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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안보 정상회의, 북한과 이란 핵 위협 제대로 안 다뤄’


전세계 47개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핵 안보 정상회의에서 북한과 이란의 핵 위협이 중점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일부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주재로 12일과 13일 이틀간 열린 제1차 핵 안보 정상회의의 핵심 주제는 핵 테러 방지였습니다. 현재 미국과 전세계 많은 나라들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테러단체들이 핵 물질을 탈취해 핵무기를 제조해 공격하는 핵 테러라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참가국 정상들이 핵 물질의 안전 확보 방안을 논의하고 최고 수준의 핵 안보체제 마련을 위한 국가 간 협력을 다짐하는 내용의 공동성명과 이행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의가 핵 물질의 안전 확보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한계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스티븐 래더메이커 전 미 국무부 국제안보.군축 담당 차관보는 12일 미국의 공영방송 NPR의 다이안 레임 쇼에 출연해, 핵 테러만큼 큰 위협은 북한과 이란이 핵무기나 핵 물질을 테러 단체들에 이전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레더메이커 전 차관보는 핵 안보를 강화하고, 테러리스트들에게 핵 물질을 도난 당하지 않도록 경계를 강화하자는 데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며,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핵 정상회의에서 가장 논란이 적은 영역에 논의의 초점을 맞춘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북한과 이란 문제는 진정으로 국제사회의 동의가 많이 필요하다며, 두 나라 문제가 실제로 더 큰 도전이라고 레더메이커 전 차관보는 밝혔습니다. 레더메이커 전 차관보는 따라서 이번 정상회의에 모인 47개국 정상들이 북한과 이란에 대한 조치를 논의했다면 회의가 더욱 더 인상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역시 이날 동일한 프로그램에 출연한 데이비드 생어 ‘뉴욕타임스’ 기자도 핵 테러리즘의 위협은 다차원적이라면서 (multi- dimensional), 하지만 이번 정상회의는 테러리스트들이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하거나 절도하는 차원의 문제만을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생어 기자는 이어 조지 부시 전 행정부를 비롯한 미국 정부는 오랫동안 핵 물질이 테러리스들의 수중에 들어갈 것을 우려해 이에 대응해 왔다며, 이번 정상회의에서 논의되는 위협이 전혀 새로운 차원의 위협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진보 성향의 싱크탱크인 플라우쉐어 기금의 조셉 시린시오니 회장은 핵 테러 대응 논의에서 불량국가들의 위협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잘못이며, 핵무기와 물질이 있는 모든 나라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시린시오니 회장은 특히 미국에 가장 위협이 되는 나라는 이란이 아니라 파키스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파키스탄은 정권이 불안하고, 60개에서 1백 개를 만들 수 있을 만큼의 많은 핵 물질을 보유하고 있으며, 급진 이슬람의 강력한 영향권 아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파키스탄이 정권 불안으로 전복되거나 분열된다면, 핵 물질이 누구의 손에 들어가겠느냐고 시린시오니 회장은 반문했습니다. 시린시오니 회장은 파키스탄의 핵 시설 60킬로미터 반경에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미국과 전세계 많은 나라들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핵 테러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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