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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강압정책은 효과없다' - 일부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 주장  - 2005-02-28


미국의 일부 동아시아 전문가들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을 고립시키거나 군사적 행동 같은 강압적인 수단을 선택하는 것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최근 미국의 조지 워싱턴 대학교와 워싱턴에 본부를 둔 한국 경제 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들 전문가들은 또한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있어서 중국의 역할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남한과 일본의 역할이 증대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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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콜롬비아 대학의 찰스 암스트롱 교수는 북한의 핵 보유 선언은 미국과의 대화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암스토롱 교수는 북한이 지난 2월10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 무기 보유와 6자 회담 참가 무기한 중단을 선언하면서도,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원칙적인 입장과 한반도를 비핵화하려는 최종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 점을 지적하면서, 따라서 북한의 핵 보유 선언은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핵 문제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 북한과 미국간의 관계 정상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암스트롱 교수는 북한 핵 문제 해법으로 북한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는 방법과 군사적 행동을 비롯한 강압적인 방법, 그리고 대북한 교류 정책 등 3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암스트롱 교수는 그러나, 고립이나 강압적인 수단은 실시하기도 어렵고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운데다가, 남한이나 중국이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에 반대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대화와 협상 등을 통한 북한과의 적극적인 교류가 현실적으로 최상의 방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징후들을 종합해 볼 때 북한은 현재 개방과 개혁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적극적아고 진지한 포용을 통해 북한의 그같은 변화를 고무하는 것이 모든 관련 당사국들의 이익에 가장 부합할 것입니다."

암스트롱 교수는 자신의 그같은 시각이 너무 낙관적인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그러나 대 북한 포용은 아직까지 한번도 시도해 보지 않은 방법이라면서, 이는 한번쯤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조지 워싱턴 대학교의 마이크 모치주키 교수도 군사적 행동 같은 대북한 강경책이 실효성이 없다는 점에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모치주키 교수는 미국과의 관계가 정상화되면 북한이 핵 무기를 포기할 것이라는 암스트롱 교수의 견해에는 반대하면서, 북한은 외부의 대규모 지원이 이루어지더라도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강력한 제재 조치도 필요하다고, 모치주키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모치주키 교수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 조치는 언급하지 않은 채 소규모 지원만을 제시하고 있는 현 부쉬 행정부의 대북한 정책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는 대규모 지원과 함께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는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 핵 6자 회담을 둘러싸고 중국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폭넓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문제 전문가인 콜롬비아 대학교의 제임스 시모어 교수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약화됐다고 말했습니다.

" 중국이 지난 1990년 대 초반에 북한으로 하여금 유엔에 가입하고, 미국과 기본 핵 합의를 체결하도록 설득하는데 성공을 거둔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이 더 이상 그같은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개방과 경제 개혁을 통한 중국의 변화를 목격한 북한이 더 이상 중국을 과거만큼 신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역할 한계론과 관련해, 모치주키 교수는 남한과 일본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끌었습니다. 모치주키 교수는 북한에 대규모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 남한과 일본인 피납 사건과 관련해 강력한 대북한 송금 제한 등 강력한 경제 제재 조치를 부과할 수 있는 일본의 역할이 더욱 강화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렇다고 해서 중국의 역할을 약화시키자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시모어 교수는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의미의 중국의 고사성어 [순망치한]을 인용하면서,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붕괴될 경우, 최악의 경우 압록강 국경에서 미군과 대치할 수도 있는 상황을 중국은 결코 원치 않는다는 것입니다.

조지 워싱턴 대학의 모치주키 교수도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북한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군사적 행동이나 대북한 압박에는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콜롬비아 대학교의 암스트롱 교수는 북한의 자생력을 지적하면서, 조만간에 북한이 붕괴될 것으로는 전망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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