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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학생 15명, 미국 횡단 여행


한국에 살고 있는 탈북 학생 15명이 버스로 미국 횡단 여행을 할 예정입니다. 미래 북한 재건의 꿈나무로서 세계관을 넓히고 유학 기회도 갖기 위해서라고 하는데요.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의 탈북자 대안학교인 두리하나 국제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15명이 다음 달 20일부터 보름 동안 미국 동서를 횡단하는 버스 여행을 합니다.

이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기독교 선교단체 두리하나 선교회의 천기원 대표 목사는 15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미래 북한을 재건할 지도자를 키우기 위해 여행을 계획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천기원 목사] “원래 북한에 있을 때는 모든 관점이 주체사상으로 북한 내부에서만 보는 관점만 봤기 때문에 세상의 관점과 다르죠. 그래서 전세계를 바로 알게 하고 바로 보여주고, 선진국인 미국 등지에서 좋은 점을 많이 보면 이상과 생각이 달라지니까. 저희는 이들을 리더로 키우려고 하니까 효과가 크겠죠.”

이런 목표로 2년 전 탈북자 학생 18명이 뉴질랜드를 처음으로 여행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라는 겁니다.

천 목사는10대 후반과 주로 20대가 주축이 된 탈북자 15명과 교직원, 자원봉사자 등 24명이 이번 여행에 참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7월20일 동부의 필라델피아를 시작으로 뉴욕과 클리블랜드,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덴버, 그랜드 캐년을 거쳐 서부 로스앤젤레스까지 전세버스를 이용해 이동할 예정입니다.
천 목사는 수만 달러의 경비를 미국 동부의 한 한인교회와 두리하나 선교회가 절반씩 부담했다며, 도시마다 지역 한인교회와 미국 교회들이 숙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천 목사는 탈북 학생 대부분이 고아거나 편부 혹은 편모만 있는 어려운 가정 출신이라며, 이번 여행은 많은 경비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의 가치와 꿈을 학생들에게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천기원 목사] “돈 보다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선 이 아이들이 한번도 가족이라는 따뜻한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고, 여행 자체도 늘 쫓겨 다니면서 여기까지 흘러 들으니 여행이라고 할 수 없죠. 중국으로 동남아를 거쳐 왔으니까요. 그래서 이번에 미국을 갔다 오면 진정한 마음으로 세상을 넓게 볼 수 있는 기회! 비전을 품을 수 있는 그런 기회기 때문에 돈이 아깝다고 생각 안하고 돈 보다 더 큰 것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에서는 그 돈으로 위험에 처한 중국 내 탈북자를 먼저 구하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어린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서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겁니다.

두리하나 선교회는 지난 1999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중국에서 탈북자 1천 여명을 구출했으며, 3년 전부터 한국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탈북자 학생들을 위한 국제대안학교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천 목사는 이번 미국 여행 참가자 선발과 관련, 차별 논란을 피하기 위해 학생들 스스로 투표를 통해 선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여행에 참여하는 정모 양은 15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친구들 모두 큰 기대에 부풀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학생] “오늘 아침에도 목사님께 정말 미국가는 것 맞죠? 하고 다시 한번 확인하고 막 그랬었어요.”

17살에 탈북했다는 정 양은 무엇보다 미국의 선진문화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을 가르치는 미국인과 재미한인 선생님들의 자원봉사 정신도 배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학생] “ 18살 19살 되신 분들이 와서 봉사하는 것을 보고 와 나는 그런 것 할 수 없는데 어떻게 무엇을 배워서 저 어린 나이에 봉사하겠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건지 그런 것도 배우고 싶구요. 미국은 학벌이나 그런 것 없이 본인만 노력하고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으니까 그런 미국사회는 어떤지 알고, 또 거기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도 되게 보고 싶고 또 사회적으로 어떤 것들이 북한에 도움이 되는 건지 그런 것도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정 양은 특히 미국에서 가장 가 보고 싶은 곳이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이라며 거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학생] “북한에 있을 때 사람이 자유롭게 산다는 것 자체를 꿈꿔보지 못했어요.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그냥 당을 위해 충성해야 한다. 김일성 김정일을 위해 너는 무엇이든 다 해야 한다, 그런 것만 배워주고 그러니까 내 자신이 꿈꿀 수 있는 게 없었어요. 그런데 한국에 와서 자유를 접하면서 내가 꿈꿀 수 있다는 것 내 자신의 꿈을 위해 또 다른 사람을 위해 스스로 헌신할 수 있다는 것! 여자도 나라와 민족을 위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신념과 꿈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자유의 여신상에 대해 공부하면서요.”

두리하나 선교회의 천기원 목사는 정 양 같은 잠재력이 풍부한 탈북 학생들이 이번 여행을 통해 미국 유학을 꿈꾸며 좋은 후원자를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는 두리하나 선교회를 통해 현재 3명의 탈북 학생들이 유학하고 있다고 천 목사는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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