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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난민 절반이상, 정신질환으로 고통받아' - 국경없는 의사회 - 2005-02-17


국제 구호단체인 국경없는 의사회는 망명을 모색하고 있는 북한 주민의 최소한 절반이 북한 탈출 시도로 심리적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합니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북한 탈출 과정에서 겪는 역경 때문에 이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입는 심리적 타격이 매우 광범위하다고 말합니다.

불어 약자로 MSF라고 부르는 이 단체는 서울에서 탈북자 약 100명을 돕고 있습니다. MSF는 이 가운데 70명이 경미하거나 심각한 심리적 충격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들의 증상은 알코올 중독, 반사회적 행동, 불면증, 집중력 장애 그리고 가정내 폭력 등입니다.

톰 오코너씨는 이번 주 서울에서 열린 북한 인권과 난민에 관한 국제 회의에 MSF 대표로 참가했습니다. 오코너씨는 난민들의 정신 건강 전반에 걸쳐 난민의 절반 이상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고 단정지었습니다. 오코너씨는 이같은 판단은 남한은 물론 중국과 같은 외국에 있는 북한 난민들과의 대화를 근거로 했다고 말합니다.

북한은 아시아에서 가장 빈곤한 나라 가운데 하나로 거의 십년 동안 기근 위기에 처해져 왔습니다. 북한은 또한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정권으로 정치범 혐의자는 물론 그 가족까지 투옥하고 있습니다. 북한인들은 외부 소식을 접할 기회가 없고 예술과 여흥을 즐길 수도 없습니다.

중국에는 기아와 탄압을 피해 국경을 넘은 북한 난민들이 약 10만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들 대부분의 목표는 주로 남한을 포함한 제 3국에 정착하는 것입니다. 남한에 도달하는 것은 위험하게 국경을 넘어 식량을 구하고 피신할 곳을 찾으면서 중국에서 몇 달 혹은 몇 년을 숨어지내야 하는 매우 힘든 과정입니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인들을 난민이 아닌 경제적 유민으로 취급해, 북한으로 되돌려보내고 있고 이렇게 본국으로 송환되는 북한인들은 매우 가혹한 처벌을 받고 심지어는 처형되기도 합니다. 상당수의 난민은 여러 차례 탈북을 시도한 끝에, 마침내 남한에 도착하기도 합니다.

인권 단체들은 망명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과반수 이상이 여성이라고 말합니다. 오코너씨는 이들은체포되지 않더라도 많은 시련에 봉착하게 된고 말합니다.

“국경을 넘는 것은 육체적으로 대단한 충격입니다. 총을 맞을 수도 있고, 경찰의 집요한 추격을 받을 수도 있으며, 중국군에 팔아 넘겨질 수도 있습니다. 강간을 당해 임신할 수도 있고 아이가 죽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불법 입국자들이기 때문에 인신매매를 강요당할 수 있습니다. 또 눈 앞에서 아이가 죽거나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하기도 합니다”

서울에서 이번에 열린 인권 및 난민 국제회의에 참석한 여성 탈북자들은 자신들이 직면했던 끔찍하고 극적인 경험을 생생하게 증언했습니다.

박선자씨는 탈북 시도 후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다음 갓 태어난 어린 아이가 감옥에서 죽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박선자씨는 북한당국자들에 의해 임신 초기의 여성들은 유산을 촉진시키는 주사를 맞았고 임신 말기의 여성들은 출산을 허가받았지만 아기는 젖은 수건을 사용해서 질식사시켰다고 증언했습니다.

김춘애씨는 중국에서 인신매매단에 납치됐었는데 이는 북한 여성들이 자주 당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춘애씨는 함께 납치된 여성들이 반항하자 경찰에 넘겨져 북한으로 강제 송환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춘애씨는 북한 감옥에서 간수들은 여자 죄수들을 성의 노예로 취급했다고 말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북한 난민들이 입은 피해는 안전한 나라에 도착한 후 비로소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말합니다.

또다른 한편으로, 남한 정착이 종종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북한인들은 첨단 기술과 스트레스가 많은 남한의 자본주의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취직하기가 힘들고 북한에서 받은 교육이 미약하기 때문에 취직을 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교육이 필요합니다. 상당수는 남한에서 차별을 경험합니다.

부산 국립대 심리학과에 재직하고 있는 안현희씨는 많은 난민들이 충격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고 말합니다. 많은 경우 갑자기 화를 내는 등 성격 및 행동면에서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내재해 있는 충격을 진단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안현희씨는 이 같은 문제는 탈북자들이 경험하는 차별 대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까다롭거나 원만하지 않은 성격은 남한에 도착해서 사회적 친분관계를 구축하거나 넓힐수 있는 기회를 감소시킵니다. 이것은 치유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국경없는 의사회의 오코너씨는 상당수의 남한 보건 전문가들은 북한 난민에 대한 치료를 꺼린다고 말합니다.

주변 사람들의 눈을 의식할 수도 있고, 아니면 개인적인 과거사의 아픔이 되살아 날수도 있고, 또는 어떻게 그런 문제에 대처해야 할런지 몰라서도 그럴수 있다는 것입니다.

1950년 대에 한국전이 끝난 후 남한에 온 탈북자들은 6,000여명에 불과하고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지난 3년 동안 남한에 정착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남한 국민의 과반수 이상은 탈북자들을 경제적 사회적 부담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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