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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경제] 미국 기업계의 합병 바람 - 2005-02-11


미국에서는 최근 들어 기업 합병의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새해가 시작된 이후에만도 총 1,500억 달러 규모의 기업 합병이 발표됐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은 두 생활 용품 제조 회사의 합병입니다.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에 본부를 둔 프락터 앤 갬블은 면도기와 커피, 건전지를 생산하는 질레트 사를 570억 달러에 인수합니다. 두 회사는 서로 합병을 통해 효율성을 제고하면서 시장 점유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대규모 인수 합병의 사례로 미국 통신업체의 대명사였던 AT&T가 한때 자신들의 자회사였던 SBC에 합병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SBC는 160억 달러를 들여 한때 세계 최대의 기업이었던 AT&T를 인수합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통신 전문가 로버트 크랜들 씨는 AT&T가 몰락한 이유로 20년전 정부로부터 독점 판정을 받고 여러 개의 회사로 분할되는 과정에서 장거리 전화 사업을 유지하는 대신 시내 전화 사업을 포기한 것을 꼽았습니다. 결국 그같은 결정이 옳지 않았다는 것으로 판명됐다고 크랜들 씨는 말하면서 시간이 지난면서 장거리 전화의 비용이 1분에 단지 몇 센트 정도로 크게 떨어졌음을 지적했습니다.

AT&T는 휴대전화와 컴퓨터, 인터넷 등 대대적인 기술적 변화의 시기를 맞아 새로운 생존 전략을 추구했지만, 잘못된 선택으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미국 기업 연구소의 그렉 시덱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AT&T는 지난 90년대에 시내전화와 휴대전화, 컴퓨터 등을 놓고 어느 분야로 진출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하다가 결국 최악의 결정을 내렸다고, 시덱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AT&T는 휴대전화 사업과 케이블 텔레비전으로 진출하면서 너무 많은 돈을 지불했다고, 시덱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AT&T는 케이블을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마지막 수단으로 보고 천 억달러를 들여 2개의 케이블 텔레비전 회사를 인수했지만, 결국 그 절반 가격에 매각하고 말았다고, 시덱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이밖에도 최근 각 산업 분야에서 초대형 인수 합병이 뒤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라 일자리를 잃는 사람도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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