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국과의 1994년 제네바 핵합의에 따라 동결했던 핵 시설들을 재가동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12일 공개된 성명을 통해 최근 미국의 대북한 중유제공 중단으로 극심한 전력난에 직면하게 된 북한으로서는 자체의 핵시설을 재가동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이같은 발표에 관해 미 국무부 부 차관보를 지낸 로버트 아인혼씨와의 대담을 보내드립니다. 로버트 아인혼(Robert Inhorn)씨는 1994년 미국과 북한간의 제네바 협상에 관여했으며, 현재 민간연구기관인 전략 및 국제문제 연구센터 CSIS에서 국제 안보 담당 수석 고문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대담에 소병화 기자입니다.
*********************
Q:북한은 핵 시설들을 즉시 재가동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이같은 발표가 놀라운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우려가 되는 발표이긴 해도 놀라운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시다시피 한반도 에너지 개발기구 KEDO의 당사자들인 미국과 일본, 남한, 그리고 유럽연합은 1994년 기본핵합의에 따른 대북한 중유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북한이 기본 핵 합의 사항을 위반하고 농축 우라니움 프로그램을 부당하게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케도의 중유 중단 조치는 바로 이에 대한 반응으로 취해진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북한은 원자로 재가동 조치를 취함으로써 압력을 증가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이는 현명치 못한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흥정을 하기위해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불러내기 위한 의도였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는 북한의 오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쉬 행정부가 우라늄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북한과 흥정을 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쉬 행정부는 북한에 대해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눈에 보이게 그리고 검증할수 있게 해체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일단 북한이 이 당면한 문제를 해소하면, 미국은 쌍방간의 보다 광범위한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해 북한과 마주 앉을 태세로 있는 것입니다.
Q:북한이 핵시설 가동 결정을 그대로 추진한다면 1994년의 기본핵합의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A:기본핵합의에 과연 장래가 있는 것인지를 먼저 물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은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추진함으로써 이미 기본핵합의를 무효로 만들었습니다. 기본핵합의를 다시 궤도에 올려놓을수 있다고 상상하는 것은 여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12월 부터 대북한 중유공급을 중단하기로 한 미국 주도의 결정이 올바른 것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
A:다른 선택방안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으로 기본핵합의를 위반함으로써 미국에 대해 다른 선택의 여지를 남겨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케도 회원국들은 대북한 중유공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것이며, 앞으로의 중유 공급은 북한이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해제할 준비가 돼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Q:북한의 핵시설 가동 결정으로 1990년대 초반과 같은 새로운 핵위기가 초래될 것으로 보십니까?
A:그래서는 안되겠지요. 그같은 상황으로 이어질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모든 당사자들이 차분한 입장을 취해야만 합니다. 북한이 이번과 같은 결정을 발표했어도 이를 성급히 이행하기 위해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희망합니다.
Q:북한은 또한 자체의 핵시설을 재동결할지 여부는 미국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이같은 말이 의도하는 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분명한 것은, 북한은 미국이 대화에 동의할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이 이번의 불행스러운 위협을 그대로 이행하지 않을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Q:이번 북한의 핵시설 재가동 발표에 대해 부쉬 행정부는 어떤 대응책을 취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A:부쉬 행정부는 북한이 그같은 발표를 한데 대해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이웃나라들 즉, 남한과 일본, 러시아, 그리고 중국에 대해 북한으로 하여금 핵시설 재가동 결정을 이행해 나가지 않게 종용하도록 촉구해야 할 것입니다.
Q: 부쉬 행정부의 현 대북 정책이 효과적이라고 보십니까?
A:부쉬 행정부가 가하고 있는 일부 압력, 부쉬 행정부의 일부 강경한 발언들은 북한의 관심을 분명히 이끌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북한으로 하여금 보다 대화를 하고, 지역을 불안정케 하는 프로그램들을 감축 또는 심지어 제거하도록 하는 자세를 갖추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과 북한 양측이 궁극적으로 서로 타협할 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럴수 있으리라고 희망합니다. 그러나 북한이 먼저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해제해야 만 서로간의 타협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