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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영국 노동당, 총선 앞두고 내분


영국의 집권 노동당이 총선을 앞두고 내분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전직 각료 출신 의원 두 명이 다른 노동당 의원들에게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의 신임을 묻는 비밀투표를 실시할 것을 촉구해 파문이 일었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영국 노동당의 집권 위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최근 집권 노동당 내부에서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흔들기' 움직임이 있었다고요?

답) 예. 제프 훈 전 국방장관과 패트리샤 휴잇 전 상무장관 등 전직 각료 출신 노동당 의원 2명은 지난 6일 고든 브라운 총리의 신임을 묻는 비밀투표를 실시하자고 당내 의원들에게 편지를 돌렸습니다. 이들은 편지에서 "노동당은 심하게 분열돼 있으며 총리에 대한 신임 투표를 하지 않고는 위기를 이겨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동료들과 상의해 본 결과 이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고 덧붙였습니다.

) 영국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번 사건이 총선과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답) 총선 일자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5월 6일이 유력하게 꼽히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프 훈 전 국방장관은 노동당의 지도력 문제가 총선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이 같은 재신임 투표를 제안했다고 영국의 BBC 방송에 밝혔습니다.

... that the Labor party goes into the general election with a very clear view of what we stand...

훈 전 국방장관은 "노동당이 총선에 임함에 있어 어떠한 가치를 대변하는지가 대중에 전달돼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지난 몇 달 간 지도력 문제를 둘러싼 잡음이 더 크게 들렸다"고 지적했습니다. 훈 의원은 "따라서 휴잇 의원과 나는 현 시점에서 이 문제를 확실히 매듭짓지 않으면 총선 유세에도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습니다.

) 이러한 제안에 대해 노동당 의원들은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답) 재신임 투표 제안은 일단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브라운 총리를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진 몇몇 의원들만 재신임 투표안을 지지했을 뿐입니다. 6일 저녁 훈 의원은 BBC 방송에 "노동당 의원들 대부분이 이번 기회를 포착하지 않았다"며 실패를 공개적으로 시인했습니다.

) 재신임 투표안에 맞서 고든 브라운 총리에 대한 지지 의사가 강력했던 것인가요?

답) 그렇지도 않습니다. 앨리스테어 달링 재무장관, 앤디 번햄 보건 장관, 알란 존슨 내무 장관 등 각료들이 재신임 투표설이 일반에 공개된 지 몇 시간이 지나서야 하나 둘씩 브라운 총리에 대한 미온적 지지 의사를 발표했는데요. 영국 언론들은 브라운 총리가 '미온적 지지'를 받았다고 평가했습니다. BBC 방송은 심지어 여섯 명의 각료들이 브라운 총리 퇴출 시도에 대해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속마음이었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 노동당 의원들이 브라운 총리 재신임 투표에 찬성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브라운 총리를 적극 지지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군요.

답) 예. 결국 이번 사건은 노동당의 분열상만 더욱 드러낸 결과를 낳았는데요.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브라운 총리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또 비록 이번 재신임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노동당과 브라운 총리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 브라운 총리는 취임 이후 줄곧 지도력을 의심받아 왔죠?

답) 예. 2007년 6월 토니 블레어 전 총리로부터 총리직을 계승한 이래 브라운 총리는 계속 역량을 의심받아 왔는데요. 지난해 6월에도 각료들이 대거 물러나면서 사퇴를 요구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브라운 총리는 이에 대해 개각을 통해 사태를 수습했는데요. 경기 침체, 재정적자 누적, 아프가니스탄 전쟁 희생자 증가로 노동당의 지지도가 영국에서 추락하고 있고 브라운 총리는 지도력 부재의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지방의회와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잇따라 참패해 브라운 총리는 더욱 궁지로 몰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 다가오는 총선에서 정권 교체가 예상되고 있다고요?

답) 예. 1997년 토니 블레어 총리 당시 노동당이 정권을 잡은 지 약 13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라프'지가 지난 1일 공개한 총선 관련 여론 조사에서 보수당은 46%의 지지를 노동당은 35%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같이 집권 노동당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 수준인데요. 다만 보수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제 2야당인 자유민주당과의 연정이 불가피합니다. 최근 고든 브라운 총리 재신임 투표 소동이 일어나자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은 조기 총선을 실시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Outro: 조은정 기자와 함께 영국 집권 노동당의 집권 위기 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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