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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 핵 악화 시 북한 무역 규모 축소 가능’


북한의 대외무역은 지난 2000년 이후 연평균 1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북 핵 문제가 악화될 경우, 올해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가 지난 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진행자) 이연철 기자, 북한의 지난 해 무역 규모부터 소개해 주시죠?

이) 네, 한국의 국책 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4일 발표한 ‘2009년도 북한의 대외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2008년도 북한의 무역액은 전년 대비 22%, 금액으로는 8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수출은 11억 1천1백 60만 달러, 수입은 33억 7천3백70만 달러로 전체 무역액은 44억 8천9백70만 달러, 무역적자는 22억 5천7백 7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총액이 증가한 대상국은 중국과 유럽연합 EU 27개국이었는데요, 특히 대 EU 무역 총액은 전년과 비교해 1백23%라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태국과의 무역 총액은 약 66% 줄었습니다.

진행자) 지난 해 북한의 무역 총액이 늘어난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인가요?

이) 네, 중국과의 무역이 크게 증가한 것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 해, 북한의 대 중국 무역 총액은 27억8천7백만 달러로 전년 대비 41.2%, 금액으로는 8억1천3백만 달러 늘었는데요, 이 같은 액수는 지난 해 북한의 전체 무역 증가액 8억 달러 보다 더 많은 액수입니다.
2008년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2%로 전년도에 비해 8.5%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는 이처럼 지난 2000년 이후 8년 연속 증가했는데요, 하지만 올해는 북한의 무역 규모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구요?

이) 그렇습니다. 북한의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항상 경제적 측면 보다는 정치적 측면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하는데요,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긴장 상태가 고조될 경우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추가 경제제재 조치가 예상돼 무역량이 감소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내다봤습니다. 특히, 최대 무역상대국인 중국 마저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 수준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만일 북한의 대외경제 환경이 전면적인 봉쇄 수준으로 이어진다면 2009년도 북한의 무역 규모는 전년에 비해 13%-26% 감소한 32억-38억 달러 수준이거나, 더 심각할 경우 2006년 미사일과 핵실험 이후인 27억-30억 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이론이 없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이) 네, 한국의 현대경제연구원도 얼마 전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 핵 문제 해결이 북한경제 논의의 전제가 될 수 밖에 없다면서, 대외무역을 비롯한 북한의 경제 문제 전반은 북 핵 협상의 진전 여부와 깊이 관련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의회 산하 초당적인 연구기관인 의회조사국의 딕 낸토 박사도 같은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낸토 박사는 북한은 6자회담에서의 비핵화 진전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며, 북 핵 문제 해결은 북한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소재 미국평화연구소 USIP 의 존 박 연구원은 북 핵 위기가 고조되면 북한의 대외 신인도가 하락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존 박 연구원은 그렇게 될 경우 북한에 투자하는 것이 과연 안전한 일인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결국 핵 문제 같은 경제 외적인 불안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지적인데요, 북 핵 문제 해결에 중대한 진전이 이뤄질 경우에는 올해도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는 얘기인가요?

이) 그렇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그렇게 될 경우 북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특히 북한과 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 간 경제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북한의 무역 규모는 전년도에 비해 13%-26% 증가한 51억-56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나 북한의 낮은 산업가동률과 열악한 수출상품 경쟁력, 빈약한 사회기반시설, 시장경제 원리에 대한 제한된 지식과 경험 부족 등은 북한의 무역이 급속히 증가하는데 제약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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