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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민 평균 키, 조선시대로 뒷걸음


북한 주민들의 평균 키가 조선시대 만큼 작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북한 주민들의 키 차이도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어 훗날 통일비용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황영일.신동훈 교수팀은 지난 달31일 조선시대 남성의 평균 키가161.1 센티미터, 여성은 148.9 센트미터로 분석됐다고 밝혔습니다. 15세기에서 19세기 사이 조선인 유골 116구의 넓적다리뼈(대퇴골)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수치가 나왔다는 겁니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평균 키 173 센티미터를 기록한 미국, 영국의 168 센티미터 등 서방세계보다는 훨씬 작은 것이지만 154-155 센티미터로 분석된 일본 남성의 평균 키 보다는 6 센티미터 큰 수치입니다.

황영일 교수는 한국 ‘연합뉴스’에 영양 결핍과 질병 등 보건위생 문제 때문에 조선시대의 평균 키가 작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성장기에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고 질병 등을 겪으면 키가 작아지는 것은 보건학의 보편적 논리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권위있는 전문지인 `자연인류학저널 ‘(American Journal of Physical Anthropology) 최신호에 실린 이번 연구결과를 현 남북한의 평균 키에 적용하면 상당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국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이 지난 2010년 발표한 한국인의 평균 키는 남성이 174 센티미터, 여성은 160.5 센티미터입니다. 조선시대보다 남성은 12.9 센티미터, 여성은 11.6 센티미터가 더 커진 겁니다.

하지만 북한은 상당히 대조적입니다. 한국 통일부가 하나원 1기부터 1백 15기까지의 탈북자 수 천 명을 조사한 결과 성인 남성의 평균 키는 165센티미터, 여성은 154 센티미터입니다. 이는 북한의 남녀 모두 조선시대보다 4-5 센티미터 밖에 자라지 못했을 뿐 아니라 남성의 경우 한국보다 무려 10센티미터 가까이 작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남북한의 영양 상태를 연구해온 한국 내 탈북여성 박사 1호 이애란 교수는 북한 주민들의 영양 섭취가 조선시대보다 나아진 게 거의 없다고 지적합니다.

[녹취: 이애란 박사] “북한 어르신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일제 때보다 이렇게 살아 본 적이 없다. 전쟁 때도 이거보단 나았다는 말을 하셨거든요. 북한 주민들의 삶 자체가 조선시대보다 별로 좋아진 게 없다는 생각이지요.”

실제로 60살 이상 남북한 사람들의 평균 키는 별 차이가 없었으며, 60여년 전까지는 이북 사람들의 키가 이남보다 더 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1930년대 경성제대 보고서에 따르면 북쪽 성인남성의 평균 키는 166 센티미터로, 162.5 센티미터인 남쪽보다 3.5 센티미터 더 컸습니다.

이애란 박사는 북한인들의 키가 1970년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며, 특히 198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성장기에 영양 섭취를 제대로 못해 키가 작고 왜소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 청소년들과의 키 차이가 무려 20 센티미터 이상 벌어졌다는 겁니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군은 청소년들의 평균 키가 작아지자 입대 신장 기준을137 센티미터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한국의 최하 입대기준인159 센티미터보다 22 센티미터가 작은 것으로, 북한 병사의 키가 남한 병사의 어깨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 국가정보위원회(NIC)는 지난 2009년 보고서에서 북한 어린이의 절반 이상이 영양 결핍으로 인한 발육 중단, 청소년 3명 가운데 2명은 영양실조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2013년까지 잠정적인 징집대상의 17%-29% 가 영양실조에 따른 지적 능력 부족으로 군 생활의 부적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미 존스홉킨스 대학 보건대학원의 길버트 번햄 교수는 남북한을 모두 방문한 외국인들은 주민들의 너무나 다른 키 때문에 놀라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자료 번햄 교수] “That’s the thing strikes you…

번햄 교수는 수 십년 전 미군 의무장교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봤던 청년들과 최근 한국의 대학에서 가르쳤던 학생들은 너무 달랐다며, 경제성장에 따른 충분한 영양 섭취가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특히 평양과 지방 주민들의 키와 몸무게 등 전반적인 보건 상태가 크게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자료 번햄 교수]: “People who live in capital do better..

성분에 따른 차별이 영양 상태에까지 폭넓게 미쳐 평양 시민들의 보건 상태가 지방보다 전반적으로 낫다는 겁니다.

탈북자 출신 이애란 박사는 평양과 지방의 차이 뿐아니라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소유에 따라 어린이들의 키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부가 식량을 정치도구화하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이애란 교수] “국가가 자기네 정치도구로 쓰기 위해서 배급을 갈라 자기네에게 좀 충성하면 식용유를 50 그람 더 줘. 아니면 100그람 더 빼. 넌 고기 더 먹어. 넌 먹지 말어. 사람들이 그 때 받는 그 심리적인 모멸감 같은 게 있습니다. 차등이란 것은 그런 겁니다. 그걸 가지고 사람들의 충성심을 유발하고. 그런 걸 갖고 정치도구화 하다 보니까 북한 사람들은 인간의 모든 것을 박탈당한 거죠.”

이 박사는 시장경제를 통해 주민들에게 의식주의 자율권을 주는 것만이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난을 해결하고 남북한의 신장 차이를 좁힐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우 평균신장을 5 센티미터 올리는 데 20년 정도가 걸렸다며, 시급히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차이가 더 벌어져 훗날 통일비용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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