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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설 명절을 맞이하는 미국내 아시안들의 표정 - 2005-02-08


미국내 시사 동향과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영권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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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오늘 설날을 맞았습니다만 이곳 미국에서는 설 분위기를 거의 느끼지 못해서 좀 애석합니다.

답 : 미국에 약 2백만명의 한인 동포들이 살고 있고, 또 설을 ‘춘제’란 이름으로 세고 있는 중국계 이민자들도 수 백만명이 되지만 아쉽게도 국가 또는 지역 공휴일로 인정받지 못해서 명절분위기를 느낄 수는 없습니다. 미국 사회에서 영향력이 큰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명절을 공휴일로 지정받아 행사를 갖는 것과 비교해 보면 좀 아쉽기도 합니다. 하지만 뉴욕과 로스엔젤리스 등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지역별로 크고 작은 행사들을 갖고 있고, 일부 식당에서는 떡국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설 분위기를 더러 느낄 수 있습니다.

문 : 뉴욕에서는 설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이 준비되고 있다죠?

답 : 뉴욕주 최초의 아시안계 하원의원인 중국계 지미 멍 의원이 아시안 이민자 대표들과 함께 설을 지역 공휴일로 지정하고, 공립학교를 휴교하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뉴욕 지역 한인 언론들은 뉴욕에서 아시안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된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지난 6일에는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뉴욕 타임스가 설을 준비하는 아시안 이민자들의 사진과 명절 풍경을 지역보도란에 크게 보도해 미국 주류사회에서도 설 명절에 대한 인식이 높아가고 있음을 반영했습니다.

문 : 뉴욕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도 하루 빨리 설이 공휴일로 지정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음 얘기를 해볼까요. 최근 미국내 주립 대학들이 학부생들에게까지 기부금을 내달라는 운동을 벌이고 있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얘기인가요?

답 : 대학이 재학생들로부터 기부금을 받는 문화는 주로 부유층 학생들이 많은 사립대학에서 실시해오던 관행이었습니다. 주정부의 자금으로 운영되는 공립계통의 주립 대학들은 그동안 주로 대학원이나 학교를 졸업한 동문들에게서 기부금을 받아왔었습니다. 그러나 최근들어 재정 압박과 타학교와의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는 학교당국의 고육책으로, 이제 갓 입학한 1학년생들에게까지 기부금을 요구하고 있어서 학생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 : 대학 당국이 어떤 명목으로 기부금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답 : 주로 장학금 확대와 학교 발전 명목입니다. 예를들어 미국 남부에 있는 알라바마 대학은 올해부터,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21,000 명의 학부생들에게 적어도 2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내달라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학교 당국은 우수한 학생들의 유치와 일반 가정에서 처음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자녀들에게 장학금 혜택을 주기 위한 명목으로 이러한 기금을 모으고 있다고 말합니다.

또 일부 대학들은 학교 시설 지원 명목으로 20-30달러의 기부를 받고 있고, 역시 남부 조지아 대학의 경우는 4학년생들에게서 대학 환경 개선 명목으로 35달러에서 50달러의 기부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 1학년생들에게 까지 손을 벌리고 있는 이런 상황! 또 그 원인에 대해 학교 당국과 교육 전문가들은 어떤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까?

답 :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학교에 돈이 없다는 것입니다. 미 중서부의 인디애나 대학에서 학교 기부 담당자로 일하고 있는 팀 세일러씨는 대학 예산의 부족 원인으로 정부 기금의 개혁을 지적합니다. 즉 주민들이 낸 세금이 교직원들의 임금 인상과 치솟는 의료비용으로 충당되면서 주 정부의 예산이 매우 빡빡해 졌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학교 운영비를 주정부에 많이 의지하고 있는 주립 대학들로서는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눈을 등록금 인상과 민간 기부금 확대로 돌리고 있다는 것이 세일러씨의 설명입니다. 이러한 추세의 영향으로 작년 미국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률은 평균 10.5 퍼센트를 기록했습니다.

문 : 학생들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 : 매우 못마땅하다는 분위기입니다. 미국의 많은 공립대학 학생들은 등록금과 생활비를 부모에 의지하지 않고, 은행에서 융자를 받거나 자신들이 직접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버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학생들은 졸업후 취업을 하게되면 모교에 기부금을 낼 의사는 있지만 지금 당장 기부금을 내라는 처사는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학교당국은 기부금이 커피 한 두잔 정도의 값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학교의 방침은 단지 재정적인 이유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남부, 어번 대학(Auburn Univ)의 코디네이터인 그레햄 스미스씨는 이러한 조치는 학교에 기부 문화의 전통을 설립하는 좋은 계기가 된다며, 학생들은 대학이라는 큰 기관이 자금을 통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알수 있는 교육의 가치들도 배울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과연 미 주립 대학들의 이러한 기금 확대 운동이 여러 부정적인 시각들을 극복하고 얼마나 성과를 거둘수 있을지 미국인들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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