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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육십년 세월에 부쳐본다---이 대규 - 2002-04-21


미국의 소리 방송 육십년 세월에 부쳐본다

그대를 바라보노라 저녁 노을 비단결 만큼이나 그대는 장엄하고도 빛나리요 육십년의 긴 세월이야 그리 짧지는 않았으리

그 옛 어느 날 메마르던 대지 위에 씨앗 하나가 뿌려졌었다 잎이 돋고 가지가 자라더니 육십 배 칠십 배 아니 백배나 되었더라

그리고는 세월은 흘러 무던히도 스쳐간 육십 년에 굴레들 지나온 역경의 세월이야 그대에게는 몸부림의 연속이었거늘 그대가 전해준 깨알같이 수많았던 사연들은 그동안 말을 못하던 이에게 새 입술을 귀 먹은 이에게 한 줌의 메아리가 되었었지

이제 그대가 우리 곁에 있음에 그대에게서 우러나오는 끝이 닿은 샘물마저도 우리는 아낌없이 마시리 그리고 피어나리라

지난 날 아물했던 여명의 시대야 이제는 제 일 막으로 끝이 났고 오로지 우리가 바라던 것은 그대의 음성뿐이더라

그대가 가져다준 하늘의 꽃송이는 그간 말못하고 귀가 막혔던 이 백성들에게는 그렇게도 고대하던 달콤한 빗물이 되어 지금은 우리 엄마의 숨결이 되었구나

그대가 가져다 준 꽃송이에서 억만개의 홀씨가 피어나고 수많은 별 무리가 춤을 추며 환호하노라

이제 그대가 우리 곁에 있음에 우리는 무엇하나 부족하리요 그저 방그레 웃는 꼬마 인형처럼 동그마니 앉아서 또 한번 살포시 입맞춤을 해 보노라

밤이 새도록 꽃가루를 귓속에 담아가면서 동방의 흐르는 물소리와 서방의 숨소리를 한데 엮어서 귀를 채워 보노라 가슴속 저 깊은 곳까지 그리고는 이밤이 다 가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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