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일본 축구협회가 북한 측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고요.
답) 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축구협회는 28일 북한 측에 보낸 항의 서한을 보냈습니다. 이 항의성 서한에는 일본 대표 선수단이 북한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장시간 동안 검색을 받는 바람에 연습시간에 차질을 빚었다며 그 경위를 묻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일본 선수들은 경기가 열리기 하루 전날 베이징을 거쳐 평양으로 입국했는데요, 당시 북한 세관 당국은 통관검사를 이유로 4시간 동안 공항에서 발이 묶여 있었습니다. 다음날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긴장을 풀 시간조차 없었다는 주장입니다. 일본 측은 또 응원단과 취재진를 220여명으로 엄격히 제한한 데 대해서도 불쾌하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들 역시 입국 과정에서 엄격한 짐 검사를 받았고 경기장 입장 전에는 응원단이 챙겨간 일장기와 호루라기 플래카드 등 일체의 응원도구까지 압수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그런데 북한 측은 오히려 북한선수들이 일본 방문 때 받은 푸대접이 더 심했다고 주장하는 모양이네요.
답) 네 그렇습니다. 평양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 북일전에 앞선 9월에 도쿄에서 북일전 1차전이 있었는데요. 당시 일본이 더 심했다는 겁니다. 북한 선수들은 8월 29일부터 9월 3일까지 엿새 동안 일본에 체재했는데요, 일본 경비담당자가 화장실까지 쫓아다니며 북한 선수들을 감시했다는 겁니다. 또 이들이 귀국할 때는 수하물 검사는 물론 속옷까지 들춰봤다면서 ‘검사라기 보다 아예 수색에 가까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 측은 “일본이 했던 대로 검사 했다면 아마 하루가 걸려도 모자랐을 것”이라며 “북한이 오히려 유연하게 대응했다“는 입장입니다.
문) 북한이 그렇게 주장은 하고 있지만 평양전에서 일본국가가 연주될 때 북한 관중이 야유를 퍼붓는 등 비신사적인 행동을 해 빈축을 사지 않았습니까.
답) 네 당시 평양전의 응원분위기는 거의 위협수준에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기장을 꽉 채운 북한 관중 5만 명이 일방적인 응원과 야유를 보내는 바람에 150명의 일본 응원단은 제대로 된 응원조차 못하고 조용히 경기를 지켜봐야 했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북한에 패한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28일 일본 중의원 납치문제특별위원회에서 자민당의 사카모토 데쓰시 의원은 “이 같은 압도적인 분위기에서 만약 일본이 2대0이나 3대0으로 북한을 이겼다면 아마 지금쯤 일본 선수들은 납치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카모토 의원의 발언은 일본 외무성이 자국민 보호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는 것을 비판하는 것이었습니다만 당시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 그럼 일본 정부도 이번 평양전에 대해 항의할 계획인가요?
답) 일본 정부는 스포츠와 외교는 다르다며 일단 선을 긋고 냉정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일본 축구협회가 이미 항의성 서한을 보낸 만큼 정부차원의 항의는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일본으로서는 자국민 납치피해 사건 등 북한과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에 관계 개선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 화제를 바꿔서 한 가지만 더 알아볼까요. 미국이 최근 북한에 대한 지원은 식량이 아니라 영양보조식품에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요?
답) 네 아사히신문 보도 내용인데요, 미국 정부는 지난 1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한미일 협의 당시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여부와 관련해 식량지원이라는 말 대신 '영양 보조를 위한 지원'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쌀이나 밀가루 등을 지원할 경우 북한군의 식량으로 전용될 우려가 있으니 유아에게 도움이 되는 영양보조식품을 대신 주겠다는 겁니다. 신문은 북한이 핵문제나 인도적 문제에 전혀 개선의지가 없고 정보 공개도 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신중하게 해야한다는 의도를 밝힌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15일 평양에서 열린 축구 월드컵 아시아3차 예선 북일전에서 패한 일본이 북한 측에 공식 항의 문서를 보냈습니다. 벌써 보름이 지났지만 일본은 북한의 매너 없는 푸대접에 아직도 화가 나있는 것 같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도쿄 김창원 기자를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