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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동구권 포용하는 유럽연합, 독일 통일에서 얻은 교훈들 - 2005-01-22


유럽연합은 동방으로의 [빅뱅] 확대를 시작하면서 구 소련 위성국가를 통합시키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같은 유럽 연합의 확대보다 15년 앞서 독일은 동서 체제를 통합하는데 유럽연합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유럽연합 관리들이 독일 통일에서 얻은 성공과 실패의 교훈이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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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독일은 동서 냉전으로 거의 50년동안 나라를 분단했던 장벽을 철거했습니다. 이를 지켜보면서 많은 학자들과 정치인들은 동서독을 가로막았던 철근 콘크리트 장벽이 사라진 것만큼이나 빨리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장벽도 사라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독일 정부는 현재까지 모두 5조 5,000억 유로의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고, 이 같은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서독의 모든 봉급생활자들은 새로운 단결세를 부담했습니다. 하노버 대학교의 미카엘 베르츠 정치학 교수의 말입니다.

“한쪽이 많은 자금을 투자하면 두 사회가 서로 익숙해져 경제적으로 다시 생산적인 상태가 될 것이라고 믿은 것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베르츠 교수는 통일 독일의 꿈은 아직도 완전히 달성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전 서독의 복지제도를 동독인들에게도 적용하면서 동독 인들의 삶의 질은 많이 개선됐지만, 한편으로는 노동력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고 지적합니다. 일부 동독 도시의 실업률은 거의 20%에 육박하고 있으며, 많은 젊은이들이 계속 서독으로 떠나고 있습니다. 베르츠 교수는 자극요인이 없다는 것도 동독의 경제가 불안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독일의 예를 본다면, 모든 정책은 동독을 위해 추진됐습니다. 동독에 새로운 관료체제와 정치제도가 도입됐습니다.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은 국가에서 보조금을 받았습니다. 동독 주민들이 실제로 할 수 있는 결정은 기본적으로 아주 한정돼 있었습니다.”

한편 다른 중부와 동부 유럽국가들은 지난 15년동안 경제적 정치적인 개혁방법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통일 독일로부터 좋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이들 국가의 대부분은 지난 2004년에 유럽연합에 회원국으로 가입함으로써 이제 유럽연합의 총인구는 4억 4천500만명으로 급팽창했습니다.

베르츠 교수는 현재 유럽연합이 신규 회원국들에 쏟아붓는 자금은 앞서 독일정부가 동독에 쏟아부은 자금 규모보다 훨씬 적다고 말합니다. 다시 베르츠 교수의 말입니다.

“다른 동구권 국가들은 상당한 정치적 수준과 경제적 독립성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장기적으로 이는 그들에게 유익하게 작용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많은 중부 및 동 유럽국가들이 그들의 장래를 낙관하고 있지만, 이들이 모두 서방 국가들에 의해 환영을 받고 있는 것으로 느끼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일부 국가들은 아직도 차별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독일의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신문의 마티우스 루프 워싱턴 지국장은 서구 유럽연합 국가들이 독일 통일에서 얻을수 있는 긍정적인 교훈은 존재한다고 지적합니다.

“서독 국민은 동독에서 그들의 형제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다시 우리와 완전히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이날을 기다려 왔으며, 이제 여러분은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같은 생각이 다른 유럽 국가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과거 유럽은 독일처럼 분리돼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헝가리와 슬로바크, 그리고 그후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에게 까지도, 여러분이 유럽으로 되돌아온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루프 지국장은 서구는 좀 더 적극적으로 동구를 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루프 지국장은 이 같은 열정이 없으면 유럽연합 통합은 과거 철의 장막의 양쪽에서 표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많은 동유럽 국가들은 서서히 고개를 드는 경제위기와 어려운 복지제도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루프 지국장은 통일된 유럽이 이 같은 문제에 공동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범 대서양 대화증진 정치 기구인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재단]의 디이터 데트케 전무이사는 동유럽 사람들 사이에는 유럽 통합을 강력히 지지하는 세력이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데트케 전무이사는 독일 통일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동유럽의 통합을 적은 비용으로 달성하는 방법을 배운 것이라고 말합니다.

“유럽연합을 독일식으로 확대하려고 했다면 우리는 경제적 성과가 변변치 못한데 대해 질리고 말았을 것입니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들면 구회원국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방법은 할 수가 없습니다.”

데트케 전무이사는 유럽연합의 확대는 결국 독일 통일보다는 훨씬 수월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하노버 대학의 미카엘 베르츠 교수는 이에 동의하지만, 서구의 모델을 동구에 그대로 접목하기보다는 새로운 문화적 정치적 경제적 가치를 동서 유럽이 함께 창출해 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이것은 동유럽과 서유럽을 모두 변화시킬 수 있는 질적으로 새로운 상황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과거의 벽을 허물고 서로 마음문을 열어 놓아야 할 것입니다.”

새로 유럽연합에 가입한 헝가리, 폴랜드 등 10개 회원국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며 갈수록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새로 가입을 추진하는 루마니아, 불가리아, 터키등은 이웃 유럽 국가들을 면밀히 주시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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