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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쉬 대통령이 세계패권 추구'  - 美대선 관련 첫 강경발언 - 2004-11-01


중국은 미국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1일, 돌연 부쉬 대통령이 세계패권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이라크전쟁이 국제 테러리즘과 인종적 분쟁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2일의 미국 대통령선거에 관해 중국이 처음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강경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중국의 외교부장을 역임했던 치안 치첸 부총리는 만일 미국이 “21세기는 미국의 세기라고 믿는다면 이는 환상”이라고 1일 말했습니다.

천 치첸 부총리는 관영 영자신문인 [차이나 데일리]지에 기고한 논평에서 부쉬 대통령의 대 이라크정책을 규탄하고, 이라크 전쟁을 가리켜 오만한 행동이라고 부르며 이라크전쟁은 미국의 인기를 떨어뜨리고 어렵게 획득했던 세계적인 국제 반테러 연대를 파괴했다고 말했습니다.

치첸 부총리는 국제사회 안보를 위해서는 테러위협에 대항하기 위한 이른바 일방적인 부쉬 닥트린은 철폐되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선거 전야에 나온 이같은 내용의 이례적인 중국 부총리의 논평은, 부쉬 대통령의 경쟁자인 존 케리 상원의원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미국 대통령 선거에 중국이 처음으로 입장을 공개 천명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동안 중국 관리들은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그에 관한 논평은 미국에 대한 내정간섭 행위에 버금간다고 말하면서 논평을 단호히 거부해 왔습니다.

일부 분석가들은 케리 후보가 당선될 경우, 중국이 무역마찰에 직면하게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부쉬 대통령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기로 한 중국측 결정에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홍콩과학기술대학의 데이빗 츠바이크 정치학 교수는 민주당 존 케리 후보가 미국 노조의 지지를 받고 있고 또한 미국내 일자리의 해외 이탈에 반대하고 있어 이같은 입장이 중국 지도층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으로 보였었다고 지적합니다.

즈바이크 교수는 케리 후보가 중국이 원하는 입장을 취하지는 않았다면서 어떤 면에서는 이번 선거에 중국측이 투표하게 된다면 도리어 부쉬 대통령을 선호하는 쪽의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였다고 말합니다.

중국 지도자들은 그동안 미국과 중국 두 나라의 무역관계를 증진하고, 또 미중관계의 최대 현안으로 간주하는 타이완 독립문제를 둘러싸고 미국 행정부의 반대입장을 천명해 왔다는 점에서 부쉬 대통령을 찬양해 왔습니다.

즈바이크 교수는 중국의 관영신문을 통한 논평이 국제정세에 있어서의 중국측의 점증하는 위상을 반영한다고 풀이하고, 사상 처음 중국정부가 세계 다른지역에서의 미국정책이 중국에게도 영향을 끼치게 될 것임을 직시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즈바이크 교수는 “파키스탄에서 납치된 중국인 인질이 살해되었고, 중국이 이제 수단 다르푸르 내전에 개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해외주둔이라는 측면에서 중국은 세계 다른 지역의 불안정이 전보다 훨씬 더 중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갑작스레 깨닫고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중국은 그동안 심심치 않게 부쉬 행정부의 이른바 일방주의를 비판해왔고, 지난해 미국 주도의 이라크침공에 대해 가장 격렬한 반대입장을 표명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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