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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선거자금 개혁으로 부정부패 척결해야' -정치분석가들 - 2004-03-12


필리핀 대통령 선거가 한창 진행되면서 투표일을 약 2달 앞둔 가운데 고질적인 부정부패가 전면에 부각되고 있습니다. 현재 필리핀 대통령 선거는 돈 정치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이번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5명의 후보들은 제각기 많은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만연하고 있다고 말하는 부패문화를 청산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분석가들은 이같은 약속들이 투표가 끝난 후 하루 동안 길거리에 흐트러진 선거 포스터가 남아 있는 동안까지만 유효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치분석가이며 필리핀대학교의 랜디 데이빗 사회학 교수는 선거들이 부패를 조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데이빗 교수는 필리핀의 선거운동은 전적으로 개인의 후원자금으로 충당된다고 말하고 비용이 엄청 많이 드는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은 공직에 출마하는 사람들에게 정치후원자에 대한 많은 빚을 지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따라서 그들이 후원하는 후보가 당선되리라고 믿고 있는 정치 후원자들은 선거가 끝나면 당연히 이에 대한 특혜를 얻어내려고 한다고 지적합니다.

후보들은 모두 의무적으로 선거 기부금과 선거비용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러나 그같은 신고 내역을 입증할 수가 없다고 데이빗 교수는 말합니다.

데이빗 교수는 지난 1992년 대통령 선거의 비용에 관한 연구를 실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빗 교수는 여기에 인용된 자료들은 후보들이 선거 기부금액을 아주 축소해서 신고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데이빗 교수는 이 연구 결과 대통령 후보들은 한번 출마하는데 대략 미화로 350만 달러 내지 750만달러 상당이 소요되고, 상원의원 후보들은 400만 달러, 하원의원 후보들은 백만 달러 정도가 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작은 도시의 시장 출마자 한 사람이 쓰는 비용도 25만 달러 정도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필리핀 대통령의 한달 급료가 1천 2백달러이고 시장들의 급료가 650달러 정도인 것을 감안한다면 필리핀에 부정부패가 만연하는 것은 별로 이상할 것이 없다고 데이빗 교수는 지적합니다.

데이빗 교수는 이같이 필리핀에서 부정과 부패가 만연하는 것은 국회의원들이 자기 지역구에 예산을 배정하는데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정치 관측통들은 아주 빈번하게 선거 후원자들과 정치인들이나 그들의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금전적인 특혜가 주어진다고 말합니다.

필리핀 정부의 반부패기구인 옴부즈만즈의 시먼 마셀 국장은 부패한 정부 관리들이 필리핀의 또 다른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마셀 국장은 필리핀에는 독직사건에 대한 사회적 오명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지도적인 정치인들이 처벌되고 감옥에 가도 부정부패가 줄지 않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마셀 국장은 “필리핀에서 부패가 사라지지 않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거물들은 모두 빠지고 처벌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이런 현상은 결국 돈을 훔치려거든 좀 더 크게 훔치라는 교훈을 주게 되며 그러다 보니까 영향력있는 변호사들에게 돈을 갖다 바치면 그만큼 더 많은 돈을 거둬들일 수 있게 된다”고 말합니다.

부패와 싸우고 있는 [마카티 비지니스 클럽]의 길레르모 루즈 씨는 관료주의의 병폐가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루즈 씨는 또한 번거로운 관료 절차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개입되어 있어서 이것이 투명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루즈 씨는 “이런 구조적인 결함 때문에 사람들이 일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각종 규제와 번거로운 절차가 남아 있는 한,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뇌물을 싸갖고 가서 바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결국 독직과 부패를 조장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루즈 씨는 자동차 운전면허 발급과 여권 갱신 업무를 간소화한 결과 이 부문에서 부정부패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상의 3 사람들은 모두 선거자금 개혁은 필리핀의 부패를 줄이는데 크게 도움을 줄 것이라는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필리핀에서 차기 대통령이 경제계의 이해관계와 선거 기여자들에게 맞설 정치력을 갖게 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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