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한 민간연구소가 일반 북한주민들의 필요에 초점을 맞춘 토론회를 잇따라 열 계획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여러 연구소들에서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각종 토론회가 자주 열리지만 주로 북한 핵 문제 등 정치,안보 현안에 집중돼 왔습니다. 이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워싱턴에 소재한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이달 말부터 다음 달 말까지 모두 세 차례 개최할 예정인 이번 토론회는 `북한의 인간 안보’가 주제입니다.
토론회는 대북 인도주의 지원, 개발 지원, 인권 등 세 가지 주제로 열리며, 관련 전문가들이 참가해 북한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게 됩니다.
행사를 주관하는 한미경제연구소의 그레그 스칼라티우 (Greg Scarlatoiu) 홍보.사업 국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주민 개개인이 경험하는 문제들을 인간 안보라는 각도에서 다루는 것이 이번 토론회의 의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스칼라티우 국장에 따르면 인간 안보는 지난 1994년 유엔개발계획 UNDP의 인류개발 보고서에서 소개된 개념으로, 경제, 식량, 보건, 환경, 개인, 지역사회, 정치 등 7가지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미경제연구소의 이번 토론회에서는 북한주민 개개인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안보 요소들의 위협에 대해 논의하게 됩니다.
스칼라티우 국장에 따르면, 이달 말 1차로 열리는 인도주의 지원에 관한 토론회는 대북 지원에 직접 관여했던 실무자와 전문가들을 초청해, 북한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과 대북 인도주의 사업이 직면한 최우선 과제를 점검합니다.
이어 4월 중순에 열리는 개발 지원 사업에 관한 토론회는 북한에 집중적인 개발 지원이 이뤄지는 상황을 가정하는 것입니다. 북한이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 같은 기구에 가입해 지원을 받게 될 경우 북한에서 개발 사업을 이행하는 데 있어 최우선 과제가 무엇인지 논의하는 것입니다. 토론회는 특히 북한의 공중보건 문제에 초점을 맞춰 말라리아 등 전염병과 미세 영양소 부족 문제 등을 점검할 것이라고 스칼라티우 국장은 밝혔습니다.
스칼라티우 국장은 개발 지원 관련 토론회는 정책 입안자들에게 북한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4월 말 열리는 세 번째 토론회에서는 북한의 인권 문제를 논의합니다. 스칼라티우 국장은 특히 탈북 난민과 인신매매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을 비롯해 제 3국에 있는 탈북 난민들에게 인신매매가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대응책을 모색한다는 것입니다.
스칼라티우 국장은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앞으로 북한의 인간 안보 문제를 연구소의 주요 안건 중 하나로 다루고, 관련 학술회의도 더 자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미경제연구소는 지난 1982년 미국과 한국 간 경제 관련 대화와 이해를 도모할 목적으로 설립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