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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지하 언론인이 촬영한 북한의 실상 ‘North Korea VJ’


오는 10일 한국에서 처음으로 북한인권 국제영화제가 열립니다. 이번에 특히 관심을 끌고 있는 작품이 있는데요, 북한의 실상을 외부에 알리기 위해 지하언론 활동을 하고 있는 북한 청년 3 명이 위험을 무릅쓰고 촬영한 북한의 생생한 모습이 담긴 작품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장마당. 보위부로 보이는 남자가 어디다 말대꾸를 하냐며 한 노인에게 소리를 지릅니다. 인민통제의 현장이라는 자막도 보입니다.

또 다른 장마당. 건장한 보위부 사람들이 번갈아 소리를 지르며 한 여성의 얼굴을 때리고 몸을 밀칩니다. 북한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이 영상은 2004년부터 지금까지 함경북도와 평안남북도, 평양, 황해도 등에서 취재를 해온 북한인 비디오 저널리스트 3명에 의해 촬영됐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영상들이 외부인에 의해 촬영된 것이 아니라 북한 사람 본인의 의사대로 지속적으로 촬영을 해왔다는 점입니다.

일본의 독립언론 `아시아 프레스’ 대표인 이시마루 지로 감독이 이 북한 영상들을 편집해 만든 ‘North Korea VJ’ 는 오는 10일과 11일 이틀간 서울에서 열리는 북한인권 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입니다. 이시마루 지로 감독입니다.

“북한 내부 사람들이 찍은 영상을 가지고 북한의 실상을 세계에 알리자는 게 기획 의도예요. 북한은 세계적으로 봐도 세계 최강의 정보 폐쇄 국가 아닙니까. 북한 사람 스스로가 자기 의사로 촬영한 게 아주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세 사람이 찍은 걸 편집을 해서 인권 문제에 초점을 맞춰서 이번에 제작을 했습니다.”

빈곤에 허덕이는 주민과 무방비로 방치된 아이들, 심각한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북한 주민들의 실상이 영화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갈 곳이 없어 방치된 어린이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한밤 중에 건물 입구에 드러누워 있는 아이들, 여럿이 몸을 맞댄 채 무리지어 있는 한 소년은 엄마가 집을 팔고 도망갔다고 말합니다.

이런 북한의 모습을 화면으로 외부세계에 알리고 있는 북한 청년들은 자신들이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도 증언하고 잇습니다.

영상 속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인 촬영자는 전세계 사람들이북한의 현실을 그대로 알게 되길 바라며 자신이 불씨가 돼 폐쇄된 북한에 변화의 바람이 불길 원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신분을 드러낼 수 없어 그림자만 잡고 목소리도 변조해야 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감독도 이 영화를 통해 한국 사회와 국민들이 북한의 실상을 깨닫고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가능한 한 그대로 모습을, 북한 내부에서의 북한 사람들의 삶, 일상생활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라는 걸 그걸 많은 분들이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작했습니다.”

북한 주민 스스로 오랫동안 촬영해 공개한 이번 영상을 통해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 촉구는 물론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큰 반향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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