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에 발생한 9.11 테러 공격의 여파로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그들은 왜 그토록 미국을 증오하는가?’ 라는 질문이 되풀이해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고위 정보 관계자는 최근 그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담은 책을 펴냈습니다. 이에 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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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추종자들이 미국인들을 증오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미국의 조지 부쉬 대통령은 분명하고도 명쾌한 해답을 제시했습니다.
“그들이 우리를 증오하는 이유는 우리가 자유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맞는 어떤 방법으로든 신을 숭배할 수 있다는 생각을 사랑하고, 그같은 생각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우리를 증오합니다. 그들은 언론 자유와 자유로운 정치적 토론이라는 개념을 증오합니다. 그들이 증오하는 것은 바로 그러한 것들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자유를 사랑하는 한 그들은 우리 나라를 해치려고 시도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름을 밝히지 않는 채 [우리 적들의 눈을 통해서]라는 제목의 새로운 책을 펴낸 한 고위 미국 정보 관계자는 부쉬 대통령의 그런 생각과는 전혀 다른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자유를 증오하고, 우리의 행동보다는 우리의 존재 자체를 증오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같은 분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전적으로 틀린 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빈 라덴은 우리의 존재 보다는 우리의 행동에 증오의 촛점을 맞춤으로써 회교도 세계에서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우리 적들의 눈을 통해서]라는 제목의 이 책은 미국 중앙 정보국 CIA의 허가를 받고 출판됐고, 저자의 이름은 익명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20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고위 정보 관계자로 대부분의 기간을 아프가니스탄과 남아시아에서 활동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소리 방송의 인터뷰 요청을 수락했고, 인터뷰는 CIA의 허가를 받고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양측은 저자의 이름을 계속 밝히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은 단순히 미치광이 테러분자로 묘사되는 것과는 정반대로 매우 복합적인 인물이라고 말했습니다.
“빈 라덴의 천재성은 다음과 같은 사실에서 잘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즉, 오사마 빈 라덴은 ‘우리는 미국의 자유를 증오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을 공격해야만 한다’라고 호소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그는 ‘우리가 미국을 공격해야 하는 이유는 미국인들은 여성들을 직장과 학교에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지도 않았습니다. 빈 라덴은 중요한 적이나 우리와 맞서 싸우는 주요 이유로 우리의 문화나 사회를 지목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지목한 것은 구체적인 미국의 외교 정책 행동과 활동들로 이는 전 세계 많은 회교도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익명으로 [우리 적들의 눈을 통해서]라는 책을 펴낸 저자는 빈 라덴이 분명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에는 미국의 대 이스라엘 지원 감축, 아라비아 반도에 주둔중인 미군의 철수, 대 이라크 공세 중단, 원유와 천연 가스 등 회교 국가들의 자원에 대한 서방의 착취 중단 등이 포함돼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것들은 매우 분명한 정책입니다. 그 어떤 것도 무의미한 구호들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습니다. 모두 분명하고 구체적인 것들과 관련이 있습니다. 빈 라덴이 회교 세계에서 그처럼 효력을 발휘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자신이 선언한 목표들이 온건파나 보수파 혹은 진보적인 회교도 등 그 누구에게라도 어느 정도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다수의 항목들을 골랐습니다.”
알-카에다는 서방의 반 테러 노력으로 일부 중대한 타격을 받았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러나 빈 라덴의 전략은 통합된 테러 노력을 이끄는 것이라기 보다는 개별적인 단체들에 의한 공격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항상 그의 목표는 미국을 공격하도록 다른 회교도들을 선동하는 것입니다. 그는 지원과 훈련, 그리고 어쩌면 자금을 지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생각하는 최상의 방안은 전 세계 회교 단체들이 자신과 접촉하지 않은 채 미국인들을 공격하는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견해가 미국 정보 당국 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빈 라덴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그의 동기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해한다는 것이 반드시 동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이번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지 않습니다. 단지 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기 위한 노력이며, 이를 통해서 적에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는 최상의 기회를 국가에 제공하려는 것입니다.” 미국의 고위 정보 관계자인 그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이라크 전쟁을 가리켜 종교 전쟁으로 규정하기를 거부했지만, 빈 라덴이나 그의 추종자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