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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북한이 현 시점에서 핵 문제로 미국을 압박하는 이유는? - 2003-01-24


전 세계 여러 나라들은 북한 핵 위기의 외교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중요한 쟁점은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즉, 북한은 미국에 불가침 조약 체결을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핵 논쟁에서 불가침 조약 문제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는 배경 보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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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으로 하여금 직접 대화를 갖도록 만드는 방안들을 둘러싸고, 북한 핵 야욕을 둘러싼 분쟁을 해소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양측 모두 대화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대화의 조건 등을 놓고 양측은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공격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미국과의 불가침 조약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조지 부쉬 대통령은 미국은 북한 핵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 정부는 최근 몇 주동안, 다른 형태의 안전 보장을 고려할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나, 불가침 조약은 미국 의회의 비준이 필요하지만 미국 국회의원들은 북한 지도부를 불신하고 있기 때문에, 불가침 조약이 체결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이미 여러 차례 앞서 체결됐던 핵 협정들을 위반했음을 지적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9년전 체결된 미-북 기본 핵합의를 위반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에너지 지원을 받는 댓가로 핵 무기 야심을 포기하기로 약속했었습니다.

미국 정부로부터 부분적인 재정 지원을 받는 연구 단체 아시아 재단(Asia Foundation)의 한국 담당 스콧 스나이더 연구원은 미국이 북한의 불가침 조약 체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 중의 하나는 앞으로 대처하기 곤란한 전례가 생긴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만일 미국이 북한과 불가침 조약을 체결한다면, 세계의 다른 모든 나라들도 그같은 조약 체결을 위해 줄을 서게 될 것입니다.상황에 따라 이는 외교 정책이라는 측면에서 손발이 묶이게 되는 결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지난 해 10월,북한이 1994년의 기본 핵 합의를 위반하고 핵 무기를 개발하고 있음을 시인했다고 미국이 밝힌 이후, 현재의 위기 사태가 시작됐습니다. 이에 대응해 미국과 동맹국들은 평양측이 발전을 위해 필요로 하는 연료 지원을 중단했습니다.

이에 북한은 유엔 사찰단원들을 추방하는 한편, 동결했던 핵 시설들을 재가동하고, 또 핵 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체결된 핵 확산 금지조약, 약칭NPT에서 탈퇴했습니다.

많은 분석가들은 북한이 지금 이 시점에서 핵 문제로 압박을 가하는 이유를 여러 가지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지도부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 준비 및 사담 후세인 권좌 축출 위협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이란과 함께 이라크 북한을 가리켜 대량 살상 무기 개발을 추구하는 악의 축을 이루는 나라로 지목했습니다.

다른 정책 분석가들은 북한은 미군이 중동에서 대규모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동안 또 다른 안보 위협을 촉발하게 되면 더욱 신속히 워싱턴측을 대화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평양측은 국영 언론을 통해 미국을 끊임없이 비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이들은 대량 살상 무기를 동결하겠다는 북한의 거듭된 다짐은 다른 종류의 합의를 통해 시험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의 불가침 조약 체결 요구를 수용할 경우, 미국 정부는 남한에 주둔중인 미군 3만 7천명에 대해서도 재고해야만 할 것입니다.주한 미군은 지난 1950년 한국전쟁 때 처럼 북한이 남한을 침공할 경우, 남한을 보호하기 위해 현지에 주둔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은 50년전 휴전 협정으로 중단됐지만, 아직 평화조약은 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남북한은 현재 실질적으로는 전쟁 상태에 있습니다.

한국 통일 연구원의 최춘흠 연구원은 한반도 평화 유지에는 미군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최 연구원은 이론상 북한과의 불가침 조약은 미군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 그리고 가까운 장래에 미군 주둔은 한반도 안정에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또한 남북대화와 미북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남한에 미군 주둔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시아 재단의 스나이더 연구원은 타협적인 해결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광범위한 외교적 해결책으로 불가침 조항 같은 것이 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불가침 조약 체결을 요구했다고 해서 북한이 그것만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안전 보장이나, 또는 미국이 북한의 존재를 위협하거나 동요시키기 위해 전쟁을 벌이지는 않을 것임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미국 국무부의 존 볼튼 군축담당 차관은 최근 언론인들에게, 전면적인 협정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일종의 보장 조치같은 것이 현재 워싱턴에서 고려되고 있는 방안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볼튼 차관은 만일 그같은 약속을 서류상에 명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외교적으로 그렇게 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볼튼 차관은 아직 구체적인 방법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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