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약 2년 전부터 17차례 계속돼 온 금리 인상 행진을 멈추고, 현재 5.25퍼센트인 단기 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지난 8일 결정했습니다. 더 이상 금리를 인상할 경우, 성장이 둔화된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사실,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징후들에 신경을 쓰고 있는 금융 시장에서는 이미 통화정책의 변화를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그같은 평가에 동의하면서, 주택 시장의 냉각과 에너지 비용 상승이 경제 활동의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달라스 연방준비 은행의 총재를 지낸 밥 맥티어 씨는 오랫동안 지속돼 온 긴축 정책이 이제는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맥티어 씨는 금리를 높인다고 해도 물가인상 압력을 잡을 수 없을 것으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맥티어 씨는 통화 긴축 정책으로 물가인상압력에 맞설 수 없다면서, 금리를 인상한다고 해서 에너지 가격을 내려가게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경제에 압박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필라델피아에 있는 뱅가드 증권의 채권 시장 분석가인 켄 볼퍼트 씨는 다른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볼퍼트 씨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9월이나10월, 혹은 12월 회의 때 금리를 다시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경제 활동의 속도를 평가한 자료들을 지침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볼퍼트 씨는 다른 중앙은행들이 계속 금리를 올리고 있다면서, 그같은 현상은 미국의 채권 시장을 해칠 뿐 아니라 미국으로 유입되는 자본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인플레 율은 약 3퍼센트이고, 단기 금리는 5.25퍼센트입니다. 미국 경제성장은 앞서의 5퍼센트 대에서 크게 하락한 2.5퍼센트 수준으로 둔화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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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물가 인상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시장금리의 기준이 되는 콜 금리를 연4.25퍼센트에서 4.5퍼센트로 0.25퍼센트 포인트 인상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작년 10월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금리를 0.25퍼센트 포인트 씩 올렸습니다. 한국은행은 성명을 통해,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과 핵심 물가 상승 압력이 전체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과 고유가로 인한 물가 인상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콜 금리를 인상하면 시중의 각종 예금과 대출 금리가 연쇄적으로 올라가 기업과 개인의 대출이자 부담이 높아지고 경기를 냉각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이성태 총재는 앞으로 통화정책은 경기 등에 미치는 여러 변수들을 면밀하게 관찰해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추가 금리 인상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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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지난 7월달의 무역흑자가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퍼센트 이상 증가한 146억 달러의 새로운 기록이 수립됐다고 밝혔습니다. 수출은 22.6퍼센트 증가한 8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한 반면, 수입은 20퍼센트 증가한 657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스탠다드 차터드 은행의 스티븐 그린 선임경제학자는 아직은 물가가 급격히 인상되고 있다는 징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흑자 증가는 물가 인상 압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린 연구원은 그처럼 막대한 무역흑자가 기록될 경우 물가 인상 압력이 증대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모든 경제학자들은 바로 그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정부는 통화 공급을 줄이는 조치들을 취했습니다. 중국 중앙은행은 지난 4월에 금리를 인상하고 7월에는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높였습니다. 중국 당국은 또한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도 제한했습니다.
그러나 그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중앙은행은 지난 6월 말까지의 회수불능 채권이 1년 전에 비해 75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치솟는 무역 흑자는 다른 교역 상대국, 특히 미국과의 긴장을 초래하고 있는 가운데, 그린 연구원은 중국은 위안화의 재평가를 통해 무역 흑자와 물가인상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린 연구원은 중국은 어떤 전격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린 연구원은 중국이 통화 가치 절상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입장이라면서, 중국은 그렇게 할 경우 제조업 일자리와 가공업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그렇게 될 지 몰라도, 서비스 분야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가 생기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