령은 카하마르카 지역의 4개 주에 무장경찰을 투입하고, 영장없이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문) 시위대는 금광 개발을 왜 반대하는 건가요?
답) 광산 개발로 지역 환경이 오염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지역 주민들은 금광이 개발되면 수 천명이 의존하는 식수가 오염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자 대치상태를 끝내기로 시위대는 결정했습니다. 카하마르카 환경 보호단체의 윌프레도 사베드라 씨는 “국민의 사활이 걸린 문제를 총탄과 피로써만 해결하려는 세력에 휘말려 들지 않기 위해 정상 활동으로 복귀한다”고 밝혔습니다.
문) 이번에 문제가 된 금광 개발 사업도 소개해 주시죠?
답) 미국의 광산개발 업체인 뉴몬트 사가 페루 정부와 48억 달러 상당의 계약을 맺고 2015년부터 카하마르카 지역에서 금과 동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2주간 지속된 시위로 금광 개발이 일시 중단됐었습니다. 뉴몬트 사는 페루 정부 당국은 물론 반대하는 주민들과도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페루는 세계 3위의 구리 생산국가이고 6위의 금 생산국입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조은정 기자와 함께 지구촌 소식을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