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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튼 미 국무차관의 유엔 대사 내정에 말 아끼는 유엔 외교관들 - 2005-03-09


존 볼튼 미 국무부 군축 및 국제 안보 담당 차관이 신임 유엔주재 미국 대사에 지명되자 미 언론들은 그에 대한 세간의 평판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앞다퉈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볼튼 지명자와 함께 일해야 하는 유엔 관계자들은 말을 극도로 아끼면서 우려보다는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이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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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미 언론들은 오늘 볼튼 지명자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들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고 전하고 있는데요. 그선 그 이유부터 설명해주시죠.

김 : 외교는 타협을 전제로 하는데, 볼튼 지명자가 지금까지 보인 자세는 타협보다는 일방적인 자세가 강하기 때문이란 것이 전문가들과 언론들의 분석입니다. (앞서 ..)볼튼 지명자의 이름 앞에 늘 따라다니는 수식 어구는 강경 보수 인사입니다. 라이스 국무 장관은 지명 발표에서 그를 강한 의지력의 소유자라고 말했고 미국의 많은 언론들은 볼튼 지명자를 ‘무뚝뚝하고 퉁명스런 연설가’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볼튼 지명자가 언급했던 내용들을 보면 그 이유들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볼튼 지명자는 지난 1994년 한 토론회에서 “38층짜리 유엔 건물 가운데 10층이 없어진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유엔의 비대함과 비효율적인 운용 실태를 직접적으로 비판했습니다. 그는 또 유엔이 여러 국제 문제에 무책임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여론을 앞장서서 주도해 왔으며 특히 유엔이 북한과 이란 같은 나라의 대량 살상 무기 추진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지 못해 결국 실패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직설적인 발언에 대해 행정부내에서는 외교관으로서는 부적절한 처사라는 비판과 해박한 지식에서 나오는 강한 신념으로 봐야한다는 긍정론이 교차해 왔습니다.

문 : 정작 중요한 쪽은 볼튼 지명자와 함께 국제 외교 사안들을 논의해야 하는 유엔 관계자들일텐데요. 볼튼 차관의 지명에 대한 유엔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김 :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엔의 스태판 뒤자릭 대변인은 코피 아난 사무총장이 볼튼 지명자의 과거 발언들이나 태도에 우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뒤자릭 대변인은 볼튼 지명자가 과거의 어떤 편견들을 가지고 유엔에 올지 알 수 없다고 말하면서 유엔은 유엔의 책임을 요구하는 사람들에 대해 적대감을 갖고 있지 않으며 유엔 스스로도 그런 책임을 갖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 볼튼 차관은 지난 달 도쿄에서 가진 연설에서 중국의 지속적인 대이란 미사일 수출을 강력히 비판하고 아울러 유럽의 대중국 무기 금수 조치 해제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었는데요. 볼튼 지명자를 바라보는 중국 정부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김 : 왕 구앙야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볼튼 차관의 유엔 주재 대사 지명을 가리켜 ‘흥미로운 선택’이라고 표현 했습니다.

왕 대사는 중국은 미 정부의 이번 지명을 존중하며 자신은 볼튼 지명자와 성격이 다르지만 함께 협력 할 수 있는 인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인 알제리의 압둘라 바아리 유엔 주재 대사는 볼튼 지명자의 기존의 선입관이 유엔의 다자 외교 과정을 통해 온건해 질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아리 대사는 유엔 밖에서는 누구나 강경한 의견을 갖을 수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일단 유엔에 들어오면 여러 논의를 통해 자신들과 같이 중도적 자세로 전환하게 되고 이전의 시각도 변하게 된다며, 앞으로 볼튼 차관과도 분명 흥미로운 논의들을 갖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 최근 레바논내 시리아군 철수 문제가 국제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요. 볼튼 지명자는 오래전부터 시리아군 철수를 주장하며 유엔이 시리아정부에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는데…….시리아의 반응이 궁금하군요

김 : 유엔주재 파이잘 멕다드 시리아 대사는 볼튼 지명자에 대한 평가를 거절하면서 간단한 의견을 덧붙였습니다.

멕다드 대사는 볼튼 지명자가 그의 개인적인 의견이 아닌 국가의 정책을 수행할 것으로 본다며 유엔은 그의 입성을 환영하고 있고, 그와 어떻게 외교 사안을 협력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 볼튼 지명자에 대한 미 전문가들과 야당인 민주당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김 : 유엔 전문가인 콜롬비아대학의 에드워드 럭 교수는 워싱턴 포스트와의 대담에서 볼튼을 매우 영리하고 능력이 있으며 논리 정연한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그동안 볼튼 지명자가 유엔의 여러 사안에 대해 논쟁을 벌이기를 즐겨온 만큼 볼튼 자신에게는 적합한 자리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럭 교수는 볼튼 지명자가 서로 주고 받는 외교에 있어 인내심이 적다고 평가했습니다.

볼튼 지명자를 인준할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볼튼 지명자의 지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그가 너무 경쟁적이고 특히 외교에 있어 비효과적인 인사라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반면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지명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를 유보하고 있습니다.

미 언론들은 볼튼 지명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적지 않기 때문에 공화당에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상원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인준 통과는 긍정적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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