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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2012년에도 식량배급 정상화 어려울 듯”


강성대국의 원년인 2012년에 북한의 식량사정은 다소 나아지겠지만, 배급 정상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식량과 강성대국의 함수관계를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올해 북한의 식량 생산이 지난해보다 8.5% 증가했다고 유엔이 밝혔지만, 강성대국의 해인 2012년에도 주민들의 먹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부원장은 ‘미국의 소리’방송에, 내년 북한의 식량 부족분은 40만t 정도로 최근 몇 년간 중에 가장 상황이 나은 편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와 비교하면, 북한 전체 주민들이 한달간 먹을 수 있는 양인 30만t이 더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권 부원장은 그러나 증산량이 충분하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내년에 북한 당국이 식량 배급을 정상화 시킨다고 공언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기는 좀 어렵다고 보긴 합니다.”

권 부원장은 이에 더해 일반 가구의 식량 사정은 오히려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만일 북한이 내년도에 사회주의 국가를 정상화 시킨다고 하고 배급도 정상화 시킨다고 하면서, 시장 활동을 극히 제한시킬 경우에는 과연 일반 주민들이 느끼는 식량 사정은 정말 좋아질까. 그것은 염려되는 부분이죠”

스탠퍼드 대학 아시아 태평양 연구소의 카타리나 젤웨거 연구원은 북한이 내년에 주민 1인당 하루에 380g을 배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성인의 최소필요량 600g에 여전히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젤웨거 연구원은 가용한 식량의 양 뿐 아니라 질도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젤웨거 연구원은 “북한 주민들이 곡물, 즉 탄수화물에만 의존한다면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며 “지방, 단백질, 비타민도 공급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내년에 농업 부문 보다는 다른 경제적 성과를 부각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 KDI 국제정책대학원의 빅터 슈 교수는 “수확량이 조금 늘어난 것은 북한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국력을 과시할 때에는 농업 생산 보다는 기술적 진보를 내세우곤 한다”고 말했습니다.

슈 교수는 더욱이 곡물 수확량의 경우 홍수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금방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강성대국을 홍보하는 데는 활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 대학의 스테판 해거드 교수는 북한 당국이 강성대국의 해를 맞아 특히 평양의 외관을 단장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평양 곳곳에 건물을 세우고 시장 활동도 허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해거드 교수는 “북한 당국이 평양 시민들, 즉 정권의 근간이 되는 당 간부들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는데 이는 나름대로 이해할 수 있는 움직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집트, 튀니지, 시리아 등 올해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중동 국가들에서는 모두 수도가 정권 붕괴의 화약고였다는 것입니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의 빅터 슈 교수는 북한 당국이 내년에는 국제사회에 식량 지원을 적극적으로 요청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빅터 슈 교수는 북한 당국이 지난 2년간 각국에 식량 지원을 요청했다며, 자존심이 센 북한이 또 각국 대사관 문을 두드리며 식량 지원을 요청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부원장은 올해 북한의 작황이 좋아진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핵 문제도 진전이 없으면, 내년에도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식량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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