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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 국무부, 유엔주재 북 외교관들 워싱턴방문 허가 - 2004-07-20


앵커: 미국 국무부가 유엔주재 북한 외교관들의 워싱턴 방문을 지난주에 허가했는데요. 이들 외교관들이 정확히 어떤 이유때문에 워싱턴을 방문하는 겁니까?

기자: 20일 미 의회 상원 딕슨 빌딩에서 열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 포럼’ 이란 학술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섭니다. 이 포럼은 한미교류재단인 코리아 소사이어티와 진보적인 교포단체인 미주동포 전국연합 등 세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초 남북한과 미국의 국회의원들이 참여해 한반도 평화 방안을 모색한다는 취지와는 달리, 북한은 유엔주재 대사급 두명, 한국은 야당인 한나라당 의원없이 열린우리당 의원만 4명, 미국측은 주로 민주당 의원들과 온건-진보학자들만이 참석하는 등 평소 대북 강경책을 반대하던 의원과 학자들이 주로 참석할 예정입니다.

앵커: 당초 예상과는 달리 미국무부가…북한 주재 유엔대사들의 워싱턴 방문을 모두 허용한 배경에는 어떤 점들을 들 수 있습니까?

기자: 지난 3차 6자회담이후 다소 누그러진 미국과 북한간의 유연한 관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한반도 주변국가들이 회의때마다 양국간의 불신이 먼저 해소되야 한다는 공통된 지적을 해왔었는데, 미국의 이번 조치가 미국과 북한간의 신뢰구축과 외교적 해결방안을 찾는 가시적 성과의 일환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학술적인 이유를 제외하고는 북한 외교관들의 워싱턴방문을 가급적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한성렬 차석대사의 경우, 지난 80년대 말과 클린턴 행정부 시절 워싱턴을 방문했었지만, 이 역시 학술 교류 차원에서 이뤄진 방문이었습니다. 이번경우도 학술적인 목적을 갖고 있기 하지만 , 두 고위 외교관의 방문을 동시에 허가했다는 점에서 부시행정부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관성보다는 사안별로 각각 다르게 대응을 해왔던 미국의 외교정책을 볼때, 이번 조치를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포럼에서 어떤 사람들이 참가하게 됩니까?

기자: 앞서 잠시 말씀드렸다시피, 대북 강경책에 반대하고, 북한의 주장과 같이 양자회담을 통한 외교적 해결을 우선적으로 지지하던 인사들이 그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을 맡고 있는 도널드 그레그 전 한국주재 미국대사와 전 대북 교섭 담당 특사였던 잭 프리처드 브르킹스 연구소 객원 연구원, 마커스 놀랜드 미국 국제 연구소 선임연구원, 북한을 자주 방문하는 박한식 조지아대 교수, 언론인 출신의 존 오버도프 존스 홉킨스대 교수, 존 울프스털 카네기 진흥재단 연구원등이 참석합니다. 미국 국회에서는2년전 북한을 방문했던 커트 웰돈 연방 하원의원, 한국에서는 장영달 의원 등 열린우리당 의원 4명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앵커: 북한 외교관들이 이번 포럼에서 특별한 연설을 할 것이란 얘기는 없습니까?

기자: 클린턴 행정부 시절 대북 담당관이었던 케네스 퀴노네스는 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국의 대선전까지는 특별한 입장 변화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이곳 워싱턴의 싱크 탱크들 역시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따라서 내일 열릴 포럼에서는 기존의 대미정책 즉 대북 안전보장 요구과 미북 양자 협상을 통한 외교 해결책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한성렬 차석대사가 올초에 미국과 남북한의 3자 대화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점, 이번 포럼에 참석하는 학자들의 대부분이 미북양자회담을 적극 추진해왔다는 점, 그리고 주최측 가운데 하나인 진보성향의 미주동포 전국협회가 북한의 요구를 적극 지지해왔다는 점을 볼 때, 보수층들 사이에서는 이번 포럼의 파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건물안에서 북한이 부시 행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자리가 될 수도 있을것이란 것이 보수계의 지적입니다. 내일 북한 외교관들이 포럼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주목됩니다.

앵커: 미국대선에서도 색깔논쟁이 불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얘깁니까?

기자: 오늘 워싱턴 포스트는 머릿면에서 부시 대통령의 선거 캠프 대변인들이 민주당의 케리와 에드워즈 후보들을 가리켜 미국 역사상 가장 진보적인 후보들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이를 반박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부시 선거 진영은 워싱턴에서 발생되는 독립성향의 잡지인 ‘내서널 저널’(The National Journal)과 진보성향의 ‘민주주의 행동을 위한 미국인들’(Americans for Democratic Action)이란 잡지 분석기사를 인용해/ 존 케리와 존 에드워즈 의원이 작년 상원표결에서 가장 왼쪽에 치우친 의원들이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측은 진보주의자들이 반대하는 일부 법안에 케리 의원이 반대표를 던진 전례가 있는 만큼, 왼쪽으로 치우쳤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앵커: 진보논쟁 때문에 대선에 실패한 전례가 미국 역사에 있습니까?

기자: 현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을 들 수 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1988년 대선에서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부시 전 대통령이 상대인 민주당의 마이클 듀카키스 후보를 과거 실패한 진보적인 정책들을 지향한다고 경고하면서 전세를 만회해 결국 승리를 낚았다는 점을 예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1996년 대선때는 밥 돌 공화당 후보의 같은 전략이 클린턴 대통령에게 먹혀들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진보’ 색깔 전략의 성패를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앵커: 전문가들은 공화당의 색깔 공세의 배경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있습니까?

일부에서는 이번 대선의 빅 이슈들이 이라크와 경제안정에 있기때문에 색깔 공세가 별 효과를 거두기 힘들것이라고 예측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화당은 진보-보수 논쟁을 통해 보수성향의 표를 확고히 하고, 이들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끌어들이길 원한다고 정치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헌법 개정을 추진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입니다. 과연 이 진보 공세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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