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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북 핵 5자회담 사실상 거부


중국 외교부는 오늘 (23일)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제의한 ‘5자 협의’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는 또 북한 선적 강남 호에 대한 미군의 추적과 관련, 북한 선박에 대한 검색은 충분한 증거 등이 있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한국 정부가 제안한 북 핵 5자회담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공식 반응이 나왔군요?

답) 그렇습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 정부는 한국 정부가 북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을 제외한 5자 협의를 제의한 것에 대해 그동안 열흘이 넘도록 아무런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었는데요, 하지만 이곳 시간으로 오늘 오후 열린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친강 대변인은 한국을 비롯한 미국과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이 지지 의사를 밝힌 ‘5자 협의’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는, 중국은 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외교부 대변인은 5자 협의에 관한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 중국은 다른 각 당사국과 밀접한 소통과 협조를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은 ‘5자 협의’에 대해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 그렇다면, 중국이 북한을 제외한 ‘5자 협의’에 동의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봐야 하겠군요.

답) 네, 오늘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만을 놓고 보면, 일단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5자 협의 제의에 미국과 일본에 이어 러시아까지 지지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앞으로 중국의 선택에 따라 5자 협의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 등에서 5자 회동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오늘 중국 외교부가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5자 협의에 일단 동의하지 않는다는 해석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측이 북한을 제외한 5자 회동을 갖는 방안과 취지를 한-미 정상회담 전에 중국에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이 북한을 뺀 대화 틀은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위기 속에 5자 협의에 대해 무응답으로 일관해 온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한 찬성과 달리 대북 제재 이행에서는 신중한 태도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5자 협의’에 대해 선뜻 동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문) 현재 북한 선박 ‘강남 호’에 대해 미군이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중국 정부가 북한 선박에 대한 검색은 충분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지요.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을 겨냥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답) 네, 북한 선박에 대한 검색 문제와 관련, 오늘 중국 외교부의 친강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유엔 안보리의 유관 결의(1874호)에 명시된 선박 검색 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이며, 충분한 증거와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외교부 대변인의 이 발언은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중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선박 검색에 동의했지만 실제 제재 이행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중국 해안을 따라 남하하고 있는 북한 선박 ‘강남호’를 미국이 추적.감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 선박에 대한 보도를 접했지만 구체적인 상황과 선박의 동향에 대해서는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는데요,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긴장 국면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자제할 것을 유관 당사국에 호소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친강 대변인은 북한 선박 검색은 유엔 안보리의 결의와 유관 국제법 및 국내법에 따라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엄격하게 집행할 것이라며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 그런데, 미국 국방부 대표단이 오늘 베이징에서 중국 측과 국방협의회를 갖고 북 핵 문제 등을 협의했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어떤 내용들이 논의됐나요?

답) 미셀 플러노이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을 대표로 한 미국 국방부 대표단은 오늘 베이징에 도착해 마샤오톈 중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을 단장으로 한 중국 대표단과 만나 1년 6개월 만에 연례 국방협의회를 열었는데요, 양측은 이 자리에서 중-미 간 군사관계와 대만 문제 외에 북한 핵을 포함한 지역안보 문제도 논의했습니다.

중국 외교부 친강 대변인도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중-미 국방분야 대표단이 개최한 국방협의회에서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해 오늘 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가 다뤄졌음을 내비쳤는데요, 미국은 이번 중-미 국방협의회에서 중국에 유엔의 대북 제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 조금 다른 소식인데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움직임 등으로 북한과 중국 사이에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북-중 접경지역에서의 소규모 무역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지요?

답) 북한과 중국 접경지역인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지안(집안)세관이 집계한 수출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과 5월 두 달 동안 북한 땅에 물건을 갖고 가서 파는 중국인 소규모 무역상들을 통한 북한 수출액은 31만4천 달러에 달했는데요, 이는 지난 두 달 동안 전체 중국 지안세관을 통한 대북 수출 총액의 10.7%에 달하는 규모로, 이른바 중국인 대북 보따리 무역상들의 무역활동은 북-중간 긴장 고조의 영향을 덜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세계 금융위기 여파 등으로 올해 1, 2월 지안세관을 거친 대북 수출액은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50% 가량 크게 줄었지만, 1월부터 5월까지 중국 지안세관을 거쳐 북한에 수출된 물량 총액은 5백38만9천 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견줘 2.8% 정도 소폭 줄어들면서 지난해 수준을 되찾았습니다. 올해 들어 중국의 대규모 종합 무역상들이 판매하는 철강 제품과 가전제품의 대북 수출량이 중국 지안세관을 통해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5%와 15% 증가한 것이 대북 수출 감소세를 완화시킨 주 요인이기도 하지만, 소규모 대북 무역상들의 무역이 되살아난 것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된 것으로 중국 지안세관은 분석했습니다.

문) 북-중 접경지역의 소규모 중국인 무역상들이 북한에 가지고 가서 판매하는 물건들은 주로 어떤 것들인가요?

답) 중국연변조선족자치주에서 활동하는 중국의 소규모 무역상들은 중국 통화시 하이관촌 통상구와 북한 함경북도 위원군를 자동차로 오가며 무역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중국 무역상들이 올해 들어 주로 북한에 파는 물품들은 대부분 저가의 생활용품들로 플라스틱 제품과 유리 제품이 각각 44%와 25%를 차지했고, 노트와 우산, 과일 등도 들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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