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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오늘] 운전금지 사우디 여성 단독운전 시위 / 중국 관리횡령 1200억 달러


사우디 아라비아 여성들의 운전금지에 불복하는 운동이 벌어졌습니다. 국제노동기구가 역사적인 가사노동자 보호를 위한 협약을 채택했습니다. 중국의 부패한 관리들이 공금을 횡령해 외국으로 빼돌린 돈이 1천2백억 달러에 달했다고 중국 중앙은행이 밝혔습니다. 그 밖에 지구촌 소식 알아봅니다. 문철호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오늘은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와는 다른 종류의 시위 소식입니다. 전영란 기자, 사우디 아라비아 여성들이 운전금지에 불복해 직접 차를 몰고 거리에 나섰군요?

답) 네, 사우디 아라비아 여성들이 17일, 운전시위에 돌입했습니다. 여성들의 운전을 금지하는 것 자체가 국제적으로 어이없는 일이기 때문에 사우디 여성들의 운전금지 불복, 저항 운동이 큰 뉴스가 되고 있습니다.

문) 사우디 여성들의 운전금지 불복, 저항운동이 어떻게 벌어지게 됐나요?

답) 네, 중동 여러 나라들의 반정부 군중시위에 인터넷의 페이스북, 트위터 등 사회연결 네트워크가 불을 당겼듯이 사우디 여성들의 단독운전 시위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추진되고 있습니다. ‘워먼투드라이브’라는 여성 네트워크 회원들이 여성들의 자동차 운전 허용을 촉구하기 위해 각기 직접 자동차를 운전해 거리에 나서고 있는 겁니다.

문) 여성들이 운전을 하려면 운전면허가 있어야 할 텐데요.

답) 물론입니다. 사우디 여성들 가운데는 외국에서 운전 면허를 취득해 국제운전면허증을 가진 경우가 있습니다. 이들에게 운전시위에 참여하라고 촉구하고 있는 겁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는 시위가 철저히 금지돼 있기 때문에 자동차 운전으로 항의 시위를 대신한다는 발상입니다.

문) 사우디 여성들의 운전금지는 아주 오래 된 일인데 이전에는 저항이 없었나요?

답) 이전에도 여성 운전금지 불복 운동이 있었습니다. 집단 불복 운동이 1990년 11월에 있었는데요. 마흔 일곱 명의 여성들이 수도 리야드 시내에서 자동차를 몰고 줄을 지어 시위를 벌인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시위 여성들이 곧바로 모두 체포되고 나중에 직장에서 쫓겨나는 등 사회적으로 매장되고 배척당했습니다.

문) 여성의 운전금지는 법규로 정해진 건가요?

답) 그렇지 않습니다. 이슬람에서는 코란과 율법에 따라 정해지는 ‘파트와’라는 게 있는데 이슬람 학자가 이슬람 율법에 대해 제시하는 의견의 일종입니다. 일부 이슬람 국가에서는 파트와가 법규 이상의 권위를 갖고 있습니다. 여성들에게 운전을 허용하면 자유롭게 혼자 다닐 수 있고 외간 남자와 접촉하는 기회가 생겨 도덕적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여성의 운전을 금지해야 한다는 게 사우디 파트와의 논리입니다.

문) 다음은 세계 경제전망 소식입니다. 국제통화기금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 전망치를 당초보다 하향 조정했죠?

답) 그렇습니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17일 세계 경제 성장 전망치를 지난 4월에 내놓았던 4.4% 보다 0.1% 낮아진 4.3%로 제시했습니다. IMF는 올해 1-4분기에 세계 경제가 4.3% 성장했지만 앞으로 그보다 떨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내년 세계 경제 성장 전망치는 이전의 4.5%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문) 국제 경제성장의 하향 위험이 있다는 건 왜 그런가요?

답) 미국 등 선진국들의 경제 성장이 최근 취약세를 보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선진국들의 경제 성장이 저조해 우선 미국의 전망치가 2.5%로 하향 조정됐고 이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라는 겁니다. 또 선진국 전체 전망치도 당초 2.4%보다 낮춰 2.2%로 수정됐습니다.

문) 선진국 경제 성장이 저조한 것 외에 또 다른 요인은 뭔가요?

답) 국제적 물가 상승률이 2010년 4-4분기에 3.5%였는데 올해 1-4분기에 4%로 늘어났다는 겁니다. 이 같은 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에 IMF가 예측했던 것보다 두 배나 더 오른 것이어서 성장 하향위험의 한 가지 요인이라는 지적입니다. 그 밖에 일본의 대 자연재앙에 따른 경제위축의 폭도 예상보다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또 그리스 등 유럽연합 일부 국가들의 재정위기 불안이 확산될 위험이 있고 고속 성장을 하는 국가들의 원자재 확보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한편 식량과 연료 가격의 상승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라는 지적입니다.

문) 국제사회 가사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가사 노동협약이 마침내 통과됐다구요?

답) 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엔 유럽 본부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 ILO 100차 총회에서16일 가사 노동 협약이 채택됐습니다. 표결 결과는 찬성 396표, 반대 16표, 기권 63표였습니다. 국제노동기구의 후안 소마비아 사무총장이 협약의 채택을 발표했습니다.

가사노동을 존엄한 노동으로 격상하고 눈에 띠지 않는 노동을 엄연한 직종으로 승격시키는 역사적 협약이 채택됐다는 겁니다.

문) 가사노동자를 국제노동기구가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또 세계 가사 노동자의 수는 어느 정도인 지 궁금하네요.

