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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 위해 뛰는 미국 주부들


지역사회 현안 외에 외부의 문제에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미국 중서부 도시에서 북한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평범한 주부들이 있습니다.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에 사는 린다 다이 씨와 테네시 주 채타누가에 사는 리사 메이드웰 씨가 주인공인데요, 두 사람은 지난 주 열린 북한자유주간 행사 내내 워싱턴에 머물며 각종 행사에 참가한 열성파 활동가 입니다. 이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린다 다이 씨는 지난 2007년부터 북한인권 활동에 관여하게 됐습니다. 활동기간은 짧지만 현재 4개 북한인권 단체에 직접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열정은 누구보다 큽니다. 남편도 탈북자 구출을 목표로 하는 민간단체인 `3.18 파트너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다이 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박해 받는 기독교인들에 대해 조사하다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55살인 다이 씨는 청소년 시절, 국제 종교단체인 오픈 도어즈의 창설자인 브라더 앤드류가 쓴 ‘하나님의 밀수꾼’이란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의 밀수꾼’은 브라더 앤드류가 냉전시대 동유럽 국가에 성경을 몰래 들여간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입니다. 다이 씨는 앤드류가 이후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 하던 차에, 그가 오픈 도어스를 창설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오픈 도어즈가 북한을 최대 종교자유 박해국가로 지목한 것을 보고 북한의 기독교인들을 돕는 활동에 동참하기로 결심했다는 설명입니다.

다이 씨는 2007년 미주한인교회연합이 중국 내 탈북자를 구출하기 위해 시작한 ‘내 백성을 가게 하라’는 운동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탈북자 지원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다이 씨는 현재 미주한인교회연합, 3.18파트너스, 북한자유연대, 링크 등 미국 내 북한인권 단체들의 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전단 보내기 운동을 벌이는 한국의 인권단체들에 재정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다이 씨는 전세계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때인데도 남편의 사업이 잘 되고 있다면서, 북한주민들을 위해 돈을 더 많이 기부할수록 더 많은 수입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다이 씨는 지난 해부터 오하이오 출신 연방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탈북자 지원에 대한 로비 활동을 벌이고, 북한자유주간 행사에 참여해 탈북자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올해도 첫 날인 지난 달 26일부터 마지막 날인 2일까지 워싱턴에 머물며 거의 모든 북한자유주간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테네시 주 채타누가에 사는 리사 메이드웰 씨도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평범한 주부입니다. 메이드웰 씨는 지난 해 8월 중국 내 탈북자 상황을 알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정부를 압박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나는 그들의 목소리’라는 인터넷 웹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구체적인 목표로 워싱턴과 런던의 중국대사관에 탄원서를 보내기로 하고 서명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지역 내 학교와 교회 등을 돌며 강연회를 벌이고, 지역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탈북자들의 상황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길거리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편, 탈북자의 상황을 담은 동영상까지 만들었습니다. 메이드웰 씨는 지난해 말 6백20명의 서명을 담은 탄원서를 중국대사관에 보냈습니다.

올해 북한자유주간 행사에 딸과 함께 참여한 메이드웰 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탈북자들을 만나는 것이 생애 목표 중 하나였다며 감격스러워 했습니다.

메이드웰 씨는 특히 탈북자들이 경험담을 증언하고 또 미국 정부에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정책 제안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메이드웰 씨에게 올해 북한자유주간 행사는 탈북자를 만나고 북한 인권에 대한 지식을 넓히는 것은 물론, 자신과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다이 씨를 만나는 특별한 기회가 됐습니다.

메이드웰 씨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더욱 적극적으로 북한의 인권 상황을 알리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핵심세력이 확보됐고 북한 인권을 위한 활동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다이 씨에게는 지역사회에 북한의 인권 상황을 알리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그가 사는 콜럼버스는 오하이오의 주도로 제법 큰 도시지만 북한 인권 문제는 전혀 생소해서, 자신을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많은 교회들이 북한 인권에 대한 강연을 하겠다고 하면 거부반응부터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다이 씨는 자신이 돈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단지 북한의 인권 상황을 알리겠다는 것인데 왜 거부반응을 보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다이 씨는 그래도 자신은 북한의 인권 상황을 알리기 위한 외로운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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