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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왕따’ 여고생 자살 충격 일파만파


미국 학교에서 학생들 간 집단 따돌림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최근 10대 여고생이 같은 반 학생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면서 그 파장이 연일 확대되고 있는데요. 한층 강화된 조치를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 미국에서 여고생이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어요. 거의 3개월 전 일인데 문제가 더 커지는 것 같군요.

답) 예. 여전히 미국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인들, 특히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 사건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구요. 앞으로도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습니다.

) 한 여학생이 동급생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받다가 자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답) 매사추세츠 주의 작은 도시 노스햄튼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사우스 해들리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인 피비 프린스라는 여학생이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한 것이 발단입니다. 그런데 그 정도가 아주 심했나 봅니다. 가해 학생들은 책과 음료수병으로 프린스를 때려왔구요. 또 갖은 욕설을 퍼부으면서 수시로 협박문자를 보냈다고 합니다.

) 특별히 이 여학생을 괴롭힌 이유라도 있었답니까?

답) 프린스가 이민온지 얼마않돼, 학교에서 인기있는 미식 축구선수와 사귀었기 때문이었답니다.

문) 어이없군요.

) 예. 일부 여학생들의 질투심으로 시작된 괴롭힘에 곧 남학생들까지 가세했구요. 자살 당일까지도 프린스는 이들로부터 도서관과 식당, 복도에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하니까 안타까운 일이죠. 더 놀라운 것은 가해학생들은 프린스가 숨진 뒤에도 프린스의 인터넷 블로그에 악성댓글을 남겼다는 겁니다.

) 뭐라고 할 말이 없네요. 피해 여학생이 이민자 출신이었다고 하죠?

답) 맞습니다. 지난 해 여름 아일랜드에서 미국 매사추세츠 주로 이민을 왔다고 합니다. 교장의 표현에 의하면 똑똑하고 매력적인 학생이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프린스는 아일랜드 억양을 쓴다는 이유로, 또 미국 생활을 잘 모른다는 이유로 집단 괴롭힘을 받아왔습니다. 이 학생의 부모들이 정착한 매사추세츠 서부지역은 전통적으로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여학생이 그런 괴롭힘을 당했다니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 이방인 취급을 받았군요

) 예. 결국 동료 학생들의 이런 집단 따돌림이 프린스를 입학 4개월 만에 자살로 내 몬 것입니다.

) 미국에서 사회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는데 가해 학생들은 모두 가려졌나요?

답) 예. 9명의 남녀 학생이 연루됐는데요. 이 사건을 조사해 온 담당 검사가 지난 29일 이들을 폭행과 성희롱 혐의 등으로 모두 기소했습니다. 특히 남학생 2명에게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가 추가됐습니다. 여학생 3명은 청소년 비행 혐의가 적용됐구요. 이 사건을 조사해온 노스웨스턴 지방검사인 엘리자베스 시벨 검사의 발표 내용입니다.

동료학생들의 무자비한 행위로 인해 프린스가 학교에 다니지 못할 상황이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프린스에게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는 겁니다.

) 가해 학생들도 문제지만 이런 일이 벌어진 데 대해 학교 당국도 비난을 피하긴 어려워 보이네요.

답) 물론입니다. 더구나 일부 교사와 행정요원들은 프린스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교사들이 따돌림을 보고도 막지 못한데 대해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 당국은 사건 일주일 전에야 프린스가 집단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등 문제를 비껴가려는 듯한 태도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학교 관계자의 얘길 들어보시죠.

이 부분이 문제가 됐는데요. 프린스의 자살 원인을 꼭 집단 괴롭힘으로 볼 수는 없지 않겠는가, 조심스럽게 이런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 학교 측의 그런 미온적인 반응 때문에 학부모들이 들고 일어섰다는 소식도 전해졌죠?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나요?

답)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30%에 가까운 미국 청소년들이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괴롭힘을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거든요. 따라서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을 막는 전문 위원회를 구성하자는 것이 프린스가 다니던 학교의 학부모들의 주장입니다.

) 이 사건의 파장이 워낙 커서요, 학교뿐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 같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시민단체들은 학교마다 집단 괴롭힘 문제에 대한 교육을 하고 가해 학생들에게 강력한 법적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 프린스 사건을 계기로 매사추세츠주 의회는 학교에서의 집단 괴롭힘을 막기 위해 한층 강화된 조치를 담은 법안을 마련 중입니다.

) 미국에서 비슷한 이유로 10대 청소년이 자살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괴롭힘을 당한 10대 청소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는데요. 그 중에는 불과 11살, 13살 소년도 포함돼 있어서 충격을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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