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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자력기구,  '핵과학자 칸의 비밀조직 적발등, 핵기술 암시장  엄격단속' - 2004-09-08


국제 원자력기구 IAEA는 파키스탄 최고의 핵 과학자에 의해 운영되던 국제적인 핵 기술 암시장을 단속하는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IAEA는 외국인 중개업자들이나 민감한 부품들이 저장돼 있던 공장들로부터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독일, 스위스 등에서 관련자들에 대한 수색과 체포가 이루어진 것은 리비아에 핵 무기 개발 계획을 제공한 비밀 조직을 적발하는데 있어 중요한 돌파구가 마련되는 계기였다고,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당국자들은 밝혔습니다. IAEA는 이 비밀 조직을 가리켜 [핵 슈퍼마켓] 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슬람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파키스탄 핵 과학자 압둘 콰디르 칸 박사에 의해 운영되던 이 조직은 1980년대 중반부터 리비아와 이란, 북한 같은 나라들에게 핵 기술을 제공했습니다. 칸 박사는 지난 2월, 총리 과학보좌관 직에서 해임됐고, 전국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핵 기밀 유출을 고백했습니다.

IAEA 요원들은 지난 주에 남아공화국을 방문해, 남아공 당국자들이 칸 박사의 조직을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핵 밀매 의혹과 관련해서 독일인 기업가들에 관한 단서를 추적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제네바 안보 정책 센터의 샤흐람 츄빈 소장은 남아공화국이 연루된 것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남아공화국 같은 나라들은 상당히 발전된 핵 관련 기반 시설을 갖고 있던 나라로서, 1990년대 인종차별 정권이 붕괴되면서 핵을 포기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상당량의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장비와 기술도 상당한 수준일 것이라고, 츄빈 소장은 설명했습니다.

지난 해 리비아 정부가 약 5천만 달러를 들여 칸 박사로부터 핵 무기 설계도를 구입했다고 밝히면서, 핵 밀거래 시장의 자세한 내막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IAEA는 중동의 두바이가 핵 기술 이전을 위한 핵심적인 출하지점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지만, 아프리카와 아시아, 유럽, 중동의 많은 회사들과 중개업자, 금융업자들도 폭탄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핵 기술의 제작과 조립, 수송에 연루돼 있습니다.

IAEA는 그같은 소식에 충격을 받았고, 어떤 나라든 돈만 있다면 핵 구입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습니다. 1960년대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리비아가 파키스탄으로부터 구입한 설계도는 단순한 세탁물 가방에 담겨 리비아 정부에 넘겨졌습니다. 리비아는 올해 그같은 핵 무기 설계도를 폐기했지만, 그 설계도는 사본 중의 하나일 뿐이며 원본은 아직도 세계 어딘가로 떠돌고 있다고, 분석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칸 박사는 광석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야금학자 출신으로 1970년대에 서독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쳤습니다. 칸 박사는 벨기에 루벤의 카톨릭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핵 물질을 농축하는 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칸 박사는 1970년 대 중반 몰래 훔친 원심 분리기 설계도와 핵 무기를 위해 사용될 수 있는 기술들을 제공하는 회사들의 명단을 빼돌려 파키스탄으로 귀국했습니다.

칸 박사는 1980년대 중반에 중개인과 명목상의 위장 회사들로 이루어진 조직망을 구축했고, 이 조직을 이용해 원자 폭탄을 위한 농축 우라늄을 대량으로 수입했습니다. 그러나, 필요 이상으로 많은 우라늄을 수입한 칸 박사는 국제 암시장에서 이란 같은 나라들에게 남은 분량을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분석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IAEA는 말레이시아와 스리랑카, 러시아,중국, 스페인, 터키, 일본 등 약 20여개 국에서 의심가는 회사들과 개인들에 관한 단서를 추적하고 있지만, 보다 많은 정보가 필요하고, 또한 파키스탄의 여러 장소들에서 독자적인 실험을 실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파키스탄 정부는 그같은 요청을 거부하고, 자국 과학자들로부터 입수한 샘플만을 IAEA에 넘겨줬습니다. IAEA는 앞으로 칸 박사나 테러분자 같은 사람들이 폭탄 제조 물질을 획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보다 엄격한 통제를 원하고 있습니다. 전직 미국 관리 출신으로 국제 전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게리 새모어 소장은 그같은 일이 어렵기는 하겠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리비아나 이란, 북한 같은 나라들이 핵 정보를 획득한 후 지금 그같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분명 너무 늦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미국과 영국이 리비아와 협상을 통해 그렇게 한 것처럼, 그같은 개별 국가들을 핵 무기 개발 계획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볼 때는 너무 늦은 것만도 아니라고 새모어 소장은 지적하면서, 또한 그같은 조직을 폐쇄시킴으로써 추가 정보를 다른 나라들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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