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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화제] 9-11 테러, 이라크 전쟁등으로 미국의 아랍어 공부 열기  고조 - 2004-11-12


9.11 테러와 이라크 전쟁 등으로 아랍지역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분위기 속에 아랍어를 공부하는 미국 학생들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미국내 아랍어 공부 열기를 문답으로 알아봅니다.

문: 과거에도 미국에서 아랍어에 대한 관심은 높았습니까?

답: 그러한 현상은 최근에 와서야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미 일간지 크리스챤 사이언스 모니터는 최근, 아랍어를 공부하는 미국학생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이 언어공부를 통해 아랍지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9.11테러를 기점으로 해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사실 9.11 테러 이전만 해도 미국인들의 아랍지역에 대한 관심은 그다지 높지 않았습니다. 물론 오일사태와 중동분쟁, 걸프전쟁등 여러가지 눈길을 끌만한 사건들이 있었습니다만 정작 아랍어나 아랍지역 공부를 하는 학생들은 적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9.11 테러를 분기점으로 해서 이런 상황이 바뀌고 있습니다. 미국 현대 언어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2002년 가을학기에 아랍어를 수강한 미 학생들이 1만 6백명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1998년에는 같은 기간 아랍어를 수강한 학생들은 5천 5백명에 불과했습니다. 또 현재 이집트 카이로에 소재한 아메리칸 대학에서는 480명에 달하는 미국 학생들이 아랍어와 아랍세계의 전반적인 학문을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문: 4년만에 두 배이상 아랍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증가한 셈인데요. 전문가들은 원인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답: 물론 9.11 테러의 충격으로 인해 중동을 알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이진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적됐습니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학생 봉사 활동 또는 기독교 단기선교 차원에서 팔레스타인이나 아프가니스탄 등지를 여행한 후 중동지역의 중요성을 깨닫고 아랍어를 공부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들어, 하버드 대학 재학중인 미미 아스네스란 유대계 여학생은 1년여동안 팔레스타인 여성 난민촌에서 봉사활동을 한 계기로 아랍어 공부를 시작하게됐다며 아랍어를 알기전과 배운 후에 느끼는 아랍세계는 완전히 다르다고 고백했습니다. 언어를 배우고 나서 팔레스타인들과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감대가 조성돼 그 들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자신이 만난 아랍사람들 또한 대화를 통해 자신뿐 아니라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도 바꼈다는 것입니다.

문: 미국 정부 입장에서보면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답: 이 때문에 미국 정부도 정부 차원에서 아랍문화를 공부하려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 프로그램들을 적극 후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 정부가 후원하고 있는 카이로 아메리칸 대학내 CASA(Center for Arabic Studies Abroad) 장학프로그램의 경우, 학비 전액을 수혜받는 장학생들이 9.11 테러 이전에는 15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40명으로 늘었습니다.

CASA의 제인압 타하 디렉터는 5년전만해도 입학시험지 답안을 완전히 채우지 못하는 학생들이 응시생의 절반이나 됐는데…지금은 모든 응시생들이 답안지를 채운다며 학생들의 언어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문: 아랍어를 공부한 미 학생들은 졸업 후 주로 어떤 곳에 취업을 합니까?

답: 학계나 중동지역의 미국계 개발회사, 또는 중앙 정보국 CIA 나 국방부 계열의 정부관련 직장에 취업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이렇게 아랍세계를 배우려는 미국 학생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미 외교정책에 있어 중동지역이 차지하는 중요성으로 봤을때, 아랍어를 배우는 학생수가 충분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예를들어 냉전시대 러시아어를 배웠던 학생들의 수보다 훨씬 적을뿐 아니라 현재 35만명의 미 학생들이 독일어를 배우고 있다는 사실과 비교해볼때, 만 여명의 학생수는 충분하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과 시리아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했던 에드워드 듀제르지언(Edward Djerejian)씨는 미국의 국무부 직원 가운데 아랍권의 텔레비젼 방송에 출연해 미국의 정책을 충분히 방어하고 설명할 수 있는 외교관은 단지 5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이라크전쟁,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사태, 이란의 핵개발 위협등 산재된 아랍지역 문제로 봤을 때, 아랍어와 아랍문화를 공부하고 또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미국에서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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