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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주재 북한 외교관들 최초로 워싱턴 방문 - 한반도 평화 포럼 참석 - 2004-07-21


앵커 : 한반도 평화와 안전 포럼이 20일 이곳 워싱턴 미국 국회 상원의 덕슨 빌딩에서 열렸습니다. 이 포럼은 특히 유엔 주재 북한 대표단의 박길연 대사와 한성렬 차석대사가 참석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북한 외교관들이 미국국회 의사당에 모습을 들어낸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포럼을 취재한 김영권 기자로 부터 포럼의 논의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 이날 포럼의 핵심 쟁점이 무엇이었습니까?

김 : 3가지 공통된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우선 북한의 핵문제 해결에 있어 평화적인 방법이 선행되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국과 북한이 대화와 교류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양국이 보다 솔직하고 진지한 대화속에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보여야한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특히 지난 3차 6자회담의 성과에 대해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매우 고무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려 4차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날 포럼은 코리아 소사이어티와 진보적인 재미 한인단체인 재미동포 전국협회, 그리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전국 위원회 등 세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했고, 도널드 그레그 전 한국주재 미국대사와 잭 프리처드 전 대북한교섭담당 특사, 마커스 놀랜드 미국 국제연구소 선임연구원 등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미국 민주당 소속 조셉 바이든 상원의원과 공화당 소속의 커트 웰돈 하원의원, 그리고 한국의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 의원 4명이 참석했습니다.

- 유엔 주재 북한 외교관들이 참석해 주목을 끌었는데요. 이들이 어떤 내용을 발표했습니까?

김 : 북한의 뉴욕 유엔주재 박길연 대사는 약 10여분간의 주제 연설에서 북미간의 불신과 오해는 양국의 성취를 가로막는 가장큰 장벽이라면서 미국이 적대적인 대북한 정책을 철회하고, 서로간의 조건들이 충족된다면 북한도 핵계획을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대사는 지난 3차 6자회담 결과에 대해서도 고무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미국과 북한간의 기본입장만 주장했던 1.2차 회담과 비교할때 다른 분위기가 조성됐고 또 여러가지 제안들과 진지한 논의가 있었던만큼 참가국들 사이에 미래의 진전을 위한 공통 분모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전망에 동의한다고 말했습니다.

박길연 대사는 그러나 미국과 북한이 기술적으로 전쟁중인 상태에서 한쪽에게 일방적으로 핵계획을 해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협상의 자세가 아니라면서 북한이 줄곧 내세웠던 동결대 보상의 원칙을 거듭 주장했습니다

- : 미국측 의원들은 어떤 의견들을 제시했습니까?

김 : 이날 조셉 바이든 상원의원과 커트 웰돈 하원의원은 포럼 도중 잠시 회의장에 들려 자신의 견해만을 발표한 후 퇴장했습니다. 두 의원 모두 평소 부시 행정부의 대북한 강경책에 우려를 보였던 만큼, 대화를 통한 평화로운 해결책이 우선이라고 역설했습니다. 특히 지난 2002년 평양을 다녀왔던 웰돈 의원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채 북한내 인권문제와 마약밀매 등 현안들을 협상할 수 없다면서 양국간의 진지한 대화와 교류가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인 존 케리 의원이 외교정책의 주요 조언자로 꼽고 있는 바이든 상원의원은 미 국회는 공화 민주 정당에 상관없이 북한과 진지하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진지하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협상에 임하고 협정을 맺는다면 미국인들도 이에 대한 보상에 충분히 동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의원은 31년간의 자신의 상원 외교 협상 경륜을 강조하면서,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에 서명할 경우 즉각적인 보상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다른 한반도 전문가들은 어떤 견해를 보였습니까?

김 : 미국과 북한이 전통적인 불신을 깨고 진지한 협상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점, 평화로운 핵결책만이 최선의 길이라는 점, 그리고 동북아 지역국가를 넘어 국제사회가 핵문제 해결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통적으로 제기됐습니다. 특히, 지난 1.2차 북핵 6자 회담처럼 시간을 허비하는 자세는 지양되야 하고 필요하다면 미북 양자회담은 물론 당사국들간의 실무그룹 회의가 자주 열려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잭 프리처드 전 대북 교섭담당 특사와 웰돈 하원의원은 북한에 대해 미국 국회의원들과 다방면의 전문가들을 북한으로 자주 초청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프리처드 전 특사는 미국의 의원들과 전문가들이 이론뿐만 아니라 북에 직접가서 당국자들을 만나고, 북한을 알고 또 이해할 수 있을때, 북한측에도 도움이 되고, 양국이 지금보다 더 깊이있고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포럼에서는 또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가 북일 정상회담 이후 부시 행정부를 설득해 3차 6자회담에 진전이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일본의 긍정적인 역할론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경제 전문가인 마커스 놀랜드 국제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경제 개혁을 둘러싼 국제 여건들을 설명하면서 북한의 인권상황과 마약밀매, 노동권 보장등이 투명하게 처리되지 않을 경우, 세계 은행이나 국제 통화기금의 지원은 물론, 빈곤국들에게 우선적으로 제공되는 GSP 즉 일반 관세특혜도 부여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7.1 경제 개혁 조치 같은 자체 개혁 도표들을 통해 국제기구의 문을 두드리기 보다는, 국제사회 경제조건에 부합하는 실질적인 조치들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지금까지 김영권 기자로부터 지난 20일 워싱턴 상원 건물에서 열렸던 ‘한반도 평화와 안전 포럼’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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