답) 국제노동기구는 가사노동을 가족들을 위해 가정 안에서 이루어지는 노동으로 정의합니다. 주로 가정부, 보모, 요리사, 정원사, 운전기사 등을 말한다고 국제 노동기구는 지적했습니다. 노동의 성격상 집안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또 당국에 등록되지 않기 때문에 가사노동자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게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하지만 국제노동기구는 세계 117개국 인구조사를 토대로 15살 이상의 가사노동자가 최소한 5천3백만 명에 달한다고 추산합니다. 이들 중 83%는 여성들과 소녀들이고 상당수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가사노동자의 수가 1억 명에 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문) 이번 협약의 내용을 알아볼까요?

답) 우선 일반 정규 근로자들과 동등한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게 이 협약의 주안점입니다. 가사노동자는 가족도 아니고 하인도 아니기 때문에 정당한 근로자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이 협약은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데요. 1주일에 24시간, 그러니까 하루를 휴일로 보장받아야 하고, 급여와 노동시간 등을 명시한 고용 계약서가 있어야 하고, 고용주들은 노조 결성 등 기본권을 보장하며, 산업재해를 당할 경우를 대비한 보상 절차를 두도록 했습니다. 그 밖에도 이 협약에는 가사 노동자들이 누려야 할 권리가 조목조목 명시돼 있습니다. 국제노동기구 노동여건과 취업계획 담당자인 마누엘라 토메이 씨는 이 협약에 명시된 조건들을 시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노동조사관들이 개인 가정을 방문해 가사 노동자의 권익이 보호되는지를 직접 조사할 수 있도록 협약이 명시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그런데 가사노동협약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각 나라의 비준이 필요할 텐데요.

답) 183개 국제노동기구 가입국가들이 이번 총회에 두 명의 정부 대표와 고용주, 가사노동자 대표 각 한 명씩, 그리고 독자적인 한 명의 대표를 파견했는데요. 앞으로 183개 회원국 가운데 단 두 나라만 비준을 해도 협약은 발효될 수 있습니다. 국제노동기구는 내년까지는 이 협약이 최종 비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문) 이번엔 중국 소식입니다. 중국 공공기관의 부정 부패가 자주 지적되곤 하는데 공무원 등이 어마어마한 금액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공식 기관의 발표가 나왔군요?

답) 네, 중국 중앙은행이 그렇게 밝혔습니다. 중국 공무원 등이 1990년대와 2000년대에 걸쳐 부정하게 모은 돈을 해외로 빼돌린 금액이 8천억 위안, 미화로 천2백30억 달러에 달했다는 추산입니다.

문) 관련자들이 엄청나겠군요?

답) 중앙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에서 2008년까지 15년 동안 공산당 간부, 경찰관, 사법기관 공무원, 국영기업체 경영간부 등 만7천 명 가량이 거액을 챙겨 해외로 나갔다는 겁니다. 이들이 주로 도주한 나라들은 미국,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등이라고 합니다.

문) 미국, 캐나다 등의 입국사증을 받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어떻게 그 많은 중국인들이 빠져나간 건가요?

답) 미국, 캐나다 같은 나라들의 입국사증을 받기가 쉽지 않은 경우 동유럽이나 남미의 작은 나라들에 머물면서 입국사증을 받아내는 수법을 썼다는 지적입니다. 하급 공직자들의 경우는 홍콩이나 인접국으로 불법 월경하기도 한다는 겁니다.

문)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최근 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구요?

답) 구 소련이 붕괴한 이후 러시아 시장에 진출하거나 투자에 관심있는 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이 해마다 러시아 정부 당국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느슨한 분위기에서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열린 3일 일정의 회의에서는 언성이 높아지고 흥분된 설전이 오갔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문) 어떤 문제 때문이었나요?

답) 러시아인들이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고 있고 또 부패가 심각하다는 외국 투자자들의 지적에 러시아 당국자들이 발끈했다는 겁니다. 특히 ‘존 벌’ 모스크바 주재 미국대사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해외로 빠져나간 러시아인들의 자금만 해도 3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러시아인들이 그런 거액의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판에 어떻게 외국 투자자들이 러시아에 흔쾌히 투자할 수 있겠느냐고 벌 대사는 반문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러시아의 부정부패라고 벌 대사는 강조했습니다. 최근 러시아가 뇌물퇴치법을 채택하긴 했지만 국제투자 유치의 핵심기구인 상트페테르부르크 포럼 조직자들은 부패방지 법안을 거부했다는 사실에 실망했다고 벌 대사는 밝혔습니다.

문) 미국과 러시아 간 무역규모는 어떤 상황이죠?

답) 지난 2010년 한 해 동안 양국의 무역규모는 14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미국의 총 대외 무역고의 1%만을 점유하고 있고 그 가운데 절반도 미국의 대외투자에 불과하다고 벌 대사는 지적했습니다. 양국 간의 무역은 계속 미미한 수준이라는 겁니다.

문) 러시아 측 반응은 어땠나요?

답) 러시아 최대 강철제조업체인 ‘세베스탈’ 소유주인 알렉세이 모다쇼프 씨는 미국 강철회사들에 투자할 수 있는 세제상의 유인책을 받긴 했지만 미국시장에 진출하려 했을 때 러시아제 강철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장벽이 너무 높았다는 불만을 털어놓았습니다.

모다쇼프 회장은 또한 오바마 행정부가 세계 무역기구 WTO에 가입하려는 러시아의 노력을 지원하는 것은 알지만 가입신청을 낸 지 이미 18년이 지났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WTO에 가입하는데 가장 오랜 기간이 걸린 나라는 중국으로, 14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러시아가 그 기록을 깨게 됐다는 겁니다.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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