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한 집중호우 피해 안 알려져


한반도가 장마전선의 영향권에 머물면서 북한에서도 최근 일부 지역에 며칠 새 수백 밀리미터의 집중호우가 내렸습니다. 아직 피해 상황은 전해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홍수에 따른 극심한 식량난을 경험했던 북한주민들에게 비 피해가 다시 되풀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장마철을 맞아 최근 북한 지역 곳곳에서 짧은 시간에 집중호우가 내렸습니다. 아직 피해 상황이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홍수 피해 예방과 복구 사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17일 평양에 2백34 밀리미터의 많은 비가 내렸으며, 특히 평양 삼석구역에는 3백2 밀리미터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또 같은 날 함경남도 요덕군엔 2백87 밀리미터, 평안남도 맹산 2백31 밀리미터, 신양 2백2 밀리미터 등 45개 군과 구역에서 1백1~3백2 밀리미터의 집중호우가 쏟아졌습니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은 “18일 낮 12시부터 약 3시간 동안 평양시에 64~1백75 밀리미터의 강한 폭우가 쏟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지난 9일에서 14일 사이엔 북한의 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에 2백~2백50 밀리미터의 비가 내렸습니다.

북한 언론들은 하지만 아직까지 피해 상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의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현재까지 북한의 매체에서는 비가 내린 강우량에 대한 보도만 있었고 수해, 비 피해와 관련된 보도는 없었습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북한 지역의 홍수 피해는 현재 알기 어렵구요…”

이와 관련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는 “현재까지의 강우량은 지난 2007년 여름과 같은 대규모 농작물 피해를 빚을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관측했습니다.

“상류 쪽, 어느 강이든 상류 쪽은 비가 집중적으로 갑자기 굉장히 많이 온 것 같지는 않습니다. 뭐 한 2백 밀리미터 남짓 왔는데, 이 정도가 한 이틀 정도에 걸쳐 왔다 그러면 농경지에 피해를 줄만한 그런 사항은 아닌 것 같구요…”

북한에선 지난 2007년 8월 사상 유례없는 집중호우로 5백 여명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 되고 90만 명의 수재민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당시 평양에서는 6백92 밀리미터, 해주 5백12 밀리미터, 특히 대동강 상류인 평안남도 양덕에서 8백7 밀리미터의 기록적인 월간 강수량을 보였습니다.

북한 당국은 당시 농경지가 유실돼 식량난이 우려되며 총 피해규모는 2만3천 여 정보의 농경지가 침수 혹은 매몰된 2006년 기록의 10배 정도라고 밝혔었습니다.

이번에 내린 비의 양은 2007년에 못 미치지만 북한의 치수 수준을 감안했을 때 어느 정도의 피해는 있을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 “근본적으로 하천 자체를 갖다가 준설을 해버린다든지, 또 하천 쪽에 쌓인 퇴적물을 걷어낸다든지 이런 것들은 쉽지 않습니다. 장비가 많지 않기 때문에, 강 바닥에 퇴적이 많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비가 조금만 와도 피해가 많아요. 그리고 하천의 경사도 자체가 우리보다는 경사가 급하기 때문에, 물이 내려오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거든요. 속도가 빠르다 보면 자연히 하천 둑에다가 타격을 심하게 주고, 거기에 감당을 못하면 둑이 터진다든지, 아니면 물이 넘친다든지 하는 이런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 피해 규모는 앞으로의 기상 상황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 기상청은 이번 주말쯤 북한 전역에 장맛비가 올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큰 비는 아닐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기상청 북한기상전담팀 도민구 사무관입니다.

“많은 비는 아닐 것으로 일단 예상은 하고 있는데요. 이번 주 토요일하고 일요일에 한반도 북쪽을 기압골이 통과를 하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25일 하고 26일에 북한 전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주로 평안북도하고 함경북도 쪽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언론들은 홍수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들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방송은 19일 “국토환경보호성에서는 대동강과 청천강을 비롯한 주요 하천들에서 큰물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요소들을 조사 확정한 데 기초해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보수 공사를 추진했다”고 밝혔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