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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마 빈 라덴의 형수, 사우디에서의 생활  회고한 신간 출판  - 2004-08-14


알카에다테러조직의 두목으로 사우디 아라비아태생인 오사마 빈 라덴은 국제적으로 지명수배를 받고 있는 핵심 테러분자들 가운데 한명입니다. 회교 전사와 테러 분자들에 미치는 빈 라덴의 강력한 영향력으로 인해 최근,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자라난 빈 라덴의 성장 환경에도 상당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러 가운데, 오사마 빈 라덴의 형수였던 한 여성이, 여성을 차별하고 종교적 극단주의를 선동하는 엄격한 사우디 아라비아 사회의 내면을 엿볼수 있는 새로운 창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오사마 빈 라덴의 큰 형인, 예슬람 빈 라덴과의 사우디 아라비아에서의 결혼생활을 회고한 신간을 펴낸, 칼멘 빈 라덴여사를 최근 미국의 소리 기자가 만났습니다.

페르시아와 스위스계 혼혈인 카르멘 빈 라덴씨는 지난 1974년에 오사마 빈 라덴의 형과 결혼한 후에 빈 라덴 집안의 일원이 되기 위해 사우디 아라비아로 건너 갔습니다. 카르멘씨의 저서 “Inside the Kingdom”, 즉 “왕국의 내부”는 예슬람 빈 라덴과의 9년간의 결혼 생활과 함께 1970년대 석유 경기 호황에 힘입어 사우디가 개방적인 현대 사회로 변모하던 시기의 삶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서구식 교육을 받은 카르멘씨는 사우디의 생활 방식에 적응하기 위해 이전의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집 밖을 나설때면 언제나, ‘아바야’라는 검은색 전통 의상 베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덮어야 했습니다. 운전을 할수도 없었고, 다른 사람과 함께가 아니라면 집 밖을 나갈수도 없었으며, 심지어는 길 반대편에 있는 다른 친적집을 방문할 수도 없었습니다. 카르멘씨와 다른 여성들은 친척관계가 아니면 다른 남성들과는 임의로 자리를 함께 할수도 없었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공부하고 그곳의 자유로운 삶의 방식에 익숙해 있던 카르멘씨로서는 다른 여성 친척들이 그같은 제약에 결코 저항한 일이 없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카르멘씨는 사우디 아라비아에 살면서 어느 누구도 사우디 문화의 근본에 대해 의문을 갖는 것을 본적이 없었다고 설명합니다. 사우디 문화가 최상의 방식이라는 오랜 사고 방식과 태도만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카르멘 빈 라덴씨는 사우디 아라비아에 사는 동안 석유 채굴로 벌어들인 막대한 부가 사막의 부족 왕국을 최첨단 현대 사회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목격했습니다. 카르멘씨는 그러나 그같은 변화들은 특히 여성에 관한 제약을 비롯해, 모든 보수적인 사회 전통의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지는 않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러한 사실은 카르멘씨로 하여금 어린 두딸의 장래를 걱정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카르멘씨는 서방인으로서 사회가 물질적으로 급변하는 과정을 보면서, 사회 변화에 따라 여성들이 개방되고 기본적인 변화를 모색할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일은,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때문에 카르멘씨는 어린 두딸의 미래를 걱정하기 시작했다면서 딸들이 원하는 삶을 영위하고 선택의 자유를 누리게 되기를 원했다고 말합니다. 사랑이 식게된 카르멘 빈 라덴씨의 경우는 문화적 차이점에 매료됐다가 바로 그 문화속에 갖혀버리게 된 많은 젊은 여성들에게는 그리 낯설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카르멘씨는 미국 유학 시절에 오사마 빈 라덴의 형인 예슬람 빈 라덴씨를 만났습니다. 카르멘씨는 그의 개방적인 사고 방식과 우아한 사교술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러나 예슬람씨는 사우디 아라비의 고향에 돌아가면서 이전의 보수적인 사고 방식을 되찾게 됐다고 카르멘씨는 설명했습니다. 1979년,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이후에 사우디 아라비아는 아프간을 지원하기 위해, 오사마 빈 라덴과 같은 급진 회교주의 성향을 지닌 종교 전사들을 동원했습니다. 카르멘씨는 가족들이 오사마 빈 라덴의 사상을 존경했지만, 때로는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사는 동안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가족과 형제 자매들은 항상 오사마 빈 라덴을 매우 종교적이고 존경할 만한 인물로 대우하곤 했다고 카르멘씨는 회고했습니다. 카르멘 빈 라덴씨는 2001년 9-11 테러 공격이 발생하기 이전에 이미 자신의 삶을 책으로 펴낼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딸들에게 자신이 왜 어린 그들과 함께 사우디 아라비아를 떠나기로 결심했는지를 설명히 주고 싶었다는 것입니다. 카르멘씨의 저서는 현재 여러 서방 국가들에서 베스트 셀러가 됐습니다.

카르멘씨는 오래전부터 책을 집필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왔다면서, 딸들에게 유년기 대부분 기간에 겪어야 했던 모든 어려움들을 직접 설명해 주고, 또한 자신이 사우디 아라비아 사회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딸들의 미래에 대한 어머니의 두려움이 무엇이였는지를 알려줘야 한다고 믿었다고 말했습니다. 카르멘씨는 빈 라덴이라는 이름이 이제는 ‘죽음, 파괴’등과 동일한 의미가 되어버렸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남편의 성을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카르멘씨는 빈 라덴이라는 성을 갖고 있지만, 오사마 빈 라덴의 이름과 같은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예슬람 빈 라덴은 1988년 카르멘씨와 이혼했습니다. 카르멘씨와 두 딸들은 그 이후로 한번도 사우디 아라비아를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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