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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초점] 장기 집권의 문제는 ‘자기 교정 능력’상실


한반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국제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뉴스초점 시간입니다. 오늘도 최원기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문)최 기자, 오늘 워싱턴과 서울 모두 봄비가 촉촉히 내렸는데요. 날씨와 달리 한반도 정세는 날로 악화되고 있군요. 북한이 영변 핵 시설에 있던 사찰단원에 추방령을 내렸다는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답)네, 북한이 영변에 머물던 미국과 유엔의 핵 사찰단원들에게 추방령을 내렸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에 따르면 북한은 14일 영변 핵 시설을 감시하던 IAEA 요원에게 ‘빨리 나가라’고 통보했습니다. 북한은 영변에 머물던 미국의 핵 전문가들에게도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로써 영변 핵 시설에 대한 국제적 감시 활동은 1년8개월 만에 중단됐습니다.

문)북한은 또 불능화도 파기하고 핵 시설을 재가동할 뜻을 밝혔다구요.

답)네, 이것은 어제 북한 외무성이 발표한 성명에도 있는 내용인데요. 북한은 영변 핵 시설을 재가동하는 것은 물론이고 8천여개의 폐연료봉을 재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문)북한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긴장 수위를 높여가는 모습인데요. 평양의 의도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평양이 2가지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판을 크게 벌려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대가를 얻어내고, 또 다른 것은 미-북 직접대화를 노린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내부 체제 결속을 위해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문)북한이 내부 체제 결속을 위해 미국을 상대로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한다는 것은 새로운 얘기 같은데요, 그것은 누구 얘기입니까?

답) 탈북자 출신인 김광진 씨 얘기입니다. 김광진 씨는 과거 평양의 대외보험총국에 근무하다 서울로 망명한 전문가인데요. 김광진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김정일 건강 악화설로 내부가 흔들렸는데 그런 것을 추스르고 건재를 과시하고 통치력을 과시하는 것이 중요한데, 미사일 발사와 대결을 통해 내부 결속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문)한 마디로 외부의 긴장을 일부러 높여서 내부의 체제 결속을 다지려 한다는 얘기군요. 그런데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조치를 미-북 직접대화를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던데, 미-북 대화 전망은 어떻습니까?

답)미국이 조만간 북한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는 최근 일본의 한 정치인과 만난 자리에서 ‘적당하다고 판단되면 미-북 간 직접 협의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이 15일 보도했습니다.

문)최 기자, 오늘은 4월15일로 북한에서는 이 날을 ‘태양절’이라고 한다는데, 평양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97회 생일을 맞아 각종 행사를 열었습니다. 어제는 평양체육관에서 당정군과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중앙보고대회를 열었습니다. 이밖에도 시-군별로 각종 보고대회와 행사가 열렸습니다.

문)김일성 주석은 지난 1946년에 최고 지도자가 됐으니까, 북한에서는 김일성-김정일 세습통치가 63년째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렇게 장기집권이 계속되면 어떤 문제가 생깁니까?

답)정치 전문가들은 세습통치나 장기집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자기 교정능력’을 잃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치라는 것은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의 뜻을 받들어 체제와 제도를 고쳐 나가는 과정인데요. 이렇게 수십년 간 한 사람이나, 아버지와 아들이 장기집권을 하게 되면 정권이 오만해져 자기 교정능력을 잃게 된다는 것입니다.

문)장기집권이 계속되면 자기 교정능력을 잃게 된다구요,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답)예를 드는 것이 빠를 것 같은데요. 90년대 후반의 ‘고난의 행군’이 그 좋은 예입니다. 당시 북한에서는 식량 부족으로 수십만이 굶어 죽는 사태가 발생했는데요. 만일 다른 나라에서 고난의 행군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면 정권이 물러나고 새 정부가 수립됐을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같은 정권이 계속 집권하고 있는데요. 이는 북한체제가 자기 교정능력을 잃었다는 증거라고 북한 관측통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문)북한이 진주와 양주 같은 사치품을 수입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을까요?

답)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북한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주민들의 식량난을 해소하는 일인데요. 평양의 수뇌부는 식량을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수억 달러를 들여 진주와 침대, 고급 의류 같은 사치품을 수입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비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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