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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르포]재건 작업 한창인 아프간 수도 카불-완전 복구에는 오랜 시일 걸릴 듯 - 2002-10-31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은 대략 23년간에 걸친 내전과 몇차례 전쟁의 참화로 인해 폐허화됐습니다. 이제 외관상으로나마 평화가 성취된 가운데 카불시는 재건을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기자가 카불 재건 현장을 직접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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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시 중심지 근방의 한 작업 현장에서 현재 골조만 남아있는 건물의 잔해들을 인부들이 제거하고 있습니다. 이는 카불시 재건의 힘든 과업이 시작된 가운데 요즘 카불시 도처에서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과거에 카불은 활기가 넘치는 도시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1990년대 초에 시작된 내전이 이 도시의 곳곳을 파괴하거나 큰 손실을 입혔습니다. 한 공터에 방치돼 있는 녹슨 전차들은 이들 전차가 거리를 분주히 오가던 시절을 연상케 해줍니다. 건물들에는 총탄 구멍들이 나 있고 유리창들이 멀쩡한 건물은 얼마 남아있지 않습니다.

도로들은 폭탄 구멍 등으로 군데군데 웅덩이들이 패여져 있어 자동차로 시내를 주행하면 여간 덜커덩거리지 않습니다. 전력은 기껏해야 이따금씩 공급되고 있습니다. 또한 상.하수도 체제는 일부 지역에서만 겨우 작동하고 있고 다른 모든 지역에서는 전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프간 임시 정부의 주택.도시계획 장관인 유세프 파쉬툰씨는 사실상 카불시의 도시계획 입안자입니다. 파쉬툰 장관은 수도 카불은 보수돼야 할 부문들이 너무 많아서 과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 것인지 파악하기 조차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파쉬툰씨는 가장 긴급한 문제점은 바로 주택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우리의 도시지역 최대의 문제점은 카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국적인 것으로 바로 엄청난 주택난입니다. 이 문제의 해결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몇백동 가량의 주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앞으로 2년 뒤에는 건설될 예정인 약 5만동 내지 10만동의 주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쟁으로 자기들의 주택이 파괴당한 사람들의 주택 뿐 아니라 카불로 상경한 수많은 피난민들의 주택들도 건설돼야 합니다. 농장들을 파괴당한 많은 난민들이 수도로 속속 상경함에 따라 카불시 인구는 더욱 늘어나 현재 3백만명 내지 4백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파쉬툰 장관은 전쟁 동안의 혼란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비어있던 주택들을 무작정 점거했다고 말합니다.

“어느 정도 규모의 어떤 주택이 딸린 토지든간에 카불에 있는 대부분의 토지들은 지난 10년 내지 12년 사이에 불법적으로 이미 점거된 상태입니다. 저기 산기슭에 들어서 있는 주택들을 포함해 현재 카불에 있는 주택들의 40% 이상이 실제로 이처럼 불법적인 주택들입니다.”

카불시 당국은 이같은 무단 점거자들을 쫓아버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대신, 카불시 근교에 ‘위성 소도시’들로 불리는 5개 주거구역 중 첫번째 주거구역을 건설하기 위한 야심적인 계획들이 수립됐습니다. 파쉬툰씨는 그 첫번째 주거구역은 공항 너머 카불시 동부 근교지역에 무려 50만명의 주민들을 위한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고소득 계층의 주택들이 혼합되어 건설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파쉬툰씨는 카불시의 전력 체제도 완전히 재건돼야 한다면서, 현재 카불시내 60% 내지 70% 지역에만 비규칙적으로 전력이 공급되고 있으며, 나머지 30% 가량의 지역에는 전기가 전혀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상.하수도 체제도 재건돼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와같은 모든 재건사업을 위한 자금을 과연 어떻게 충당할 수 있겠습니까? 파쉬툰씨는 이와같은 프로젝트들은 국제 원조단체들로부터 충분한 원조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민간 기업들이 그 해결책이 돼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불행하게도 원조제공국들이 도시개발에는 그리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기대하는 규모의 원조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원조제공국들은 맨먼저 또한 보다 큰 규모로 경제개발을 가져다 줄 장기적인 유형의 프로젝트들에 대체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나라는 물론 구호 측면에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쟁지대로서의 그토록 오랜 세월에 뒤이어 카불시는 마침내 서서히 그리고 멈칫거리면서 복구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카불이 완전히 정상을 되찾기 까지는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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