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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3명등 미국에서 '올해의 민주주의 상' 수상 - 2003-07-17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탈출한 뒤 북한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탈북자 3명과 한국의 비정부 기구인 북한인권 시민연합의 윤현 이사장이 16일 미국 민주주의 재단(NED)가 수여하는 올해의 민주주의 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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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주의 재단(NED)은 16일 이 곳 워싱턴의 상원 덕슨 빌딩에서 강철환씨와 안혁씨, 그리고 이순옥 씨 등 탈북자 3명과 한국의 비정부기구인 북한인권 시민연합의 윤현이사장 등 4명에게 2천3년 민주주의 상을 시상했습니다. 미국 민주주의 재단은 강제수용소를 폭로하고 북한의 인권이라는 대의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용기있는 행동을 인정해 이 상을 수여하게 됐다고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수상자 중 윤현 이사장은 지난 1996년에 북한인권 시민연합을 창설해 잊혀진 북한 인권의 희생자들을 돕기 위한 활동을 벌여왔습니다. 국제 사면위원회 한국 지부장을 지낸 윤 이사장은 북한의 인권 침해 상황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출간함으로써 북한 인권에 관한 국제적인 운동을 촉발시켰습니다.

윤 이사장은 수상소감을 통해 남과 북이 통일돼 모든 사람들이 자유와 번영을 누리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하면서 그날이 올 때까지 계속해서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비판을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강철환 씨는 아홉 살 때 할아버지가 반역혐의로 체포된 뒤 가족과 함께 요독 정치범 수용소에서 10년동안 생활하다가 열 아홉 살인 지난 1987년에 석방된 후 1992년에 한국으로 탈출했습니다. 올해 서른 다섯 살의 강철환 씨는 “평양의 수족관”이라는 책을 통해 어린 나이에 하루 12시간의 중노동에 시달린 수용소의 실상을 폭로했습니다.

현재 서울에서 조선일보 기자로 일하고 있는 강철환 씨는 북한에 있을 때는 자유와 인권과 민주주의를 몰랐다면서, 한국에 와서야 자유와 인권이 목숨을 걸고 지킬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하고, 앞으로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올해 서른 다섯 살의 안혁 씨는 지난 1986년에 중국에서 북한으로 자발적으로 귀환해 당국에 탈출 사실을 자백한 후 간첩혐의로 체포돼 북한 국가보위부가 운영하는 비밀 수용소에 수감됐습니다. 지난 1992년에 북한을 탈출해 그해에 한국에 망명한 안혁 씨는 중국내 북한 탈북자들을 구출하기 위한 비밀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안혁 씨는 이라크 전쟁 때 독재자 사담 후세인 동상이 쓰러지는 모습을 회상하며, 북한에서도 그와같은 일이 벌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순옥 씨는 북한에서 공산당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물자 보급소장으로 근무하다가 1986년 횡령 혐의로 북한 당국에 체포된 뒤 개천 강제수용소에서 6년간 생활했습니다. 지난 1992년에 석방된 후 아들과 함께 한국으로 탈출한 이순옥 씨는 [꼬리없는 짐승들의 눈빛]이라는 책을 통해 수용소 실태를 고발했고, 북한 강제 수용소 실태를 폭로하는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습니다. 이순옥 씨는 자신이 석방되던 날 수용소 실태를 세상에 공개해 달라고 부탁하던 수용소 재소자들의 간절한 눈빛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민주주의 재단은 지난 1983년 창설된 민간 단체로 전 세계의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의 자금을 각국 비 정부기구에 지원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에는 빈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이, 그리고 지난 해에는 알제리의 나드젯 부다 등 이슬람 권의 여성들이 이 상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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