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핵 안보 정상회의는 핵 테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전세계 47개국 정상과 대표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 회의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는데요. 이번 회의를 취재한 김근삼 기자와 함께 현장의 이모저모를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근삼 기자, 이번 핵 안보 정상회의를 치르는 동안 워싱턴 전체가 긴장된 분위기였죠?
답) 그렇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전세계 47개국과 유엔기구의 정상과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는데요. 미국이 이렇게 많은 나라들의 정상을 초청한 행사를 개최한 것은 1945년 이후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만큼 보안과 회의 준비에도 만전을 기했는데요.
회의가 열린 워싱턴 컨벤션 센터 주변은 철제 바리케이드가 설치돼서 차량은 물론 행인들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고요. 또 워싱턴과 주변 지역 경찰과 군 병력이 투입돼 도시 곳곳에서 보안 경계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교통과 출입이 통제되면서 워싱턴 주민들이 생활에 불편을 겪은 것도 사실인데요. 하지만 이번 행사를 치르면서 핵 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분위기입니다.
문) 각국 언론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죠?
답) 그렇습니다. 많은 나라 정상들이 참가했고, 또 핵 안보라는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만큼 세계 각지에서 많은 기자들이 컨벤션 센터에 왔는데요. 취재 지원을 위해 설치된 프레스센터는 수백 명의 기자들이 동시에 기사를 작성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였고요. 기자들은 각국의 시간에 맞춰 기사를 전송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번 회의는 12일 환영행사와 만찬을 시작으로 13일 본회의까지 이틀간 열렸는데요. 기자들의 취재가 허용된 행사는 본회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 기조연설과,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폐막 기자회견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본회의와는 별도로 각국의 기자회견이 수시로 진행되면서 컨벤션 센터 안은 시종 분주한 분위기였습니다.
문) 한국이 오는 2012년 열리는 2차 정상회의 개최국으로 결정되면서 이명박 한국 대통령의 기자회견도 관심을 모았죠?
답)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13일 개막연설을 하면서 한국의 차기 개최지 결정을 처음으로 발표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오른편에 앉았던 이명박 대통령은 이후 곧바로 짤막한 영어 연설을 통해 성공적인 회의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또 본회의 발언 후에 별도로 마련된 기자회견 장에서 회견을 가졌는데요. 한국의 차기 개최지 결정이라는 뉴스 때문에, 한국 언론 외에도 많은 외신기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국 정부 측은 예상치 못한 외신기자들의 참석으로 급히 통역을 마련하기도 했고요.
문) 이틀간의 행사지만, 많은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서 의전에도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답) 네. 백악관과 국무부 모두 굉장히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개별 환영식과 만찬 외에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9개국 정상들과 개별 양자회담을 가졌고요. 조 바이든 부통령도 각국 정상을 위한 오찬을 마련했습니다. 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각국 외무장관 등과 별도의 회담을 진행했는데요. 이런 모든 일들이 이틀 사이에 이뤄지다 보니 행사 일정이 매우 치밀하게 진행됐습니다.
또 각국 정상과 대표단들이 이동할 때마다 경호 차량들이 함께 이동하면서 회의장 외에 백악관과 국무부, 또 정상들이 묵은 호텔 주변에서는 수시로 교통 통제가 이뤄졌습니다. 이번 행사의 무게감은 13일 본회의 시작 전에 있었던 기념사진 촬영에서도 엿볼 수 있었는데요, 워낙 많은 정상들과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이다 보니 각국 정상이 인사를 나누고 촬영 위치에 서는 데만도 3분 가까이 걸렸습니다.
문) 끝으로, 이틀간의 일정을 모두 마친 이번 정상회의의 의미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요?
답) 앞서 말씀 드린 데로 이번 회의는 핵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처음으로 47개국 정상과 대표, 또 국제기구 대표들이 모인 역사적인 행사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핵 없는 세상을 중요한 외교적 목표로 정하고, 핵 감축과 비확산, 또 핵 테러 방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는데요.
최근 미국과 러시아 간의 새로운 전략무기감축협정 체결에 이어 중요한 외교적 성과라고 할 수 있겠죠. 또 다음 달 뉴욕에서 열리는 핵확산금지조약, NPT 평가회의를 앞두고 많은 나라들이 증가하는 핵 테러 위협에 공감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실질적인 이행 계획을 수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