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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버마 땅굴 핵 시설 징후 없어’


버마가 북한의 지원을 받아 굴착 중인 것으로 알려진 땅굴 사진들이 공개된 가운데, 미국의 한 핵 연구소는 이 사진들에 핵 시설의 징후가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연구소 측은 그러나 정밀 기계류가 북한으로부터 버마에 도착한 정황이 있다며, 북한과 버마 간 핵 협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민간 핵 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 ISIS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지원 아래 굴착 중인 것으로 알려진 버마의 땅굴 사진에서 핵 시설의 징후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ISIS는 스웨덴 출신 바틸 린트너 버마 전문기자가 지난 6월 공개한 버마 땅굴 관련 사진들을 분석했습니다. 앞서 린트너 기자는 사진들에 북한 기술자들이 등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시설들이 양국 간 핵 협력에 연계돼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ISIS의 폴 브래넌 연구원은 11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지상에서 찍은 이 사진들에는 지하 또는 실내로 보이는 저장소와 댐 수문(penstock), 터널 입구 등이 보이지만, 핵 시설의 흔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중앙에 원자로 건물이 있고 그 둘레에 보다 낮은 지붕들이 있으며, 냉각탑을 갖추고 있거나 아니면 물가에 위치해야 하는데 이번에 공개된 사진들에는 그 같은 특징들이 없다는 것입니다.

브래넌 연구원은 ISIS가 자체적으로 버마의 군사도시들인 네이피도와 피인마마 (Pyinmama) 등에 대한 위성사진을 찍고 분석한 결과에서도 최근 몇 년 간 매우 많은 공사가 있었던 흔적이 있고 댐과 땅굴이 많이 포착됐지만 핵 시설과의 연계는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브래넌 연구원은 핵 개발 국가들은 공격을 받을 경우 핵 설비와 원료를 재빨리 이동하기 위해 인근에 땅굴을 짓는 경향이 있다며, 이란의 아스파한이나 나탄즈 핵 시설 인근에 땅굴이 건설되는 정황이 포착됐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버마의 땅굴 사진에서 핵 시설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해서 북한과의 핵 협력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브래넌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ISIS는 정보 소식통으로부터 정밀 기계류가 (High-tech precision equipment) 북한에서 버마로 전달된 사실을 파악했으며, 북한 남천강 무역회사와 관련된 인물들이 버마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남천강 무역회사는 북한 원자력총국 산하 무역회사로 핵 관련 물질 구입 등을 이유로 미국과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았습니다.

브래넌 연구원은 기계류가 정확히 어떠한 종류인지 아직 파악이 되지 않아 핵 설비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인 민간 용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북한과 버마 간 핵 협력 의혹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상황이며, 보다 자세한 정보가 파악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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