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은 김영권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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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미국 텔레비젼 토크쇼 진행자이자 코메디언 쟈니 카슨이 23일 79세의 일기로 사망했습니다. 미 언론들은 24일 그의 사망 소식을 머릿 뉴스로 크게 보도하면서 그의 생애를 조명하는 특집기사들을 내보내고 있는데요. 쟈니 카슨이 어떤 인물이고, 왜 미국인들로부터 그렇게 사랑을 받는지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답 : 쟈니 카슨은 미국 텔레비젼 토크쇼의 제왕이라고 불릴정도로 20세기 후반 미국 텔레비젼 토크쇼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기 코메디언입니다. 소년의 티를 채 벗지 않은 동한의 얼굴에 이를 드러내놓고 히죽거리며 웃는 그의 미소는 이제 역사속으로 들어가게 됐다고 미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쟈니 카슨 하면 미국인들은 그가 1962년부터 92년까지 30년가까이 진행했던 NBC 방송의 투나잇 쇼를 먼저 떠올립니다. 이 한 프로그램으로 그는 당대 최고의 연봉액을 기록한 TV 진행자가 됐었고, NBC 방송이 70년대 투나잇쇼 한 프로그램으로 올린 소득이 방송사 전체 소득의 17 퍼센트를 기록할 정도로 미국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연예인입니다.
연예 잡지 ‘엔터테이먼트 위클리’ 는 그의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동안에는 미국의 부부들이 투나잇쇼를 보느라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기 힘들었다는 사실을 설문조사를 통해 보도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프로그램에 젊은 코메디언들을 대거 등용하고, 유명 정치인이나 연예인들을 모방해서 흉내내는 특별 코너를 처음으로 고안해, 토크쇼의 새로운 쟝르를 개척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습니다. 그의 토크쇼의 출연했던 많은 초대 손님들은 쟈니 카슨처럼 재치와 민첩함을 가지고 대본에 상관 없이 사람을 웃기고 울리는 재주꾼을 앞으로는 다시 만나기는힘들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문 : 부시 대통령도 쟈니 카슨의 사망에 애도를 표했다죠?
답 : 부시 대통령은 24일, “쟈니 카슨은 참 편안하면서도, 미국인들의 가정에 용기를 북돋아주었던 진행자라며 그의 재치와 통찰력은 미국인들에게 웃음과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미국인들의 삶과 여가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쟈니 카슨은 사실 그의 토크쇼를 통해 정치적으로도 미국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닉슨 대통령의 워터 게이트 사건시절 이를 비판적으로 풍자하는 말을 자주 해서, 일부 미국인들은 지금도 닉슨 대통령의 낙마 원인중에는 쟈니 카슨의 젭도 한 몫을 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카슨은 또 1988년 젊은 나이에 알칸소 주지사에 막 당선돼 주목을 받았다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지루한 연설을 해 혹평을 받고있던 클린턴 전 대통령을 자신의 쇼에 초대 손님으로 초청해 클린턴을 일약 전국적인 스타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클린턴은 토크쇼에서 쟈니 카슨과 입심 대결을 벌이며 특유의 재치와 지식으로 청중들을 웃겼고, 섹스폰으로 ‘썸머 타임’이란 곡을 직접 연주해 뭇 여인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클린턴 자신도 당시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쟈니 카슨쇼에 출연했던 20분이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여했던 이틀 간의 시간보다 자신의 정치경력에 더 큰 영향력을 미쳤다”고 고백하기도 했었습니다.
문 : 외적으로는 이렇게 미국인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지만 가정 생활은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한데요.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답 : 미국 가정에 웃음을 선사했지만 스스로는 이혼을 세 번이나 하고 결혼을 네 번 하는등 결코 평탄치 못한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마지막 결혼은 60대 초반에 자신과 30 년 가까이 차이가 나는 30대 중반의 현 부인과 결혼식을 올려 눈총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또한 토크쇼에서 물러나기 1년전인 92년에는 둘째 아들까지 교통사고로 잃어서, 스스로도 좋은 아버지와 남편은 되지 못됐다고 인정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개인적인 문제때문인지 쟈니 카슨의 손과 입에는 늘 담배가 따라다녔고, 결국 흡연과다로 인한 폐기종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됐습니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이런 불행한 가정사에도 불구하고 쟈니 카슨이 미국 텔레비젼 역사의 한 획을 장식했다는 사실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언론들은 미국 토크쇼의 역사를 새롭게 쓰면서 미국인들에게 늘 웃음을 선사했던 그의 해맑은 미소! 그리고 그의 후임이자 현재 투나잇 쇼의 진행을 맡고 있는 제이 레노 등 무명의 코메디언들을 화려한 스타가 되도록 배려했던 그의 후배 사랑은 미국 토크쇼의 제왕이란 이름으로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