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유엔, 마약퇴치 운동 1백 주년 기념


MC: 마약을 퇴치하기 위한 국제적인 움직임이 일어난 지 올해로 1백 년이 됐습니다. 국제아편위원회 창설 1백 주년을 기념하는 국제회의가 지난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는데요, 국제사회가 지난 한 세기 동안 거둔 마약 퇴치의 성과와 앞으로 남은 과제들이 논의됐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국제아편위원회는 지난 1909년 2월 중국 상하이에서 처음 열렸는데요, 마약 퇴치를 논의하기 위한 첫 국제회의였습니다. 이 회의에는 미국과 영국, 중국, 독일 등 13개 나라가 참가했습니다. 3년 뒤에는 국제아편위원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헤이그 국제아편협약이 체결됐습니다. 이 협약도 마약 퇴치를 목표로 하는 첫 번째 국제조약이었습니다.

MC: 1909년이면 중국이 안팎으로 격동기를 겪던 시기였는데, 국제아편위원회가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습니까?

기자: 1800년대 중반 들어서 중국은 아편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영국에서 들어온 아편이 사회 구석구석을 파고 들면서 각종 사회 문제를 일으켰고, 결국 중국은 영국과 이른바 아편전쟁까지 벌였습니다. 그 뒤 중국은 세계적인 아편 생산지라는 오명을 안게 됐습니다. 상하이는 당시 중국의 아편 거래 중심지였구요, 따라서 아편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중국 상하이만큼 상징성이 강한 곳은 없었을 겁니다. 당시 중국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아편이 큰 문제를 낳자 국제사회에서 아편 거래를 단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는데요, 이런 분위기를 타고 중국 상하이에서 아편 퇴치를 위한 국제회의를 열게 된 겁니다.

MC: 국제아편위원회 창설 1백 주년을 기념하는 국제회의도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다구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였죠, 중국 상하이에서 국제아편위원회 창설에 참여한 13개 나라 대표들과 유엔 마약범죄사무국, 국제마약통제위원회 대표들이 모였습니다.

MC: 참가자들의 감회가 각별했을 것 같은데요, 지난 1백 년 동안 국제사회의 아편 퇴치 운동에는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기자: 국제아편위원회가 창설될 당시만 해도 전세계 아편 생산량은 4만t이 넘었습니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 생산된 아편이 전체의 85%를 차지했고 인도가 12%, 페르시아, 지금의 이란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1백 년이 지난 지금 전세계 아편 생산량은 5분의 1로 줄었습니다.

아편 생산지도 아프가니스탄에 거의 집중돼 있습니다. 그만큼 다른 나라에서는 아편 생산자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다른 마약의 일종인 코카인의 재배지도 현재는 남미 안데스 산맥의 콜롬비아와 페루, 볼리비아 이 세 나라로 제한돼 있습니다.

MC: 아편 생산을 뿌리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편 중독자들을 치료하고 그 숫자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지난 1백 년 동안 어떤 진척이 있었습니까?

기자: 1백 년 전만 해도 전세계에서 아편을 사용하는 사람은 2천5백만 명 정도 됐습니다. 특히 앞에서 설명드린 대로 중국의 아편 중독자 문제는 정말 심각했는데요, 성인 남성4명에 1명 꼴로 아편을 소비했고 전체 인구의 5% 정도가 아편 중독자였다고 합니다. 지금도 전세계 아편 사용자는 1백 년 전과 비슷한 2천5백만 명 정도 됩니다. 하지만 1백 년 전에는 전세계 인구의 1.5%였던 반면에 지금은 0.5%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MC: 1백 년 전 중국의 아편 중독자 문제가 심각했다고 했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의 아편 문제는 지금도 심각합니다. 공산혁명이 일어난 뒤 한 때 대대적인 아편 퇴치 운동이 벌어져서 문제가 수그러드는 듯했지만, 사회통제가 느슨해지면서 아편 문제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아편 중독자가 1백2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35살 미만의 젊은층이라고 합니다.

MC: 아직 아편 문제가 완전히 뿌리 뽑힌 건 아니라는 얘긴데, 앞으로 어떤 과제가 남아 있습니까?

기자: 마약을 불법으로 거래하는 암시장이 없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마약 퇴치를 위한 단속을 강력하게 벌일수록 불법 거래가 지하로 숨어들기 마련인데요, 조직 범죄망과 연계돼 있어서 뿌리뽑기가 쉽지 않습니다. 유엔 마약범죄사무국은 마약과 조직범죄 단속을 함께 묶어서 국제사회가 공조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불법 마약거래가 기술발달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는 점도 문제인데요, 특히 인터넷을 통한 마약거래가 성행하고 있어서 큰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MC: 불법 마약 거래를 뿌리 뽑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 알아봤습니다.

XS
SM
MD
LG