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에서 발굴된 미군 전사자 유해 한 구가 2일 미국 측에 전달됐습니다.
한국 국방부 유해 발굴 감식단은 충남 연기군 전동면 개미고개 일대에서 발굴한 미군 전사자 유해를 감식 절차를 거쳐 2일 오후 미군 측에 인도했습니다.
유해 발굴 감식단은 지난 해 6월 키가 185센티미터 이상으로 추정되는 20대의 서양인 남성 유골을 발굴했습니다.
발굴 장소가 한국전쟁 초기 미군의 전투현장이었던 곳이어서 미군 유해일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유해 발굴 감식단은 그 해 8월 미국 하와이에 있는 합동전쟁포로.실종자확인사령부 요원들과 합동 감식을 했고 올 초 유전자 인종 분석을 통해 미군 전사자 유해로 최종 판정했습니다.
이 유해는 미국의 합동전쟁포로.실종자확인사령부의 중앙신원확인소로 옮겨져 DNA 감식 등을 거쳐 신원을 확인한 뒤 유가족에게 인도됩니다.
개미고개 일대는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투입된 미 24사단 21연대 3대대가 파죽지세로 내려오던 북한 군 3사단과 4사단에 맞서 지연작전을 편 곳입니다.
북한 군은 네 대의 탱크를 앞세워 밀고 내려왔고 미 3대대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667 명 가운데 150 명만 살아나 조치원으로 철수했습니다.
미국 측에 전달한 한국전쟁 당시 미군 전사자의 유해는 이번이 여덟 구째입니다.
지난 2009년 경북 영덕에서 발굴된 로버트 랑웰 미 해군 소령 등 일곱 구의 미군 전사자 유해가 미측에 전달됐고 이 가운데 네 구는 아직도 신원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유해발굴감식단 이규원 소령은 한국 측의 미군 전사자 유해를 찾기 위한 발굴작업은 앞으로도 계속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이규원 소령] “우방국들의 전사자 유해도 찾아서 고국으로 돌려주는 게 도움을 받았던 나라로서 도리이기 때문에 저희가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도 중요하지만 미국 등 우방국 전사자 유해를 발굴해서 찾아드리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측도 베트남전에서 전사한 고 박우식 소령과 강원도 인제에서 발굴한 국군 추정 전사자 유해 두 구 등 세 구의 유해를 한국 측에 넘겨준 바 있습니다.
유해를 찾지 못한 한국전쟁 기간 중 미군 실종자는 모두 7천977 명입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