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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한미군 감축안에 따른 향후 한국정치와 한미관계'  - 2004-06-09


최근 미국 정부로 부터 주한 미군 감축계획이 발표되면서, 한국의 보수세력은 충격에 휩싸이게 되었고 반면에 진보세력은 이를 한반도의 무장해제로 나아가는 긍정적인 방향이라는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한 한반도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이곳 워싱턴에 있는 민간 연구 단체, 부르킹스 연구소의 이숙정 객원 연구원은 최근 ‘한국 정치의 변화: 한미 관계의 복합성’이라는 주제로 열린 강연회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숙정 박사는 지난 4월 11일에 실시된 한국 국회의원 총선거는 한국 사회가 이념과 세대 그리고 지역적으로 양극화되어 있음을 여실히 나타내 주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근년들어 한국 정치계에서 지역적 양극화 현상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국내 개혁을 중시하고 북한에 동정적이며 미국에 비판적인 젊은 세대가 주축을 이루는 진보 세력과 국가 질서와 안정을 중시하고 북한을 경계하며 한미 동맹관계를 중요시하는 중장년층의 보수 세력사이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이 숙정박사는 설명했습니다. 이 박사는 또한 이번 총선 결과로 이른바 3김이 장악하던 지역주의에 근거했던 대립 정치가 완전히 막을 내렸다면서, 한국 정치가 앞으로 10년안에 2개의 정당이 이념을 둘러싸고 경쟁을 벌이는 양당 체제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이 박사는 진보 성향의 열린 우리당이 승리함으로서 한국 정치가 좌파 성향으로 치우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일축했습니다. 우리당이 비록 진보 성향으로 간주되기는 하지만 급조된 우리당 내부에는 중도 성향, 심지어 보수 성향을 가진 정치인들도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한국 국회는 이념에 따라 상반된 입장을 취하는 외교 정책 보다는 농민과 노동자 보호, 고용 창출, 재벌 개혁과 같은 국내 문제들에 역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이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이숙정 박사는 장차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이라크 파병과 주한미군 감축 그리고 무역과 투자에 관한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이라크 파병에 동의한 이래, 이라크 치안 악화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로 파병이 지연되어 왔다면서, 노대통령은 조속한 파병을 다짐하고 있지만 오히려 여당인 우리당이 파병 재검토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마찰이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최근 한미 관계 최대 쟁점들 가운데 하나로 부상한 주한 미군 감축 문제에 관해서 이숙정 박사는, 앞서 3차례에 걸친 감축이 모두 미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루어지긴 했지만, 현재 한국 정치가 북핵 문제로 민감한 상황이라 이번 감축은 이전과는 다른 문제점들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제는 감축 병력의 수효와 규모가 아니라 감축이 결정된 이면의 배경과 또 미국이 한국 정부에 이를 협의했는지 여부를 한국민이 어떻게 인식할지에 달려있다고 이숙정박사는 말했습니다. 이 박사는 한국인들이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 약칭 GPR에 따라 한미 양국간의 합의에 의해 주둔해온 주한 미군을 한국 정부와의 협의없이 동북 아시아 다른지역에 배치하려는 미국의 계획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보수세력은 심각한 충격에 휩싸였으며 심지어 중요한 동맹국으로 여겨온 미국에 대해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지만, 반면에 진보세력은 미군 감축으로 인해 방위 능력에 공백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한반도 무장해제로 나아가기 위한 계기로 삼으려 한다고 이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장차 한미 관계에 있어서 한미 양국간의 상호 이해 증진이 중요하다고 이 박사는 지적했습니다.

이숙정 박사는 미국은 현재 한국의 정치 상황을 반미 감정의 결과라거나 좌파 성향으로의 전환이 아니라 다양한 이념들이 제기되는 민주주의의 성숙 과정으로 평가해야 할것이며, 또한 평화와 통일을 향한 한국인들의 열망을 진지하게 받아드려야 할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박사는 한국은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동시에 자주 국방력을 갖추려는 자체 전략을 분명히하고 안보 문제가 정치 쟁점화 하지 않도록 국내 정치적 상황을 안정시키며 미래 한미 동맹에 관해 국가적 합의를 이룩해야 할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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