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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 사태, 브라질에게 '기회이자 위기'


중남미 국가 온두라스에서 지난 6월에 군사 쿠데타로 축출됐던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이 이번 주 비밀리에 귀국해 온두라스 주재 브라질 대사관에 은신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이로 인해 중남미 최대의 정치적 위기인 온두라스 사태에 직접적으로 휘말리게 됐는데요, 이는 브라질이 중남미 지도국의 지위를 굳힐 수 있는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 브라질은 온두라스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답)브라질은 지난 6월에 발생한 온두라스의 쿠데타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는데요, 따라서 온두라스 임시정부가 오는 11월 실시 예정인 대통령 선거 결과도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셀라야 전 대통령이 피신을 요청했을 때도 전혀 주저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이던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오 다 실바 대통령은 셀라야 전 대통령이 브라질 대사관에 피신한 것으로 알려진 직후, 셀라야 전 대통령을 즉각 현직에 복귀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 unless there is more political will….

국제사회가 셀라야 전 대통령을 복귀시키지 못하면, 중남미에서 온두라스의 사례와 같은 군사 쿠데타가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 브라질이 셀라야 전 온두라스 대통령의 전격적인 극비 귀국에 관여한 것인가요?

답)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브라질 정부는 셀라야 전 대통령의 귀국은 물론 자국 대사관으로 간 것에 대해서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셀라야 전 대통령의 귀국 과정에 브라질 정부는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도 브라질이 셀라야 전 대통령의 귀국과 관련해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으며, 브라질 대사관에 머물기로 한 것도 직전에야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셀라야 전 대통령도 브라질 정부는 자신의 귀국 과정을 전혀 몰랐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셀라야 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 아닙니까? 셀라야 전 대통령의 극비 귀국에도 차베스 대통령이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 대사관 대신 브라질 대사관을 택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답) 셀라야 전 대통령의 치밀한 정치적 계산에 따른 선택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셀라야 전 대통령과 차베스 대통령은 여전히 확고한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온두라스 내에서 차베스 대통령의 급진적인 좌파정책과 반미 정책에 대한 반감이 큰 상황에서, 그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것이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아울러, 셀라야 전 대통령은 다시 권력을 되찾는 데 온두라스 사태에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 온 브라질을 선택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셀라야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선택에 따라

온두라스 사태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려던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시도에 어느 정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반면, 브라질은 이번 사태를 통해 중남미 지도 국가로서의 위치를 굳힐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죠?

답) 그렇습니다. 이번 사태는 브라질이 명실상부한 중남미 지도국가로서 우뚝 설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만약 브라질이 온두라스 사태를 즉각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면, 브라질은 큰 찬사를 받게 될 것이고, 많은 사람들은 브라질을 중남미의 확실한 지도국가로 인정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사실 중남미에서 가장 큰 나라이자 세계 9위의 경제대국인 브라질은 그 동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모색하면서 국제사회, 특히 중남미 지역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하는 나라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는데요, 지난 1998년에는 페루와 에콰도르 간 국경 분쟁을 성공적으로 중재했고, 지금은 브라질 군이 아이티 주재 유엔 평화유지군을 이끌고 있습니다.

) 그런데, 오히려 이번 일이 브라질에게 기회보다는 위기가 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데요,무슨 이유 때문입니까?

답) 브라질은 온두라스 사태 해결을 통해 국제적인 지위를 확고히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중재가 성공했을 때 가능한 얘기입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실질적으로 브라질의 중재가 성공할 가능성이 아주 적다고 보고 있고, 따라서 오히려 이번 일이 브라질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온두라스 임시정부와 셀라야 대통령 측은 몇 달 째 협상을 벌었지만 시각차가 워낙 커서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데요, 브라질은 양측 간의 협상을 진전시킬 만한 어떤 영향력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추가 폭력 사태까지 벌어진다면, 브라질은 바라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체면만 구기는 원치 않는 결과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연철 기자와 함께, 온두라스 사태가 브라질에게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엇갈리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는 소식을 자세히 알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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