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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북 해외원조 주민 1인당 연 9.14 달러”


유엔이 최근 공개한 북한 관련 보고서(Overview of Needs and Assistance)’의 자세한 내용을 조은정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조 기자. 유엔이 올해 대북 지원예산 2억 1천9백만 달러 중 5월까지 확보된 것이 17%에 불과하다는 소식을 방금 전해드렸는데요. 먼저 이번 보고서가 작성된 배경을 설명해 주시죠.

답)네, 이 보고서는 북한 내 유엔 기구들의 협의체인 ‘유엔 국가팀’(UN Country Team)이 작성한 것입니다. 북한 내 지원사업에 대해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자, 매달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에 간략한 문서를 제출해 오다가, 국제사회에 북한 내 인도주의적 상황을 잘 알리기 위해 이번에 종합적인 보고서를 발간하게 된 것입니다.

문) 5월까지 각 기구의 모금 현황은 어떤가요?

답) 우선 가장 대규모 지원을 계획하고 있는 세계식량계획 WFP는 2011년 한 해 동안 약 1억7천5백만 달러를 필요로 하고 있는데요. 5월까지 18%인 3천1백만 달러를 확보했고요. 유엔아동기금 UNICEF는 2천만 달러 중 14%인 2백90만 달러. 세계보건기구 WHO는 1천4백만 달러 중 8%인 1백10만 달러. 식량농업기구 FAO는 8백만 달러 중 26%인 2백10만 달러를 모금했습니다.

마커스 프라이어 WFP 아시아 대변인은 “유일하게 유엔 중앙긴급구호기금이 대규모 자금지원을 했다”며 “계속해서 원조국들과 대북 지원의 중요성을 논의하고 있고 이것이 기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유엔 기구들이 대북 사업 자금 모금에 수 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죠?

답)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의 아만다 피트 대변인은 ‘미국의 소리’방송에 “전 세계의 인도주의적 비상사태 중 북한을 비롯한 몇몇 국가들이 가장 만성적인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 활동하는 유엔 기구들의 자금 부족 규모는 매해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엔은 지난해에는 연간 대북 지원예산 1억3천7백만 달러 중 9.8%를, 2009년에는 4억9천2백만 달러의 21%를 모금했다고 밝혔습니다.

문) 유엔은 이같이 자금난을 겪는 이유를 무엇으로 보고 있습니까?

답) 원조국들이 계속해서 인도주의적 지원을 핵 문제 같은 북한의 정치적 문제와 연결시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2006년 북한이 핵 실험을 실시하자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에 나섰습니다. 유엔의 대북 제재와 인도주의 지원은 별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기부액이 급격히 줄었다는 것입니다. 유엔 기구들은 심각한 자금난으로 대북 지원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고,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북한에서 철수해야 할 수도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습니다.

문) 미국과 한국 등 주요 원조국들도 최근 대북 지원을 크게 줄였죠?

답) 예. 유엔에 따르면 2000년에서 2011년 5월까지 국제사회가 북한에 17억 7천5백여만 달러를 지원했는데요. 이 중 30%인 4억 달러를 한국이 지원해 최대의 원조국으로 집계됐습니다. 2위는 19%인 2억 5천만 달러를 지원한 미국, 3위는 18%를 지원한 일본이었습니다. 중국은 15위에도 들지 못했는데요. 이 자료는 유엔이 보고받은 내용만을 취합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유엔은 최대 원조국이었던 한국, 미국, 일본이 2000년대 중반부터 대북 지원을 중단하거나 급격히 줄였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유럽 국가들은 그래도 지원을 계속하고 있죠?

답) 예. 북한에 대한 개별 국가 차원의 지원이 줄어들면서 현재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자금은 주로 유엔 중앙긴급구호기금과 유럽연합 원조협력청( Europe Aid)이 제공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일부 국가들은 정치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원을 줄이지 않거나 오히려 확대했다고 말했는데요. 스웨덴, 노르웨이, 스위스, 독일 등이 꼽혔습니다.

문)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면 북한이 어느 정도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고 있나요?

답) 예. ‘필요와 원조 개관: 북한편’ 보고서는 북한과 비슷하게 만성적인 인도주의 위기를 겪고 있고, 경제 수준과 유엔의 활동 환경이 비슷한 다른 국가들은 국제사회로부터 지원을 더 많이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2008년 현재, 주민 1명이 매해 받는 해외원조(ODA) 금액이 아프가니스탄은 168달러, 아이티가 92달러, 수단이 58달러, 네팔이 25달러 인데 비해 북한은 9달러에 그친다는 것입니다. 유엔은 원조국들의 참여가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데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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