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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적십자회담 이틀째, 이견 노출


남북한은 2년 만에 재개된 적십자회담 이틀째인 오늘, 몇 차례 접촉을 통해 추석 이산가족 상봉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협의를 벌였습니다. 남북 양측은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의 합의서 포함 여부를 놓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프레스센터가 마련된 서울 남북회담본부에 나가 있는 김환용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남북 양측이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부분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답) 네, 남북 양측 대표단은 어제(26일) 양측의 기본입장을 밝힌 전체회의에 이어 오늘(27일) 한 차례 수석대표 접촉과 두 차례 대표접촉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행사 등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벌였습니다.

하지만 일부 사안에서 양측이 이견이 드러났습니다.

한국 측은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형식으로 풀어가자는 내용을 합의서에 넣자고 제안했습니다.

한국 측 회담 관계자는 “어제 전체회의에서 제기한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위한 상호협력의 원칙에 따른 제안”이라며 “구체성 있는 제안이라기보다는 앞으로 새롭게 이 문제를 비중 있게 논의한다는 의지를 합의문에 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측 관계자는 “전쟁 시기와 그 이후 생사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의 문제를 합의서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그동안 2백 명의 이산가족 상봉단 명단을 교환할 때 납북자와 국군포로를 일부 끼워넣기 식으로 진행돼 왔는데 그런 방식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측 대표단은 이번 추석 상봉에는 기존 방식대로 이산가족 2백 명 명단에 납북자와 국군포로 20명을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북측은 이에 대해 이번 회담은 추석 상봉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해당 사안에만 논의를 집중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한국 측이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도 제기했다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한국 측 대표단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차원에서 추석 상봉 이외에 올 안에 최소 한 차례, 그리고 내년 설 개최를 제안하고 상봉 정례화를 합의서에 명문화하자고 요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일회성에 그쳐선 안 된다는 한국 정부 입장을 밝혔습니다.

[액트](hyk-act1 8-27)

“북측은 이번 회담에서 추석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 안을 현재 제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저희 측 입장은 이산가족 상봉이 추석 계기로 일회성으로 열려서는 곤란하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정례적으로 이산가족 상봉이 열려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고, 추가 상봉 문제에 대한 제기도 그러한 원칙에 따라서 제기를 했다고 이해를 해 주시면 맞겠습니다.”

하지만 북측은 이에 대해서도 추석 상봉에 대한 논의에만 집중하자는 입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북측은 어제 기조발언에서 추석 이산가족 상봉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역사적인 북남 선언들의 첫 이행과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내일(28일)로 예정된 회담 합의문에 6.15공동선언과 10.4 남북 정상선언이 어떻게 반영될지도 관심거리입니다.

문) 양측은 어제 추석 상봉과 관련해서도 일정과 장소 등에서 이견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답) 네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추석 상봉에 관한 한 남북 간 입장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이어서 후속 협의를 통해 조율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회담 관계자는 “날짜 조정 등 부분적으로 손을 볼 것이 있기는 하지만 절차적 문제는 큰 이견이 없다”며 낙관적인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남북 양측은 대표 접촉에서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명단 교환 등 필요한 일정을 계산하면서 상봉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전체회의 기조연설에서 한국 측은 한국 측 이산가족 상봉과 북측 이산가족 상봉을 각각 9월27일에서 29일, 10월6일에서 8일로 제안했고 북측은 10월3일에서 5일, 그리고 10월6일에서 8일까지 일정을 제안했었습니다.

문) 상시 상봉에 대비해 지난 해 7월 완공됐다가 한번도 사용 못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를 이번 추석 상봉 때 사용하느냐 여부도 관심거리인데요?

답) 네, 어제(26일) 북측은 완공 후 1년 넘게 사용되지 않은 탓에 한국 측이 단체 상봉 장소로 제안한 데 대해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때문에 수석대표인 김영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 등 한국 측 대표단 일행 20 여명이 오늘 오후 1시 40분부터 약 40분 간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에 있는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방문해 관련 시설을 점검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면회소 시설 관리를 맡고 있는 현대아산 관계자는 “약 1년 간 사람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지만 부분적으로 건물에 냄새가 나는 것 외에 별다른 큰 문제는 없다”며 “인원 제한 조치가 완전히 해결되면 한달 안에 정상가동이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시설 점검을 마친 뒤 김 수석대표는 “건물 상태가 괜찮은 것 같지만 면회소에 들어가야 할 집기의 경우 일부 주문제작이 필요해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며 “북측과 이산가족 상봉 행사장 문제에 대해선 좀 더 협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는 한국 정부가 제5차 남북 적십자회담의 합의에 따라 상시 상봉에 대비해 총 사업비 6백억원을 들여 지난 해 7월 완공했었지만 남북관계 경색으로 각종 집기와 통신시설이 갖춰지지 못한 상태입니다.

문)회담이 열리고 있는 금강산 호텔은 금강산 관광지구에 있는 시설 아닙니까?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그곳 표정도 궁금한데요.

답) 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1년 넘게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긴 금강산 온정리 관광지구는 을씨년스런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금강산 관광지구의 명물인 옥류관과 금강산 교예단의 공연을 선보였던 금강산 문화회관, 그리고 금강산 온천 등은 모두 굳게 문이 닫혀있었습니다.

매일 수백 명의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던 온정리 식당가와 편의점, 면세점들도 상인들이 모두 철수한 상태여서 마치 유령의 마을을 연상시켰습니다.

금강산 호텔은 모처럼 찾은 한국 측 대표단으로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이 곳에 배치된 북측 접대원은 모두 20 여명 정도인데요, 이들은 손님 접대에 소홀함이 없도록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한국 대표단에게 음식 맛과 방문 소감을 물으며 들뜬 기분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남북 대표단은 협의가 순조로울 경우 내일(28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최종 합의를 발표하고 제10차 남북 적십자회담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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