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시사 동향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에는 현재 약 6백만명의 회교도들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대체로 보수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미국의 회교도들은 지난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조지 부쉬 대통령을 강력하게 지지했지만, 올해 대선에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 최근에 발표된 여론 조사 결과에서 드러났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답: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회사인 조그비 인터내셔날과 이 곳 워싱턴의 조지 타운 대학교가 미국 내 회교도 1800명을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76%가 올해 대선에서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를 지지한다고 대답했습니 다. 반면에 부쉬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7%에 그쳤습니다.
문: 지난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미국 내 회교도 대부분이 부쉬 대통령을 지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회교도들의 여론이 이처럼 극적인 변화를 보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무엇보다도 2001년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 이후에 시작된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반감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조지타운 대학교의 자히드 부카리 씨는 이번 조사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실제로 테러와의 전쟁이라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회교와의 전쟁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다수의 회교도들은 테러와의 전쟁이 회교를 겨냥한 전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카리 씨는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응답자의 35%만이 미국 주도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지지했고, 더구나 이라크 전쟁을 지지한 사람은 단지 13%에 불과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워싱턴 하워드 대학의 술레이만 은양 교수는 미국의 회교도 사회가 공화당 지지에서 민주당 지지로 돌아선 것은 주로 부쉬 대통령의 업무 수행에 대한 반감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은양 교수는 미국의 회교도들은 9.11 테러 공격과 그 이후에 회교도 사회에서 벌어진 일들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 부쉬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문: 그런데 이번 여론 조사에서 미국의 회교도들이 일부 분야에서는 공화당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답: 조지 타운 대학교의 존 볼 교수는 미국의 회교도들은 대체로 보수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만일 미국의 회교도들이 가정의 가치나 도덕, 동성 결혼 같은 국내 문제에 중점을 둔다면 공화당과 부쉬 대통령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고 볼 교수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많은 수의 응답자들은 미국 사회내에서 반 회교 정서 때문에 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대답했고, 또한 지난 2001년 12월에 발효된 포괄적인 반 테러 법안인 애국법에도 반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국내 문제도 부쉬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만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그런가 하면,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아성으로 간주돼 왔던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부쉬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늘고 있다는 여론 조사 결과도 발표돼서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답:흑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현안들에 관해 연구하는 기관인 [경제 정치 정책 합동 센터]가 20일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18%의 흑인이 부쉬 대통령에게 투표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같은 수치는 케리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응답한 69%에는 크게 못미치는 것이지만, 부쉬 대통령이 지난 2000년 대선에서 흑인들로부터 받았던 9% 지지에 비하면 무려 2배로 증가한 것입니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오하이오와 플로리다, 펜실베니아, 미시간, 네바다, 위스콘신 같이 숨막히는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격전지에서 흑인 유권자들의 표로 승부가 갈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문:그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이라고 풀이되고 있습니까?
답:이번 조사를 실시한 합동 센터는 이번 조사 결과에 흑인 유권자들의 보수적인 견해가 반영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조사 대상자의 49%가 동성간 결혼이나 시민적 결합에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게다가 케리 후보가 출신 지역인 매사추세츠 주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아직 낯선 인물이라는 점도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문:케리 후보와 민주당 측에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답: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케리 상원의원과 부통령 후보인 에드워즈 상원의원 모두 흑인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주당 측에서도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수 백만 달러를 쓰고 있습니다. 민주당 측에서는 3차례 대통령 후보 토론회를 통해 흑인 유권자들이 지지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면서, 케리 후보가 지난 2000년 대선 때 알 고어 후보가 획득했던 흑인 지지율 90%를 넘는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