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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화전 등으로 산불 100여 개 발생


북한 함경도 일대에 100여 개의 대형 산불이 발생해 계속 번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화전 등으로 산불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기상관측 위성이 최근 북한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미 항공우주국 (NASA)이 공개한 인공위성 사진을 보면 함경남북도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빨간 점들이 보입니다.

한국의 기상전문가인 고려대기환경연구소의 정용승 박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 3월 말 시작된 북한의 산불이 지금은 1백여 개로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위성 사진을 보면 70개 이상 100개 정도의 산불이 났어요, 어제, 그저께…”

산불은 두만강 하류부터 명천, 길주, 함흥, 원산 등 주로 함경남북도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발생했습니다. 다시 정용승 박사입니다.

“원산, 함흥, 정평 쪽에 많이 나 있고, 그 사이에 길주에도 좀 났고, 금강산 고성도 산불이 났고, 인공위성 사진에…”

정용승 박사는 최근 북한 상공을 통과한 비구름에는 마른 번개가 없었기 때문에 자연 발화로 산불이 일어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탈북자 김승철 씨는 주민들이 화전을 일구는 과정에서 산불이 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식량난이 심하잖아요, 그러니까 화전으로 밭을 일궈야 심어 먹잖아요. 80년대부터 계속 되풀이 되는 거죠.”

탈북자들은 90년대 이른바 `고난의 행군’을 계기로 북한에 화전이 등장했다고 말합니다. 당시 식량 배급이 중단되자 주민들이 곡식을 얻기 위해 산 속에 들어가 불을 지르고 화전을 일궜는데, 이런 현상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과 한국에서는 산불이 나면 소방당국이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불을 끕니다. 그러나 북한은 산불이 발생한 사실을 언론에 알리지 않는 것은 물론 소방용 헬리콥터도 동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정용승 박사의 말입니다.

“여기(한국)에는 헬리콥터가 10-20대 있어요. 그래서 산불이 나면 헬기가 와서 물을 뿌리고 해서 불을 끄는데, 북한에는 그런 장비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한편 한국 정부는 북한에서 시작된 산불이 휴전선을 넘어 한국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바람을 타고 휴전선 근처 남방한계선 부근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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