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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북 특사, 북 핵 6자 회담도 논의 예정’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특사 자격으로 오는 9일부터 나흘 간 북한을 방문하는 린 파스코에 유엔 정무 담당 사무차장은 북한 당국과 6자회담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유엔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파스코에 특사가 북한에서 다룰 의제들과 관련 전망을 조은정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문) 조은정 기자. 파스코에 사무차장이 이번 방북 기간 중 북한 당국과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는 것 같군요?

답) 그렇습니다. 파스코에 특사는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 문제, 인권 문제, 안보 문제 등 현안을 다룰 계획이라고 유엔 사무총장실이 밝혔습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안보 문제가 다뤄진다는 것인데요. 유엔 사무총장실 최성아 부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최 부대변인은 1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파스코에 특사가 방북 기간 중 북한 당국자들과 “한반도 평화와 안보와 관련된 다양한 의제를 논의할 것이며, 북 핵 6자회담도 이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유엔과 북한 당국 간에 6자회담 등 한반도 안보 문제가 논의되는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한 일이 아닌가요?

답) 그렇습니다. 유엔과 북한 간에는 지난 2005년 7월, 당시 코피 아난 사무총장의 대북 특사인 모리스 스트롱 씨가 비리 의혹으로 물러나면서 고위급 대화 채널이 단절됐는데요, 그 이후 양측의 협상과 대화는 주로 인도주의적 지원에 국한됐습니다. 유엔의 한 당국자는 1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유엔의 고위급 인사가 반기문 사무총장의 의중을 북한에 직접 전하고, 또 돌아와서도 직접 보고할 것이기 때문에, 파스코에 특사는 북한 당국과 안보 문제를 포함해 과거보다 보다 포괄적인 의제를 다룰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 안보 문제를 다루게 되면 북한 측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나 철회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지 않겠습니까?

답) 북한 측이 그런 요구를 할 수는 있겠지만, 유엔 특사가 이에 대해 뚜렷한 답변은 제시하지 못할 것입니다. 대북 제재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을 포함해 회원국들이 표결을 통해 결정한 것이며, 사무국 소관은 아닙니다. 북한의 지난 해 4월 장거리 로켓 발사와 5월의 2차 핵실험에 대해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제재 결의 1874호는 북한의 무기와 관련된 수출입과 금융 거래를 차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문) 파스코에 특사가 이번 방북 기간 중에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만나게 됩니까?

답) 유엔 사무총장실의 최성아 부대변인은 구체적으로 북한 당국자 누구를 만나는지를 밝힐 수 없지만, 파스코에 특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을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문) 모리스 스트롱 전 대북 특사는 2003년 1월과 3월, 2004년 5월, 이렇게 세 차례 북한을 방문했었죠? 이후 거의 6년 만에 유엔 특사가 북한을 방문하는 것인데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답) 유엔과 북한 당국 간 고위급 대화채널이 복원되는 의미가 있는데요. 유엔 사무총장실 최성아 부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최 부대변인은 “이번 특사 방북의 가장 큰 목표는 북한 당국과 대화채널을 복원하는데 있다”며 “반기문 사무총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유엔과 북한이 실질적인 개입 (engagement)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 유엔은 북한에서 적극적으로 인도주의적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파스코에 특사는 방북 기간 중 유엔 기구 관계자들을 만날 계획이죠?

답) 예. 유엔 사무총장실은 파스코에 특사가 평양에 주재하는 유엔 기구 관계자들과 외교관들을 만나고 유엔이 진행 중인 사업현장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는데요. 현재 북한에는 유엔개발계획 UNDP, 세계식량계획 WFP, 세계보건기구 WHO, 유엔아동기금 UNICEF, 식량농업기구 FAO 가 상주 사무소를 두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UNDP는 북한 내 유엔기구들의 대표 격인 상주조정자 역할을 맡고 있고요.

문) 그런데, 파스코에 특사가 이번에 북한 인권 문제도 다루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북한은 지난 2004년에 유엔이 비팃 문타폰 씨를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으로 임명한 이후 거듭된 방북 요청을 거부해 왔지 않습니까?

답) 유엔 사무총장실의 최성아 부대변인은 파스코에 특사가 유엔이 발표한 보고서들을 토대로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총회는 지난 2005년 이후 5년 연속 북한에 대한 인권 결의를 채택했고요,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해 12월 북한 인권에 대한 첫 보편적 정례검토 UPR 회의를 열어 1백67개의 대북 권고안을 내놓았습니다. 파스코에 특사의 방북 기간 중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얼마나 깊이 있는 대화가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섣불리 예측하기가 힘든데요. 하지만 지금까지 유엔 차원에서 발표된 수 많은 대북 인권 관련 보고서들과 결의들을 북한 당국이 무시할 수 만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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