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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각기 지나면 미-북 직접대화 가능'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을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유엔 안보리를 통해 대응해 나갈 방침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일정 기간 냉각기가 지난 뒤에는 미-북 간 직접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미-북 관계 전망을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은 25일 북한의 핵실험 사태에 단호히 대처해 나갈 방침을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이날 새벽 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은 국제사회에 대한 무모한 도전"이라며 앞으로 유엔 안보리를 통해 대처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를 굳히기 위해 핵실험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06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사실상 핵 국가가 되려 한다는 것입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입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북한이 핵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또다시 핵 실험을 실시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북한이 후계자 문제를 위해 핵실험을 실시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피터 벡 아메리칸대학 교수는 북한이 내부 체제 결속을 다지고 후계 작업에 착수하기 위해 핵실험을 실시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핵실험이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을 한층 힘들게 만들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 동안 북한에 대화를 통해 핵 문제를 비롯한 모든 문제를 풀자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오바마 행정부도 강경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앞으로 몇 주 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이 문제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아시아 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연구원은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이번 핵실험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해 대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대해 얼마나 강력한 조치를 취할지는 미지수입니다. 특히 중국이 대북 제재에 반대할 경우 안보리는 상징적 수준의 결의안을 채택하는 선에서 마칠 수도 있다고 아메리칸대학의 피터 벡 교수는 말했습니다.

피터 벡 교수는 중국은 그동안 북한에 대한 강한 제재를 망설여왔다며, 베이징 당국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해서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대화 노력이 완전히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는 그동안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를 평양에 파견하려 했는데, 이번 핵실험으로 상황이 바뀌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북 특사 파견 계획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는 말했습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보즈워스 특사는 상당히 유능한 외교관이라며 북한의 핵실험으로 상황이 좀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북 계획이 없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미국과 북한은 지난 2006년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 적극적인 대화를 가졌습니다. 당시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베를린에서 만나 핵 문제 해결과 미-북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는데 그와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핵실험은 북한 문제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우선 순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 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문제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문제에 집중해 왔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미-북 관계의 일대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종합하면 북한 핵실험 문제는 앞으로 몇 주 간 유엔 안보리를 중심으로 움직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냉각기가 끝나면 미-북 간 직접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합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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